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심각하다, 한국 출시해 달라 아우성이었는데 결국 욕만 먹고있는 제조사

재규어랜드로버의
심각한 판매부진
품질, AS 등 다양한 문제

영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브랜드로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있다. 인도의 타타그룹에 인수되긴 했지만, 본사는 영국에 있기 때문에 지금도 영국 브랜드로 분류되고 있다. 한때 국내에서 잘 나갈 때도 있었는데, 재규어는 독일 3사 세단과는 다른 매력으로, 랜드로버는 고급 SUV의 대명사로 꽤 많이 팔렸다.

하지만 현재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국내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7년간 꾸준히 판매량이 상승하다가 이후 2년 만에 절반으로 판매량이 뚝 떨어졌으며, 랜드로버는 고급 SUV 대명사라는 이미지 덕분에 그나마 낫지만, 재규어는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많은 소비자가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글 이진웅 에디터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한 브랜드인가?

현재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국내에서 재규어랜드로버로 함께 묶여서 언급된다. 실제로 국내 법인이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이며, 전시장도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함께 있다. 그리고 소속 딜러가 재규어와 랜드로버 차량을 모두 판매한다.

홈페이지는 재규어와 랜드로버 둘이 분리되어 있지만 차량 사진과 엠블럼을 제외하면 디자인 양식이 동일하다. 차를 봐도 플랫폼과 엔진을 공유하며, 옵션 이름도 동일한 것들이 존재한다. 그렇다 보니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한 브랜드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실제로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하나의 브랜드가 맞으며, 정식 회사 명칭도 재규어 랜드로버 주식회사(영문명 JAGUAR LAND ROVER LIMITED)로 되어 있다.

물론 원래부터 한 회사는 아니었다. 재규어는 1922년 설립, 랜드로버는 1948년 설립으로 무려 26년 차이가 난다. 게다가 브랜드 방향성도 전혀 달랐는데, 재규어는 자동차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1930년대부터 고급 차를 생산해 고급화 전략을 펼친 반면, 랜드로버는 저렴하고 튼튼하고 실용적인 다목적 차량으로 시작했다가 1970년 레인지로버 출시 이후부터 점차 고급화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두 브랜드는 사정이 좋지 않아 여기저기 팔려 갔다. 처음에 브리티시 레일랜드에서 처음 만났다가 찢어져 재규어는 영국 국유화 이후 다시 민영화, 이후 포드에 매각되었다. 랜드로버는 로버 그룹에 있다가 BMW가 로버 그룹을 매입하면서 랜드로버 역시 BMW 산하로 들어갔다가 수익성 문제로 로버 그룹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랜드로버만 포드에 팔게 되면서 다시 재규어와 재회했다. 그리고 2007년,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타타그룹에 팔았고, 2008년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합병해 하나의 법인이 되었다. 다만 차에는 재규어와 랜드로버 중 하나만 브랜드로 사용한다.

한때는 잘나갔지만
지금은 한물간 브랜드

한때는 재규어랜드로버가 잘 나가기도 했다. 수입차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될 2011년 2천 대 판매를 돌파해 매년 상승했다. 2016년과 2018년에는 절정을 달렸는데, 2016년 1만 4,389대, 2017년 1만 4,865대, 2018년 1만 5,473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그 후 급격히 판매량이 감소했다. 2019년에는 34%가 감소한 1만 197대, 2020년에는 44%가 감소한 5,676대로 줄었다. 무려 2년 만에 3분의 1 수준이 되었다. 2021년에는 37%가 또 감소한 3,558대를 기록했다.

특히 재규어가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는 중이다. 2021년 기준으로 불과 338대밖에 팔지 못했다. 2019년 대비 80% 이상, 2020년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심지어 수억 원대 벤틀리, 람보르기니보다도 덜 팔렸다.

랜드로버는 SUV 강세, 고급 SUV의 대중화라는 이미지, 정통 SUV인 디펜더 부활 및 국내 출시 덕분에 그나마 낫지만 다른 브랜드에 비하면 판매량이 적은 축에 속한다. 작년 기준으로 랜드로버는 수입차 14위에 있다. 독일 3사, 폭스바겐, 볼보, 미니는 물론 지프, 렉서스, 포르쉐, 포드가 랜드로버보다 2배 이상 팔았고, 토요타, 혼다, 링컨도 랜드로버보다 많이 팔았다.

심각한 품질 문제
악명이 매우 높다

재규어랜드로버가 국내에서 부진한 이유를 살펴보면 첫 번째로 품질 문제다. 오죽하면 재규어랜드로버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품질 문제라고 할 정도로 심각하다.

랜드로버 품질과 관련해서 이런 말도 있다. ‘랜드로버 차주들은 만나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오늘 아침 서비스센터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도로에서 랜드로버가 보인다면 두 종류다. 서비스센터로 들어가는 차, 서비스센터에서 나온 차’, ‘랜드로버는 총 3대를 뽑아야 한다. 수리받고 있는 차, 수리 동안 탈 차, 수리에 쓸 부품 차’ 이렇게 3가지가 유명하다.

심지어 이 말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나온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품질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재규어 역시 랜드로버와 동일 플랫폼, 동일 엔진, 심지어 부품도 일부 공유하는 부분이 있다 보니 랜드로버에서 문제가 생기면 재규어에서도 덩달아 문제가 발생한다.

미국에서는 J.D 파워라는 곳에서 품질 평가를 진행하는데, 여기서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하위권에 있다. 2018년에는 초기 결함 평균(IQS)이 100대당 93건인데, 재규어는 148건으로 2위, 랜드로버는 160건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중장기 결함 평균(VDS)은 100대당 142건인데 재규어는 159건으로 11위, 랜드로버는 204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2021년에는 IQS 부분에서는 그나마 나아졌지만, 여전히 평균보다 많으며, VDS는 100대당 평균 121건인데, 재규어 186건으로 3위, 랜드로버는 244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즉 초기 결함은 나름 개선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심각한 점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전자장비 고장, 시동 꺼짐, 누수 등이 있다. 특히 누수는 오랫동안 디스커버리 차종에서 심각했으며, 물이 새야 진짜 랜드로버라는 농담도 있을 정도다. 이렇다 보니 인터넷에서도 재규어와 랜드로버 관련 소식이 나오면 품질과 관련된 반응을 보여주고 있으며, 품질이 좋지 않다는 이미지가 쌓이다 보니 소비자들도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찾지 않게 되고 판매량 역시 덩달아 떨어진다.

AS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품질 문제가 생긴다면 AS를 통해 어느 정도 해결을 해줘야 한다. 실제로 제품 구매에 AS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특히 자동차의 경우 AS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향후 해당 문제로 인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재규어랜드로버는 AS도 좋지 않은 편이며, 인터넷상에서 악평이 자자하다. 재규어를 구매한 한 소비자는 구입한 지 한 달 만에 문틈 이격, 운전석 삐걱거림, 내비게이션 미작동 등으로 차를 입고했는데 관련 부품이 없어서 제때 수리를 하지 못하고, 해당 소비자는 1,200만 원 손해를 보고 중고로 팔았다.

랜드로버를 구매한 한 소비자는 엔진 결함으로 수십회 입고했으며, 서비스센터에서는 단순 수리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해 꾸준히 수리했지만 나아지지 않아 결국 재규어랜드로버 전시장에 차를 갖다 놓고 래커칠과 빨간 테이프로 차에 메시지를 남겨 1인 시위했다.

위 두 사례는 뉴스 보도로 나올 만큼 크게 이슈가 되었으며, 품질 문제로 진절머리 났다는 소비자가 한둘이 아니다. 물론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운행하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품질 문제로 악평이 심각하다 보니 고객 이탈 및 신규 고객 유입이 잘 안되고 있다. 심지어 재규어랜드로버는 대중 브랜드가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라 가격도 저렴하지 않으며, AS센터를 전국적으로 늘려도 모자랄 판인데, 오히려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굳이 살 만한 
메리트가 없다

특히 재규어는 국내 판매 차종을 줄이고 있으며, 중고차 감가도 심각하다. 작년에 XE와 E페이스, I페이스가 단종되었으며, XF도 올해 중으로 판매를 중단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남는 것은 F타입과 F페이스 둘뿐인데, F타입은 스포츠카인 만큼 찾는 사람이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F페이스만 남은 것이다. 중고차 감가는 3년만 지나도 거의 50% 가까이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른 브랜드에 좋은 차가 많은데, 굳이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살 만한 메리트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도 랜드로버가 고급 SUV의 대명사라는 이미지로 그나마 나은 편이라지만 그래도 내 돈 주고는 안 살 것이라는 반응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