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조 또 논란 터졌다
사측의 탄력적 인력 운영안 제시에
“일감 없는 것을 사측이 책임지라”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노조다. 오죽하면 노조만 아니었으면 한국 자동차는 지금보다 훨씬 발전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노조는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 헌법으로 보장된 권리이지만 국내 자동차 노조들 행태 때문에 노조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다.
노조 문제점 하면 가장 먼저 현대차, 기아 생산직 노조를 떠올린다. 심심하면 문제가 나와 네티즌들의 혹평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만큼 만만치 않은 노조가 있는데, 바로 한국GM 노조다. 아니 어쩌면 이들이 더 심할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자는 사측 입장에 노조가 보인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글 이진웅 에디터
1공장은 인력 부족
2공장은 인력이 남는 상태
한국GM 부평공장은 1공장과 2공장으로 나눠져 있으며, 1공장은 트레일블레이저와 그 형제차인 뷰익 앙코르 GX를 생산하고, 2공장은 트랙스와 그 형제차인 뷰익 앙코르, 말리부를 생산한다.
하지만 두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차이가 많이 난다. 1공장은 2020년과 2021년에 연간 15만 대 정도를 생산했지만 2공장은 2020년 11만 대에서 2021년 5만 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1공장에서 생산하는 트레일블레이저는 현대차그룹 주력 차량에 비하면 한참 적은 생산량이지만 그래도 작년 기준으로 쉐보레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이며, 미국 수출이 압도적이다. 미국에 도착하는 즉시 판매되어 인도될 정도다.
형제차인 뷰익 앙코르 GX는 국내에서 판매되지는 않고 미국 판매량도 트레일블레이저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해외 수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인력 부족이 심각해 생산량을 더 늘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신규 고용이 없는 상태에서 정년퇴직 등으로 근로자가 감소하고 있으며, 코로나로 인해 격리 조치에 들어간 근로자도 늘었다.
반면 2공장의 경우 트랙스는 국내에서 트레일블레이저의 7분의 1수준밖에 판매되지 않았으며, 해외 수출 역시 트레일블레이저에 한참 못 미치고 있는 상태다. 뷰익 앙코르도 앙코르 GX보다 수출량이 낮으며 말리부는 국내와 미국 모두 부진한 상태다. 하지만 두 공장 모두 2교대로 운영되고 있으며, 공장에 배치된 생산직 근로자도 각각 1,200명 정도로 비슷하다.
그렇다보니 1공장은 극심한 인력 부족을 겪고 있지만 2공장은 인력이 많이 남는 데다 생산성이 매우 낮다. 근무일수도 정상적이지 않다. 전반조는 월요일과 화요일만, 후반조는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만 근무하는 형태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탄력 운영 제안
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말로 설명하면 매우 간단하다. 일시적으로 인력이 남는 2공장에서 인력이 부족한 1공장으로 전환 배치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이 글을 보는 독자라면 누구나 예상 가능한 해결 방안이다.
한국GM측도 생산성을 높이고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자는 입장을 내놓았다. 2공장을 1교대로 전환하고 유휴 인력을 1공장으로 전환 배치해 총 고용을 유지하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장기적으로 엔진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의 전환 배치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오면 엔진 생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조는 사측의 제안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노조는 2공장을 1교대로 전환하려면 특근 감소로 발생하는 급여를 사측이 보전해 줘야 하며, 1공장의 인력 부족은 신규 채용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조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장치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해 엔진공장에 배치된 근로자들에게 새로운 일감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사측의 제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말도 안 되는 노조 요구에
부정적인 여론
2공장 근무를 기존 2교대에서 1교대로 바뀌면 근무 일수가 줄어드니 그것을 사측에서 보전을 해달라는 것이 노조의 요구이며, 그렇다고 1공장으로 전환 배치하는 것도 거부하고 있다. 즉 일감이 없는 것을 사측이 책임지라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요구에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이며, “역시 한국 자동차 산업은 노조가 망치는 게 맞다”, “일 안 하고 돈 받을 생각을 하다니”, “몇 년 전 그 난리를 쳐놓고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등 반응이 있다.
누적적자 3조인데
임단협에서 1조 규모 협상 요구
한국GM 노조는 오래전부터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었다. 2020년 임단협 당시 한국GM 사측과 노조측은 무려 수십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당시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 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 원을 더한 성과급 지급, TC수당 500% 인상 등 총 1조 원에 달하는 협상안을 사측에 요구했다.
만약 한국GM의 상황이 좋다면 모르겠지만 당시 한국GM의 상황은 매우 좋지 않은 상태였다. 2014년부터 무려 3조에 달하는 적자가 쌓인 상태다. 당연히 사측 입장에서는 무리한 요구였으며, 수차례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노조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쟁의행위로
생산 손실 약 2만 대 발생
협상이 이뤄지지 않자 노조는 잔업 및 특근 거부와 부분파업 등 쟁의행위를 펼쳤으며, 한 달 동안 누적 생산 손실이 2만 대 발생했다고 한다. 당시 월평균 생산량의 68%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생산 손실이 발생하다 보니 한국GM 공장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들까지 함께 피해를 보게 되었으며, 협력사 직원들은 제발 파업을 멈춰달라고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본사에서도 경고를 했다
위에 언급된 논란들은 매우 일부분이다. 논란이 너무 많이 발생하자 당시 스티브 키퍼 GM 수석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한국GM 노조를 언급하면서 “단기적으로 한국에서 생산을 중단하기는 힘들겠지만 장기적인 미래는 의심스럽다”라고 말했으며, “연간 50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중국을 포함, 아시아에 다른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라면서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생산물량이 인질로 잡혀있고, 이는 매우 심각한 재정적 타격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한국지엠에 대한 투자나 신차 배정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며 “노조의 파업은 한국을 경쟁력 없는 국가로 만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2023년 출시 예정인 쉐보레 CUV와 관련해서 “우리는 이 모델을 성공시키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한국에 계속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잃고 있다”라고 말했다. 점잖게 말하긴 했지만 사실상 경고나 다름없다.
임금이 높다 한들
회사가 없으면 아무 소용 없다
한국GM 노조의 행동을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있어야 일도 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임금을 받을 수 있으며, 아무리 임금이 높다고 한들 그것을 줄 회사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법이다.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는 노조 측에서도 돈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한 번쯤은 회사 입장에서 생각해 양보하고 회사 발전을 위해 서로 으쌰으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과한 욕심의 결말은 좋지 않게 끝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