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산차 브랜드들 중 가장 고민이 깊은 곳은 어디일까”라는 생각을 하다 보면 쌍용자동차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물론 다른 브랜드들이 모두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각자 브랜드마다 심각한 여러 가지 고민은 있을 터, 하지만 쌍용차는 그중에서도 특히 앞날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이다.

만년 소년 가장 역할을 하던 ‘티볼리’는 기아 ‘셀토스’에 처참히 무너져 버렸고 신형’코란도’는 월평균 1,300대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나마 주력 판매 차종인 ‘렉스턴 스포츠’는 여전히 월 3,000대 수준으로 꾸준히 판매되고 있지만, 최근 현대차가 픽업트럭을 만들 것이란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에 앞날을 보장할 수 없게 되었다. 최민식의 명대사 “이러면 완전 나가린데”가 생각나는 순간이다. 쌍용차, 위기의 탈출구는 어디에 있을까.

박준영 기자


(사진=Motor1)
코란도 EV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쌍용차라면 이해해줄 수 있다. ‘코란도 EV’를 통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다. 현재 국내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코란도 EV’의 경쟁자로는 ‘코나 일렉트릭’이나 ‘아이오닉 일렉트릭’, ‘니로’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코란도가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 그들보다 좀 더 큰 차체와 실내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패밀리카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성을 어필할 수 있겠다. 코란도 EV의 예상 주행거리는 1회 완충 시 약 400km 수준으로 다른 라이벌들과 동등한 수준이다. 전기차에 있어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주행거리이기 때문에 상품성만 놓고 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사진=Motor1)
1년만 앞당겼으면…
좀 늦은 감이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출시 시기가 너무 늦어지는 느낌이다. 코란도 EV는 2021년 1분기 시장에 공개할 예정으로 아직까지 1년이 조금 더 넘게 남은 것이다. 2021년 초라면 현재 판매 중인 ‘코나 일렉트릭’이나 ‘니로’ 같은 차량들은 부분변경을 거칠 수도 있기 때문에 코란도가 신차로 출시되더라도 상품성에서 밀려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만약 내년 초에 당장 출시가 된다면 승산이 충분하기 때문에 더 안타까운 일이다. 현재 현대기아차가 생산하는 전기차들은 배터리 수급 문제 때문에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쌍용차가 제대로 된 상품성을 갖추고 코란도 EV를 내년 초 출시한다면 C 세그먼트 전기차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출시는 좀 늦은 감을 지울 수 없다.

가만히 있을
현대기아차가 아니다
2021년 출시를 예고했기 때문에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서두를 필요가 없게 되었다.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이다. 아직 1년이 넘는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코란도 EV가 출시될 시점에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 아이오닉 같은 차량들의 부분변경을 진행하여 상품성 개선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분명 옵션이나 기타 사양들로는 코란도보다 우세할 것이기 때문에 코란도 EV는 출시되자마자 계륵 같은 존재가 되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판매량에 영향을 받는데 가만히 앉아있을 현대기아차가 아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면 코란도 EV가 출시될 것이란 소식에 기대보단 오히려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주력 판매 차종의 부진
상황이 좋지 않다
글의 서두에 언급했지만 요즘 쌍용차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년 가장 역할을 하고 있던 ‘티볼리’는 기아 ‘셀토스’가 출시된 뒤 판매량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버렸다. 티볼리보다 조금 더 큰 코란도의 월 판매량은 평균 1,300대 수준이다.

사실 작은 차 판매량이 줄어들더라도 크고 비싼 차가 더 많이 팔리면 영향이 거의 없다. 브랜드 입장에선 작은 차 보다 큰 차가 많이 팔리는 것을 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G4 렉스턴 역시 평균적으로 한 달에 1,000대 정도가 판매되어 상황이 그리 좋지는 못하다는 것이 문제다.

현대차는 2021년
픽업트럭을 출시할 예정이다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현대차는 2021년 픽업트럭 ‘산타크루즈’를 생산할 계획을 밝혔다. 픽업 흉내를 낸 크로스오버카가 아닌 프레임 방식의 정통 픽업트럭을 만들어 낼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는데 쌍용차 입장에선 현대 픽업트럭이 국내에도 출시된다면 주력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의 판매량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일하게 월 3,000대가량 팔리는 렉스턴 스포츠의 판매량에 영향을 받는다면 쌍용차 입장에선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현대차의 픽업트럭 생산 소식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그렇게 다 가져야만 속이 후련했냐!”,”쌍용차는 이제 큰일 났네”,”픽업까지 밀리면 답 없는데”라며 쌍용차 걱정이 이어졌다.


많은 소비자들의 바람
‘지프 코란도’
많은 소비자들이 입을 모아 ‘지프 스타일 코란도’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SUV 명가로 이름을 알린 쌍용자동차인 만큼 코리안 지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판매량을 담당하는 티볼리 같은 도심형 SUV들을 출시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상징적인 지프 코란도가 하나 정도는 존재하는 것이 브랜드 입장에서도 좋을 것이다.

지프 코란도
현재는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현재 쌍용의 재정상황으론 지프 코란도의 꿈이 당장 실현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쌍용차 판매량이 많이 올랐지만 아직 개발 비용이나 여타 다른 것을 새롭게 마련할 정도로 재정이 안정화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번 쌍용차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도해 드린 내용이다. 쌍용자동차의 관계자는 지프 코란도의 부활 가능성에 대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쌍용차가 SUV 전문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려면 필요하지만 지금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라는 답변을 주었다.

새로운 모험과 도전
불가능한 것일까
당시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모험과 새로운 도전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조금은 보수적인 측면에서 시장에 접근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지금 당장은 많이 팔릴 수 있는 모델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많이 팔릴 수 있는 차에 대한 해답이 코란도의 전기차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전기차를 출시하여 선택지를 늘려준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쌍용차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라면 무언가 새로운 도전이 한 번쯤은 있어야 할 시기가 아닐까. 과감한 도전이 없다면 현재 꾸준히 이어져 온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응원하고 싶지만 지켜보는 사람은 속이 탈수밖에 없는 쌍용차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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