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발전에
필수적인 인프라 구축
한국이 정말 1위일까?

전기차 시장의 발전은 단순히 전기차만 많이 내놓는 것이 아닌 관련 인프라도 잘 구축되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전기차 인프라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전기차는 보조금 정책 등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충전 시설 구축은 더딘 편이었다. 2020년 당시 전국 평균 충전기 1대당 전기차 5.5대였으며, 대구의 경우 충전기 1대당 무려 전기차 13.6대가 함께 썼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시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놀랍게도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는 국제기구의 통계가 나왔다. 과연 어느 정도로 좋을지 살펴보자.

글 이진웅 에디터

전기차 충전소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IEA 통계에 따르면
전기차 인프라 수준이
가장 좋은 나라는 한국

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간한 ‘2022년 글로벌 전기차 전망, 충전 인프라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전기차 인프라 수준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충전기 1대당 전기차 대수는 2.6대인데, 이 수치는 중대형 상용차를 제외한 전체 전기차 대수를 충전기 개수로 나눈 것으로, 낮을수록 충전 부담이 낮다는 것이다.

참고로 전 세계 평균이 9.5대이며, 유럽이 15.5대, 중국이 7.2대이다. 충전 인프라의 성능과 충전 속도까지 고려한 전기차 1대당 충전기 출력 지표에서도 한국은 6.5kW로 조사 대상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평균이 2.4kW, 유럽이 1.0kW, 중국이 3.8kW이다.

전기차 충전소 / 뉴스토마토

충전기는 많지만
저속 충전기가 대부분

하지만 한국의 충전 인프라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렇다. IEA가 통계를 낸 2021년 기준 국내에 있는 충전기 수는 총 10만 5천 대지만 저속 충전기가 9만대로 86%를 차지한다. 고속 충전기가 나머지 1만 5천 대, 14%를 차지하고 있다. 전년과 비교하면 저속 충전기는 5만 4천 대에서 9만대로 3만 6천 대가 증가했지만, 고속 충전기는 1만 대에서 1만 5천 대로 5천 대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내 충전 인프라 확충이 고속 충전기보다는 저속 충전기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다. 반면 전 세계 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 저속 충전기 비중은 68%, 고속 충전기 비중은 32%다. 한국과 비교하면 고속 충전기 비중이 2배 이상이다. 중국은 고속 충전기 비중이 2021년 기준 41%로 한국과 거의 3배 차이 난다.

고장난 충전기 / 연합뉴스

고장난 충전기도
생각보다 꽤 많다

고장 난 충전기도 꽤 많다. 작년 기준으로 연평균 고장률이 3.1%로 전국에 있는 충전기 중 평균 3,255대가 고장 나 있다는 것이다. 고장이 났을 때 평균 조치 기간은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8일 정도 되며, 고장 이후로 조치까지 최장 303일이 걸리기도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7일 초과 수리 비율이 평균 55% 내외다.

운영 부실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보조금을 노리고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한 업체들이 사후 관리에 소홀하다는 것이다. 몇몇 업체들이 설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저가의 저질 부품을 활용한 제품을 부실 공사로 설치하는 사례도 있다.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현대차 초고속 충전소 이피트 / 조선일보

충전 인프라 구축
개선이 필요한 상황

결국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양만 늘었을 뿐이지 질적으로는 아직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는 만큼 고속 충전기 중심으로 이뤄줘야 하며, 충전소 운영 방안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운용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충전 부담 해소다. 언제 어디에서나 내 주변에서 쉽고 빠르게 충전이 가능해야 운용하기 편해진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기업과 손잡고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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