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내리지 않아도
주문 가능한 드라이브스루
도로교통과 운전자 모두 위협한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손쉽게 주문과 픽업이 가능한 드라이브스루, 2년 전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드라이브스루의 수요는 점차 커졌다. 그래서일까 2016년 한국 소비자원이 조사한 드라이브스루 매장은 356곳이었던 것에 반해 현재는 713곳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드라이브스루 매장이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된 민원도 끊이질 않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년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5년 38건이었던 민원은 2020년에 549건까지 늘었다. 5년 사이에 14배 이상 민원이 증가한 것이다. 과연 드라이브스루 매장은 무엇이 문제일까?

류현태 인턴 에디터

보행자가 있음에도 진입하는 차 / 동아일보
퇴근길 드라이브스루 / 한겨레

도로점유로 교통체증 유발
어린이, 노약자 등 보행자 사고

드라이브스루의 가장 큰 문제는 도로점유로 인한 교통체증이다. 특히 점심시간엔 드라이브스루로 모여든 차들 때문에 가게 앞 대기공간은 물론 도로까지 차들이 줄지어 있기 일쑤다. 이렇게 드라이브스루를 이용하기 위해 줄 서는 차량들 때문에 기존에 있던 도로 중 한 개 차선은 대기 줄로 바뀌고 도로를 운전하던 차들은 급하게 차선을 바꾸며 정체가 더 심해지고 있다. 심지어는 너무 길게 늘어선 줄이 긴급 출동하는 소방차의 진로를 방해하는 일도 발생하곤 한다.

그뿐만 아니라 보행자들이 다니는 인도를 지나 드라이브스루로 진입하기 때문에 보행자들의 안전 역시 위협받고 있다. 심지어 교통안전요원과 볼라드, 반사경 등 안전 설비가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도 부지기수다. 보행자가 다니는 인도임에도 보행자들의 안전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것이다.

드라이브스루 매장이 연달아 붙어있는 도로 / 제주일보
비오는 날 길게 늘어선 드라이브스루 줄 / 세계일보

늘어나는 드라이브스루
하지만 규제는 없다

이렇게 도로교통과 보행자 안전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드라이브스루는 인근 지역 환경을 철저히 고려해 지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행법상 드라이브스루는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차가 자주 막히는 도로에도 주변에도 드라이브스루가 생겨 더욱 심한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현행법상 교통체증과 보행자 통행 불편을 일으키는 드라이브스루 매장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론 건축물이 도로에 끼치는 영향과 대량의 교통수요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지, 있다면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는 교통영향 평가제도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연면적 15,000m2 이상인 건축물에만 해당해 대부분 1,000m2 이하인 드라이브스루 매장들은 해당사항이 없다. 교통혼잡 등을 일으키는 시설에 부과하는 교통유발부담금 역시 1,000m2 이상인 시설물에만 부과할 수 있어 대부분의 드라이브스루 매장은 해당하지 않는다.

드라이브스루에서 나오는 차량 사이를 지나가는 보행자 / 한국일보
드라이브스루로 차가 밀리자 직접 나와보는 운전자 / 강원도민일보

법으로 제재 못하는 드라이브스루
국토교통부는 미적미적

이에 시민들은 드라이브스루 매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적정 수준의 교통유발부담금이 부과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역 시민단체에서도 매장 설계 때부터 교통대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지적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에 대해 미온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국토부 생활교통복지과는 드라이브스루 매장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5월에서야 ‘승차 구매점 관련 제도 도입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한 것을 보면 관련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도로교통은 물론 보행자들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드라이브스루, 조속히 관련 문제가 해결되어 더 이상의 피해와 사고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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