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스물하나에 나오는 차
1994년 출시된 포드 머스탱 4세대
국내에 처음 정식 수입된 머스탱

지난 2월부터 방영 중인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남주혁, 김태리 주연으로, 작품 설명을 살펴보면 ‘1998년, 시대에게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청춘 케미스토리’라고 한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눈에 띄는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남주혁이 타고 다니는 빨간색 스포츠카다. 주연배우가 타는 스포츠카다 보니 이 차에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주연배우 못지않게 시선을 집중하게 만드는 이 빨간색 스포츠카의 정체는 무엇일까?

글 이진웅 에디터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한 장면 / tvN

이 차는 포드 머스탱이며
4세대 모델이다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배우 남주혁이 타고 다니는 빨간색 스포츠카는 포드 머스탱으로, 1994년 출시된 4세대 모델 전기형이다. 작중 시대에 맞는 차가 등장한 셈이다.

4세대 머스탱은 원래 80년대 말에 출시될 예정이었다. 80년대 당시 개발 중이던 차세대 머스탱은 마쓰다와 공동 개발한 카펠라의 플랫폼을 사용했고, 마쓰다 엔진과 전륜구동 방식이 적용되었다. 하지만 포드 내부는 물론 미국에서 반발이 심했다. 머스탱은 미국의 상징과도 같은 차인데, 여기에 일본산 엔진과 전륜구동을 넣을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한 장면 / tvN

결국 포드와 마쓰다가 공동 개발 중이던 이 차를 포드에서는 프로브로, 마쓰다에서는 MX-6로 내놓고, 차세대 머스탱은 따로 개발하기로 했으며, 그 결과물이 1994년 등장한 것이다.

이 덕분에 3세대 모델은 역대 머스탱 중 생산 기간이 가장 길었다. 참고로 쉐보레도 카마로를 전륜구동으로 바꿀 계획이 있었는데, 포드 사례를 보고 취소했다고 한다. 4세대 머스탱은 3세대 모델에 활용된 폭스 플랫폼을 개량했다.

곡선을 가미해
유려해진 모습

1세대와 2세대에서는 미국차 특유의 개성을 뽐냈지만 오일쇼크의 영향으로 인해 3세대부터는 미국차 특유의 개성이 사라지고 유럽 스타일로 탈바꿈했다. 4세대 모델은 직선 위주의 3세대 디자인에 곡선을 가미해 유려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면을 보면 둥근 역사다리꼴 그릴을 중심으로 좌우에 가로형 헤드 램프가 적용되어 있고, 범퍼에는 중앙에 공기 흡입구가, 가장자리에는 안개등이 장착되어 있다. 측면은 당시 유럽식 스포츠카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도어 뒤쪽에 측면 흡기구가 존재한다.

후면 테일램프는 좌우 길이가 줄어들고 곡선이 가미되었다. 그리고 별도의 파츠로 3분할처럼 보이게 되어 있다. 번호판은 트렁크에 있으며, 트렁크 위에는 윙이 적용되어 있다.

범퍼에는 별다른 디자인 요소가 없으며, 범퍼에는 머스탱 영문 각인이 적용되어 있다. 머플러는 사양에 따라 싱글 혹은 듀얼로 적용되었다.

1999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전체적으로 각을 살렸다. 전면 그릴과 헤드 램프는 완전히 직선 형태로 바뀌었고, 후면 역시 기존보다 각을 강조하면서 단단한 느낌을 살렸다.

테일램프 디자인은 1세대의 모습을 어느 정도 계승했는데, 평행사변형 형태로 변경되고 세로로 3분할되었다. 범퍼에 있는 머스탱 영문 각인은 이전보다 커졌으며, 범퍼 하단에는 움푹 들어간 부분이 있다.

성능 정보
살펴보기

4세대 머스탱에는 기본, GT, 코브라 이렇게 세 가지 라인업이 있다. 기본 모델은 3.8리터 OHV V6 엔진이 장착되어 195마력, 29.7kg.m을 발휘했다. 이후 1996년 출력만 150마력으로 증가했으며, 1999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고서는 190마력, 30.4kg.m으로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2001년에 193마력, 31.1kg.m으로 소폭 상승해 단종 때까지 유지했다.

GT는 초기에 4.9리터 OHV V8 엔진을 얹어 215마력, 39.4kg.m을 발휘했다. 이후 1996년에 배기량을 4.6리터로 줄이고 OHV에서 SOHC로 변경했다. 엔진 변경 이후 2년간은 기존과 동일한 출력을 발휘했지만 1998년 출력만 225마력으로 상승했고, 1999년 페이스리프트 이후 260마력, 41.7kg.m으로 향상되어 단종 때까지 유지했다.

코브라는 초기에는 GT와 동일한 엔진을 장착하고 출력을 240마력으로 높였다. 이후 1999년 GT처럼 배기량을 4.6리터로 변경했는데, 차이점이라면 SOHC가 아닌 DOHC가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DOHC가 적용된 덕분에 GT보다 90마력이나 높은 305마력을 발휘했고, 토크도 41.4kg.m으로 높아졌다.

1999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320마력, 43.7kg.m으로 소폭 높아졌고, 2003년에는 슈퍼차저를 장착해 390마력, 54.0kg.m까지 끌어올렸다. 변속기는 기본과 GT에 5단 수동변속기 혹은 4단 자동변속기를, 코브라에 5단 수동변속기가 맞물렸다.

스페셜 에디션이
몇 가지 있었다

머스탱 4세대에는 스페셜 에디션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1995년 출시된 코브라 R로 코브라 엔진의 배기량을 5.8리터로 늘려 출력을 300마력으로 높인 모델이다. 이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배기량은 5.4리터로 줄인 대신 OHV에서 DOHC로 변경해 출력을 385마력까지 끌어올렸다.

2001년에는 불릿 모델이 출시되었다. GT 모델을 기반으로 했으며, 보닛에 에어스쿠프가 추가되고 전면 범퍼에 있던 안개등을 삭제하고 에어커튼의 기능을 하도록 변경되었다. 휠은 미국 머슬카 특유의 디자인이 적용되었고, 후면에 있는 윙은 삭제되었다. 그 외에 서스펜션을 낮추고 엔진 성능을 5마력 높여 265마력을 발휘하게 했다.

2003년에는 마하 1이 출시되었다. 불릿 모델처럼 보닛에 에어스쿠프가 적용되었고, 추가로 데칼이 적용되어 있다. 측면에는 마하 1 전용 휠 디자인이 적용되었고, 차체 하단에 마하 1 데칼이 추가되었다. 후면에는 조금 더 멋스러운 검은색 윙이 장착되어 있다. 성능적으로는 GT의 엔진을 개조해 305마력까지 끌어올렸다.

4세대 모델이 단종되기 직전인 2004년에는 40주년 기념 모델을 출시했다. 기본과 GT라인업에서 추가 옵션으로 추가하는 것으로, 40주년 기념 배지, 40주년 기념 바닥 매트, 폴딩 가능한 사이드미러(놀랍게도 당시 머스탱은 기본적으로 사이드미러 폴딩기능이 없다), 베이지색 휠 도장, 베이지 스트라이프가 추가되었다. 성능은 동일하다.

4세대 모델 출시로
카마로에 결정타를 날렸다

1980년대 3세대 머스탱은 3세대 카마로와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경쟁을 해왔다. 대체로는 머스탱이 더 많이 팔렸지만 1980년대 중순에는 카마로가 머스탱을 몇 년간 앞지르기도 했었다. 1990년대 들어서도 대체로 머스탱이 카마로보다 더 많이 팔렸지만 그 격차가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1994년 4세대 머스탱이 출시되고 난 이후에 머스탱과 카마로의 판매 격차가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카마로는 연간 10만 대 미만으로 떨어진 이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고, 머스탱은 꾸준히 연간 10만 대 이상 판매해왔다. 사실상 4세대 머스탱이 카마로에 결정타를 날린 셈이다. 결국 판매 부진을 겪고 있던 카마로는 2002년 단종되었다가 2010년 5세대 모델로 부활하면서 지금까지 머스탱과 다시 경쟁하고 있다.

국내에 처음으로
정식 수입된 머스탱

4세대 모델은 국내에 처음으로 정식 수입된 머스탱이다. 1996년 포드코리아가 국내에 설립된 직후 공식 출시되었다. 출시 당시 판매 가격은 쿠페 모델이 2,584만 원, 컨버터블 모델이 3,341만 원이었다. 당시 국내에 시판 중인 그랜저 2세대 3.0 모델이 2,590만 원부터 시작한 것을 보면 상당히 비쌌음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유럽제 스포츠카에 비하면 가격이 저렴하면서 성능은 뒤떨어지지 않았던 탓에 수입 스포츠카에 입문하려는 사람들로부터 인기가 많았다. 그 덕분에 나쁘지 않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2010년대 초반까지는 도로에서 종종 4세대 머스탱을 볼 수 있었다. 현재는 보기 어려운 차종이지만 지금 봐도 멋스러운 디자인 덕분에 마니아층들이 잘 형성되어 있다.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