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정식 판매조차 ‘불법’이라 몰래 수입해서 겨우 팔았던 수입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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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생산
기록을 가진
3세대 벤츠 SL

고속도로에서 발견된 R107 SL / 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송지완’님 제보

요즘 들어 벤츠 오래된 SL 시리즈가 많이 발견되는 듯 하다. 최근 서울 고속도로 한복판에 3세대 SL 한대가 발견되어 올드카 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중이다. 빨간색 바디를 가진 이 차는 송강호 주연 영화 ‘마약왕’에서 주인공이 타고 다닌 자동차로도 유명한데, 영화상에서 보여진 빨간색 포인트 휠이 동일한 것으로 보아, 촬영 당시 출연했던 차와 흡사한 모습을 보인다.

SL 역사상 가장 장수한 모델답게, 모델 종류 또한 매우 많은 자동차로 유명하다. 아울러 미국 로드스터 시장을 장악해, 미국 최고 존엄의 캐딜락을 압도하기에 이르는데, 과연 3세대 SL은 어떤 모습의 자동차였을지 오늘 이 시간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권영범 에디터

고속도로에서 발견된 R107 SL / 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송지완’님 제보

국내에 발견된
3세대 SL은
북미형 모델

1972년 메르세데스-벤츠는, 전작인 2세대 SL과 전혀 다른 디자인 언어를 가지고 탄생했다. 특유의 홈이 파인 테일 램프가 그 대표적인 예시인데, 다양한 악천후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능성이 돋보이는 디자인은, 좋은 평가를 받아 훗날 다른 차종에 쓰이기도 한다.

1972년부터 1989년까지 총 18년가량 생산한 모델답게, 모델의 종류 또한 8가지나 되는데, 280 SL, 300 SL, 350 SL, 380 SL, 420 SL, 450 SL, 500 SL, 560 SL로 나뉘게 된다. 참고로 일부 모델을 제외하곤 하드탑 사양의 모델을 선택할 수 있었으며, 실제로 4인승 SLC 모델은 S클래스에 준하는 편의사양과 품질을 자랑했다.

고속도로에서 발견된 R107 SL / 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송지완’님 제보

3세대 SL이 겨냥한 시장은, 유럽 시장이 아닌 미국 시장이었다. 심지어 3세대 SL이 개발될 당시 미국 시장을 겨냥하고 만들어진 차량이기도 했다. 국내에 발견된 SL 또한 오리주둥이를 연상케 툭 튀어나온 범퍼가 그 증거다. 북미 사양의 SL은 전면 및 후면 범퍼의 길이가 203mm나 늘어났으며, 우리는 이 범퍼를 5마일 범퍼라 부른다. 실제로 80년대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서도 한동안 쓰이던 범퍼다.

아무튼, 여타 다른 국가에 비해 환경 규제에 민감했던 미국이었다. 따라서 출시 초기에는 보쉬의 D 제트로닉 기계식 분사 장치를 사용하여, 환경 규제에 맞췄지만 1975년 급격하게 타이트해지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출력을 봉인한 저압축 4.5L V8 엔진을 탑재하기 시작하면서 삼원 촉매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1980년부터는 산소 센서와 람다 센서를 장착하여, 간단한 연료 제어가 가능한 ECU를 탑재하여 환경규제에 대응하기도 했다.

더 강력한 출력을
원했던 미국 시장

3세대 SL을 두고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그것은 바로 그레이 마켓, 즉 정식 수입이 아닌 유럽에서 직수입한 모델을 일컫는 말인데, 3세대 SL을 두고 출력에 대해 아쉬움이 컸던 이들은 유럽에서만 생산되었던 500 SL을 북미로 수입하기에 이른다. 메르세데스-벤츠 또한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 또한 판매하고 싶어도 규제 때문에 판매가 불가능했던 터라 그레이 임포터를 통해 판매하던 시절이 존재했고, 그 시절이 바로 3세대 SL이었던 것이다.

유로 스펙으로도 불리던 500 SL은 여태껏 생산되었던 3세대 SL에 비해 가장 빠른 차였다. 공차중량이 1.7톤을 넘기는 바람에 최고속도가 225km/h에 그쳤지만, 이 전에 생산했던 차들을 생각해보면,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는 SL은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것이었다. 18년간 생산했던 대수는 300,175대 그중 70% 물량인 210,122대가 북미로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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