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이 특허낸
제자리 회전 기능
포드도 최근 특허 냈다

탱크와 같은 궤도 차량은 일반적인 차륜형 차량과 조향 방식이 다르다. 차륜형 차량은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전륜을 좌우로 돌려 조향하는 반면, 궤도 차량은 좌우 궤도 움직임을 다르게 해 조향한다. 좌우 궤도를 서로 반대로 돌리면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탱크가 이런 모습을 자주 보여주다 보니 흔히 탱크 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 포드가 제자리 회전 기능과 관련된 특허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능은 리비안이 먼저 선보였지만, 양산차인 R1T에는 적용되지 않았는데, 포드가 이를 양산 차에 적용하기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인다고 하면 되겠다.

글 이진웅 에디터

전륜을 좌우로 움직여
조향하는 차륜형 차량

우리가 일반적으로 타는 차륜형 차량은 전륜을 좌우로 움직여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을 좌로 돌리면 좌회전을, 우로 돌리면 우회전하는 방식이다. 기본적인 원리는 랙 앤 피니언 기어를 사용한 것으로, 스티어링 휠의 회전 운동을 직선 운동으로 변환시켜 전륜을 좌우로 움직인다. 다만 이를 인력으로만 하기에는 어렵다 보니 유압 혹은 전기모터가 보조해주는데, 흔히 언급되는 MDPS가 바로 전기모터를 활용해 보조해주는 장치다.

하지만 이 방식은 한계가 있는데, 바로 최소 회전반경이 존재한다. 전륜만 좌우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좌측 혹은 우측 뒷바퀴가 회전축 역할을 해 전면 범퍼에서 뒷바퀴 중심축까지 길이만큼 회전 반경이 생긴다. 하지만 이것도 전륜이 90도로 꺾였을 때 경우고, 실제로는 피니언의 길이와 타이로드, 너클임 구조로 인해 전륜이 움직이는 각도에 한계가 있다 보니 최소 회전 반경은 기본적으로 차량 전장보다 길다.

최소회전반경 존재로 인해 좁은 도로에서 조향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또한 차가 좌우로 움직일 때 앞바퀴와 뒷바퀴가 그리는 원호의 반경 차이, 즉 내륜차가 존재해 안쪽 뒷바퀴가 장애물이 걸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만약 이 장애물이 타인의 물건이라면 재물 피해, 사람이라면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당연하지만 큰 차일수록 최소회전반경이 크며, 내륜차 역시 크다. 가끔 대형차량 뒤쪽에 ‘우회전 시 끼어들지 마세요’라는 문구를 볼 수 있는데, 사각지대 문제도 있지만 최소회전반경과 내륜차로 인해 끼어드는 차를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륜조향 적용되지만
회전반경을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다

최소회전반경을 줄이기 위해 요즘에는 후륜도 약간 돌려주는 사륜 조향 시스템이 프리미엄 모델, 스포츠카를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다. 전륜을 돌리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후륜을 돌려준다.

물론 전륜만큼 조향 각도가 크지 않고, 대부분 3~5도 정도, 벤츠가 최대 10도 정도 꺾어주는 정도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최소 회전 반경이 줄어들어 좁은 길에서도 조금 더 수월하게 방향 전환이 가능하며, 주차할 때도 유리하다. 벤츠는 S클래스에 후륜 조향을 적용해 소형차 수준의 최소회전반경을 구현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좁은 길에서 회전반경을 줄여주는 것 외에도 고속에서 주행 안정성도 높여준다. 전륜과 후륜이 같은 방향으로 조향 되게 선회 시 무게중심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우리는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직진할 때도 스티어링 휠을 매우 조금씩 움직여가면서 하는데, 이때 후륜 조향으로 차체의 회전 각을 매우 작게 유지해 더욱 안정적으로 직진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전륜만 조향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 최소회전반경이 줄어들었을 뿐이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며, 여전히 차가 회전할 때는 어느 정도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여전하다.

궤도 차량에서
가능한 제자리 회전

궤도 차량은 차륜형 차량과 조향 방식이 다르다. 왼쪽과 오른쪽 궤도 회전 차이를 이용해 좌우로 움직일 수 있으며, 왼쪽 궤도를 더 많이 움직이면 좌회전, 오른쪽 궤도를 더 많이 움직이면 우회전이 가능하며, 한쪽 궤도를 아예 움직이지 않으면 해당 궤도를 축으로 삼아 최소 반경으로 회전이 가능하다.

좌측 궤도와 우측 궤도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 제자리에서 회전할 수 있다. 탱크가 이런 모습을 자주 보여주다 보니 일명 탱크턴이라고 부른다. 제자리에서 바로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궤도 차량에 있는 구동장치 구조

리비안이 처음
특허낸 기술

물론 차륜형 차량도 제자리에서 회전할 수 있게 만들 수는 있다. 궤도 장비에 적용된 방식을 그대로 차륜형 차량에 적용하면 된다. 하지만 좌, 우 두 개만 제어하면 되는 궤도 차량의 구조도 매우 복잡한데, 모든 휠을 각각 제어해줘야 하는 차륜형 차량의 경우 그보다도 훨씬 복잡해지게 된다. 모든 휠의 조향 각도를 90도에 가깝게 늘리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아직 콘셉트카 등에서만 선보인 방법이다.

위 사진의 구조가 궤도 차량에 적용된 구동 장치 구조인데, 한눈에 봐도 복잡해 보인다. 구조가 복잡한 만큼 비용 문제, 내구성 문제 등이 있으며, 차 안에 저정도의 구조가 적용될 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전기차의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4개의 휠 모두에 전기모터를 장착해 각 모터의 회전을 독립적으로 제어하거나, 전륜과 후륜 듀얼 모터를 적용 후 각 모터가 좌·우 휠 회전을 제어하면 된다. 구조가 더 간단해진다.

리비안이 이와 관련해 특허를 내기도 했다. 전륜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동안 후륜은 반대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켜 제자리 회전을 가능하게 하게 했다. 양산차인 R1T에 이를 적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실제 양산차에는 이 기능이 빠졌다.

포드도
특허를 냈다

지난 4월, 포드도 제자리 회전과 관련된 특허를 냈다. 다만 리비안과는 방식이 다르다. 대각선에 있는 두 휠만 회전하는 것으로,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려면 왼쪽 앞바퀴가 앞으로 회전, 오른쪽 뒷바퀴는 뒤로 회전하고 나머지 두 바퀴는 정지해 있는 것이다.

반대로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려면 오른쪽 앞바퀴가 앞으로 회전, 왼쪽 뒷바퀴는 뒤로 회전하고 나머지 두 바퀴는 정지해있는 것이다. 현재 브롱코에 회전 반경을 줄이기 위해 안쪽 뒷바퀴를 잠그는 트레일 턴 어시스트 기능이 있는데, 이를 발전시킨 것으로 보인다.

제자리 턴을 했을때
장단점 살펴보기

제자리 턴이 가능할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으로는 매우 좁은 공간에서도 원활하게 회전이 가능하다. 내부에 매우 좁은 공간이 있고, 들어가는 입구는 단 하나, 일반적인 차량으로 내부에서 반대로 돌려 나올 수 없을 때는 그냥 후진으로 나오거나 아니면 아예 후진으로 해당 공간에 들어간 후 전진으로 나오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후진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 하지만 제자리 회전을 하게 된다면 후진 없이 출입이 가능하다.

폭이 좁은 골목길 등을 운전할 때도 용이해진다. 일반적인 차량으로는 한 번에 돌지 못해 앞뒤로 여러 번 왔다 갔다 해야 할 것을 이 기능을 응용하면 조금 더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단점도 있다. 내연기관 차량에 적용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일반적인 조향 방식보다 구조가 복잡해지는 점은 변함없으며,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타이어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 차는 타이어와 지면 간의 마찰력을 이용해서 움직이는데, 그 과정에서 마찰로 인해 타이어 마모가 조금씩 이뤄지며, 특히 전륜의 경우 조향할 때도 마찰이 생겨 더 빨리 마모된다. 하지만 제자리 턴은 회전력을 얻기 위해 휠을 고속으로 회전시켜야 하며, 회전 과정에서도 휠에 수직 마찰력을 크게 받아 자주 사용할수록 타이어 마모도 빨리 생기며, 심하면 파손까지 될 수 있다. 네티즌들 역시 “괜찮아 보이긴 하는 데 별로 쓸 일이 없다”, “타이어 자주 갈아야겠네”등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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