SUV 브롱코 국내 출시
도어 탈착 가능한 특징
근데 이게 불법이라고?

지난 3일, 포드코리아에서 브롱코를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 지프 랭글러에 대적할 만한 정통 SUV 모델이 드디어 상륙한 것이다. 직선 위주의 디자인으로 마초적인 느낌을 살린 덕분에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국내에는 아우터뱅크스 트림을 6,900만 원에 판매한다.

하지만 정식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브롱코는 탈착식 도어가 적용되었는데, 이것이 안전 기준 위반이며, 도로 주행 시 불법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자.

글 이진웅 에디터

브롱코는 필요에 따라
도어를 탈착할 수 있다

브롱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도어를 탈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방법도 간단하다. 도어와 차체에 연결되어 있는 커넥터를 분리한 후 13mm 육각 나사 소켓으로 푼다. 그리고 도어를 별도로 제공되는 수납 백에 넣은 후 수납 백에 있는 손잡이를 잡고 수직으로 들어 올리면 끝이다.

도어를 탈거할 경우 아웃도어 활동 시 다른 차량에서는 느낄 수 없는 완전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오프로드 주행 시 일반 차량과는 차원이 다른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보통 사이드미러는 1열 도어에 장착되어 있는데, 브롱코는 도어 탈착 후에도 사이드미러로 후방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어 앞 보닛 쪽에 있다.

탈착시 도어가
안전 기준을 위반한다

하지만 이 탈착식 도어가 국내 자동차 안전 기준을 위반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교통부령 제 684호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관련 규정이 명시되어 있다.

제 23조(승차장치) 2항을 살펴보면 ‘운전자 및 승객이 타는 자동차는 외부와 차단된 차실을 갖추어야 한다’라고 되어 있으며, 제 29조(승강구) 4항을 살펴보면 1’. 모든 승강구의 잠금장치는 그 조작장치를 차실 내에 설치할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도로교통법 제 39조(승차 또는 적재의 방법과 제한) 3항을 살펴보면 ‘모든 차의 운전자는 운전 중 타고 있는 사람 또는 타고 내리는 사람이 떨어지지 아니하도록 하기 위하여 문을 정확히 여닫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즉 외부와 차단된 차실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은 도어를 통해 외부와 내부를 분리한다는 의미를 말하는 것이고, 잠금장치를 통해 운행 도중 차 문이 열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운행할 때는 문을 정확히 여닫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즉 브롱코의 경우 도어를 탈착하고 운행할 경우 위 규정에 따라 불법이 된다.

또한 제 104조(승강구) 1항을 살펴보면 ‘승용자동차의 옆문은 지름 305mm의 강철제 원형 또는 반원형기둥의 시험장치를 이용하여 매초 12.7mm이하의 속도로 하중을 가할 때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기준에 적합한 구조이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사고 발생 시 도어가 떨어져 나가 승객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느 정도 신뢰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인데, 탈착식 도어는 이 기준을 만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규제에 맞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모든 자동차 도어에는 기준에 맞는 잠금장치가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라며 “브롱코가 문을 떼어내고 일반도로를 주행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차량이 문을 떼어내고 일반도로를 주행하면 분명한 현행법 위반행위이며, 도어를 전부 개방하고 운행하는 것에 대해 규제에 맞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필요한 대책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판매사인 포드코리아는 소비자에게 브롱코 도어 탈 거시 공도에서 주행할 수 없음을 고지하고 있다.

“왜 이제서야 문제?”
탈착식 루프에도 문제 제기

하지만 네티즌들은 왜 이제서야 문제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경쟁 모델인 지프 랭글러 역시 도어 탈착이 가능한데다 도어를 탈착할 경우 사이드미러까지 함께 차체에서 제거되기 때문에 자동차관리법 등 기준에 의하면 오히려 브롱코보다 더 큰 위반을 저지른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별다른 논란 없이 오랫동안 잘 팔아왔다.

사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당장 주변을 잘 살펴봐도 도어를 떼거나 열고 달리는 차는 단 한 대도 없다. 사고 시 도어는 외부 물질에 의한 승객의 피해를 막아주고 커튼 에어백 등 전개를 통해 충격을 줄여주는 보호막 역할을 하게 되는데, 도어가 없으면 이런 역할을 하지 못할뿐더러 밖으로 튕겨나갈 우려가 있다.

거기다가 상식적으로 도로 밖을 살펴보면 도어 없이 혹은 열고 주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설령 그렇게 할 경우 경찰이 바로 잡으러 온다. 만약 도어 없이 운행하다 사고가 발생하면 교통사고 12대 중과실 중 하나인 ‘승객 추락방지 의무 위반’에 해당하여 처벌이 세다. 상황이 이런데 굳이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애초에 미국에서도 도어를 탈거하거나 열고 공도를 달리지는 않는다.

거기다가 브롱코는 탈착식 루프도 적용되어 있으며, 이것도 불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브롱코의 탈착식 루프가 불법일 것 같으면 포르쉐 카레라 GT나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로드스터 등도 모두 불법이며, 더 나아가면 아예 컨버터블 차량 자체가 불법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문제 여부를 떠나
공도에서 도어 탈거 후 운행은
안전을 위해 하지 말자

위 논란과는 별개로 만약 브롱코나 랭글러를 구입했다면 공도에서 도어 탈거 후 운행은 절대 하지 말자. 다른 차들과 함께 달리는 공도에서 운행하다가 측면 추돌 등 사고를 당하게 되면 정말 크게 다칠 수 있으며, 만약 모종의 이유로 밖으로 튕겨 나갈 경우 자신이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탈거를 하고 운행을 하고 싶다면 법적으로 공도로 취급되지 않는 구간에서 하자. 또한 탈거 후 운행할 경우에도 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벨트는 반드시 착용하고, 너무 위험하게 달리지는 말자.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