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내연기관 최후의 날
구형 차를 계속 타고 싶다면?
전동화 컨버전 튜닝 주목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된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전기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직 내연기관 라인업을 대체하기에는 그 수가 한참 부족하지만 불과 10여 년 전에 비해 선택지가 대폭 넓어졌다는 건 분명하다. 한편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 중에서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보단 그때 그 시절 감성을 원하는 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또한 갖고 있는 차에 애착이 커 한평생 타고 싶지만 다가오는 내연기관 퇴출의 날이 두려운 차주들도 있을 것이다. 만약 기존에 타던 내연기관 차의 엔진을 들어내고 배터리와 전기 모터로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 꽤 합리적인 타협점이 될 수 있을 텐데 실제로 내연기관 차량의 전기차 컨버전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있어 관심을 모은다.
글 이정현 기자
에버라티 오토모티브
올드카 전동화 전문
지난 2019년 영국 옥스퍼드셔에서 설립된 ‘에버라티 오토모티브(Everrati Automotive)’는 지속 가능한 맞춤형 자동차 제조사로 주목받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SL이나 포르쉐 911 등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구해와 전동화 파워트레인으로 전환하는 ‘EV 컨버전‘이 이들의 전문 분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주요 가치관으로 삼고 있다.
얼마 전에는 포르쉐 911 카브리올레 964 모델과 전설적인 르망 레이싱카 포드 GT40의 전기차 컨버전을 성공적으로 마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랜드로버 디펜더 및 레인지로버 오리지널 모델의 전기차 컨버전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특히 레인지로버 오리지널 모델은 영국 왕실을 포함한 부유층과 유명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상징적 모델이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복원, 주문 제작도 포함
최고의 기술력 갖췄다
에버라티의 작업 방식은 백지상태에서 새 차를 만드는 수준으로 꼼꼼하다. 고객으로부터 의뢰받은 차량의 모든 부분을 철저하게 분석한 후 고객의 주문 내용을 최대한 반영해 맞춤형 차량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신차 수준의 복원은 기본이다. 전동화 컨버전 작업을 제외하더라도 재규어, 랜드로버, 벤틀리 등 럭셔리 브랜드의 비스포크 부서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배터리는 전기차에서 가장 무겁고 큰 부품인 만큼 형상 및 차체에 배치되는 위치에 따라 차량의 강성과 실내 공간, 주행 특성까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에버라티는 배터리와 3상 AC 모터, 감속기 등의 레이아웃을 이상적으로 설계해 컨버전 차량에 최적의 중량 배분을 실현할 수 있다. 또한 언젠가 고객의 마음이 바뀌어 기존의 내연기관 구동계로 복원을 원할 경우 얼마든지 변환해 준다.
친환경 소재 적극 사용
2억 5천만 원에서 시작
에버라티는 저탄소 가죽 ‘Bridge of Weir’를 포함한 친환경 고급 소재를 인테리어 마감재로 활용한다. 아울러 전문 협력 업체와 제작한 전용 게이지, 실내 트림 등 맞춤형 부품으로 클래식과 미래지향적인 요소를 공존시킨다.
이번에 공개된 랜드로버 디펜더 전기차의 판매 가격은 사양에 따라 18만 5,000유로~22만 3,850유로(약 2억 5천만 원~3억 원), 레인지로버 오리지널 모델은 23만 유로(약 3억 1천만 원)에서 시작한다. 각종 세금과 베이스가 될 내연기관 차량의 가격을 제외한 비용이 이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