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국물도 없어” 미국의 파격 선언에 결국 현대차, 판매량 수직 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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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로 북미 실적 악화되는 현대
미 상원의원 ‘특혜 주면 안 돼’
조지아 공장 취소도 고려

미국에서 발의된 인플레이션 감축법, 이하 IRA가 지난 8월 16일 통과되면서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은 전기차, 혹은 원자재가 미국과 FTA를 맺지 않은 국가의 부속품을 사용한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미국 내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이는 보조금을 바탕으로 엄청난 가성비를 보여주며 높은 성과를 보이던 현대자동차그룹의 아이오닉5, EV6의 판매량에 치명적인 이슈였기 때문에, IRA는 국내에서도 크게 이슈가 되었다.

현대차는 이러한 상황을 풀어나가기 위해 조지아에 급하게 전기차 공장 건설에 돌입하는 한편, 미국 정치권에 대한 대대적인 로비와 요청을 통해 IRA 법안의 시행 유예기간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한 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해외 자동차 브랜드들에 대한 특혜는 없어야 한다는 의견이 미 정치권에서 나오기 시작하면서 현대 역시 고민에 빠진 듯하다. 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오대준 기자

IRA에 서명하는 바이든 대통령 / 사진 출처 = ‘ 포보스’

IRA에서 집중할 포인트
미국 내에서 생산된 전기차
FTA 맺은 부품 사용 배터리

2022 IRA의 핵심은 국가 예산 지출의 대규모 감소이다. 예산 지출 감소 대상에는 크게 의료 보험 보조금, 서부 주 가뭄 피해 지원, 그리고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에너지 안보 및 기후 변화 대응 관련 예산이다. 이 안에 포함되어있는 세부 예산 중 하나가 바로 전기차 구매 시 지급되는 보조금이다. 물론 미국 정부가 미국인의 전기차 구매에 지급하는 지원금을 완전히 폐지한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해당 전기차가 미국 내에 위치한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이 아니거나, 혹은 해당 자동차의 배터리 부품이 미국과 FTA 협약을 맺은 국가를 원산지로 하지 않을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혹은 이를 축소한다는 내용이 IRA에 포함되어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에 미국 밖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던 미국 자동차 브랜드들, 대표적으로 GM과 포드의 전기차 시장 안착을 안정화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실질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자.

미국 자동차 브랜드의 전동화를 대대적으로 지원하는 미국 정부 / 사진 출처 = ‘중앙일보’
수출되는 아이오닉5 / 사진 출처 = ‘현대자동차’

정부 지출 줄이려는 미국의 강수
한일유 동맹국 버렸다

IRA 법안은 미국이 현재 올해 초부터 전 세계를 휩쓸었던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해 선택한 초강수 해결책으로, 이를 통해 시중에 과도하기 유통되고 있는 돈은 국고로 모으면서, 동시에 정부의 지출은 줄임으로써 상황은 안정화하려 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방법이 인플레이션을 감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미국의 예상에는 동의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미국에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속한 국가들, 대표적으로 일본,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 그리고 한국이 대규모 반사 피해를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현재 전기차 생산 라인을 미국에 건설한 해외 브랜드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해당 브랜드의 전기차들은 미국에서 판매될 때 꼼짝없이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미국에서 운송 중인 ‘아이오닉5

사실상 중국 저격용 법안
피해는 한국이 뒤집어쓴다

IRA의 실질적인 원인은 아마 중국에 대한 강력한 제제인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미국은 중국의 수출 경제를 붕괴시키려 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배터리 원자재에 관한 내용이 특히 그러한데, 현재 전기차 배터리의 원자재인 리튬, 니켈, 코발트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출하는, 그리고 배터리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가 중국이기 때문이다.

이번 법안의 반사 피해를 보는 국가로 일본과 유럽을 언급했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현대차이다. 기존에 친환경 자동차 보조금은 20만 대 한정으로 지급되는데, 토요타는 2021년까지 이미 18만 3,000대를 판매했기 때문에 IRA 시행으로 인한 손실은 시간문제일 뿐 언젠가는 감내해야 할 피해였다. 하지만 IRA 시행으로 이 상한선이 사라지자 토요타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내연기관 모델과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가 높은 판매량을 보이는 상황이다. 특히 전기차는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어 수출되는 형태로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IRA 법안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었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조 맨친 / 사진 출처 = ‘Reuters’
로버트 후드 현대차 정부 업무 담당 부사장 / 사진 출처 = ‘뉴스원’

맨친 ‘수입 브랜드 혜택 없어야’
현대 ‘조지아 공장도 포기 고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현대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생산 라인 건설을 서두르는 한편, 미 정치권과의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며 IRA의 법적 효력이 발동되기 전 유예기간을 늘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렌터카, 리스 차량으로 쓰이는 전기차를 상용차로 인정해 세제 혜택을 적용하는 등의 우회책에 대한 협상도 고려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재 미국 의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인 조 맨친은 이러한 우회책을 포함해, 해외 브랜드들의 특혜를 봐준다면 북미 지역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할 수 없게 되면서 미국 자동차산업을 위협할 것이라 말하며 이를 반대했다. 여기서 말하는 해외 브랜드는 현대자동차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IRA 협상이 이어질수록 매달 수백억 원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현대는, 조지아 공장 건설을 포기하는 것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고 현대자동차 정부 업무 담당 부사장인 로버트 후드는 밝혔다. 즉, 주력 수출 시장인 북미 시장을 포기하는 것도 현대자동차가 고려하고 있는 옵션 중 하나라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조지아주 공장 부지 / 사진 출처 = ‘애틀랜타 중앙일보’
정의선과 바이든 / 사진 출처 = ‘서울신문’

북미 막히면 수출량 급감소한다
현대 입장에선 죽을 맛

물론 이는 단순히 고려 중인 옵션에 불과하다는 말일 뿐, 절대 북미 시장을 완전히 포기한다고는 볼 수 없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수출 판매량의 상당수가 북미 시장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는 울며 겨자 먹기로 IRA를 받아들이거나, 어떻게든 조지아 공장의 건설을 빠르게 진행, 그 기간 동안 IRA 실행 유예 기간을 확보해야 한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에 처한 것이 지금 현대자동차가 처한 상황이다. 어처구니가 없게도 미국 민주당은 조지아주 현대차 공장 준공식에 참여하여 IRA의 성과를 자랑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 보는 이들을 어처구니없게 하기도 했다. 심지어 2022년 한미정상회담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자동차의 105억 달러 투자 약속에 대해 실망하게 하지 않겠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국과 현대차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심하게 맞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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