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모의 형제차
돋보였던 실내공간
그러나 실패한 이유

기아 카스타 / 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김보석’님 제보

때는 바야흐로 1999년, 이때는 현대차와 기아차 두 회사에 변화를 맞이하던 시기였다. 파산한 기아차는 현대차와 한식구가 되던 해였으며, 현대차는 기아차라는 서자를 거둬들여 기아차의 라인업을 정리하면서 쓸만한 차는 살려두고, 아닌 차는 단종시켜 걸러내는 작업이 한창이던 시절이었다.

부진에 부진을 불러오든 기아차를 바라보던 현대차는, 기아차에서 소비자들을 어필할만한 차량이 적다는 걸 발견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기아차에 특단의 조처를 내리게 되는데, 당시 기아차의 베스트 셀러였던 카니발과 카렌스 사이의 중간다리 역할을 맡아줄 모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로 인해 기아차는 현대차 그룹에 인수된 이후 첫 MPV를 출시하게 되는데, 그 차의 이름은 바로 카스타였다.

 권영범 에디터

MPV의 인기가
높던 밀레니엄 시대

당시 1999년~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대한민국 시장은 MPV 시장이 활성화되던 시기였다. IMF를 기점으로 싼타모 LPG 모델이 출시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고, 이를 기점으로 기아차와 대우차도 카렌스와 레조를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아왔다. 여기서 현대차는 가격은 저렴하면서, 공간은 동급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MPV를 구상하여 싼타모의 후속으로 출시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인공호흡기를 달고 연명하던 기아차의 처지를 바라본 현대차는 계획을 전면 수정하여, 급한 불부터 끄기로 한다. 그리고 그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나타난 카드가 바로 카스타였다. 플랫폼은 싼타모의 것 그대로 사용하였으며, 파워트레인마저 싼타모에 적용된 2.0L SOHC 시리우스 LPG 엔진, 4단 자동 변속기와 수동 5단 변속기가 제공되었고 2.0L 시리우스 가솔린 엔진도 제공되었다.

초기에 출시되었던 카스타는 가장 많이 판매된 LPG 모델 기준으로, 최대 출력 82마력, 최대 토크 16.0kg.m라는 출력을 발휘했으며 공차중량은 1,340kg이다. 출력 대비 무게가 제법 나가는 편이다 보니, 자동 변속기 기준으로 출력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한가지 위안이라면, 수동 변속기 기준으로 싼타모와 동일하게 기어비가 상당히 가속형에 속했다. 이로 인해 2,500RPM에 터지는 최대 토크 특성과 맞물려 일반적인 주행에선 출력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 편이었지만, 속도가 높으면 높아질수록 그 한계는 여실 없이 드러났었다.

실내 공간이
그렇게 넓다던데

카스타의 바디 제원은 전장 4,570mm, 전폭 1,735mm, 전고 1,645mm, 휠베이스 2,720mm로써 동시대에 나온 중형 기반의 MPV치곤, 덩치면 덩치 공간이면 공간 모든 게 월등했다. 아울러 승차감 또한 좋은 편에 속하는 차량 중 하나였다. 이 수치가 어느 정도냐면, 현행 생산 중인 스포티지 NQ5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의 크기다.

그 때문에 한때 자영업자들에게도 나름 인기가 좋았으며, 모나지 않은 중후한 외모덕분에 패밀리카로도 수요가 존재했다. 그러나, 카니발과 카렌스만큼 결정적인 한 방이 존재치 않았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싼타모와 형제라는 타이틀은 신차효과를 불러일으키기엔 미약했다.

과거에도 다소 애매했던 존재감으로 인해, 예나 지금이나 중고차 시장에서 가치 평가는 거의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아울러 차량의 잔존개체수 또한 보디 부식 이슈로 인해 빠른 속도로 사라지다 보니 어느덧 온전한 상태의 카스타는 고사하고, 존재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둘 수 있는 차로 전락한 것이다.

세상은 별로라 할지라도, 실제로 카스타를 운용하는 오너들 사이에선 여전히 명차라는 키워드가 오르내린다. 비교적 간단하고 저렴한 메인터넌스 비용, 덩치 대비 넓은 실내 공간, LPG 엔진 치고도 준수한 연비는 오랜 시간 곁에 두고 함께하는 이들이 존재하며, 여전히 국내 도로 어딘가에선 현역으로 누군가의 발이 되어 주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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