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벤츠 사랑 수준이…” 점유율 85.2% 기록한 작년 신차 시장 판매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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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 등 악재 겹친 지난해
수입차 시장은 역대 최대 실적
85.2% 점유율, 유럽차 선호 지속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경기 침체 등 소비 둔화 움직임에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5사 판매량은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반면 수입차 시장 실적은 2021년 대비 2.6% 증가한 28만 3,435대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집계를 시작한 1987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정윤영 KAIDA 부회장은 “2022년 수입 승용차 시장은 반도체 공급난에도 불구하고 일부 브랜드의 안정적인 물량수급, 신규 브랜드 및 다양한 신차 등으로 2021년 대비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28만 고지를 넘은 지난해 역시 유럽 브랜드가 24만 1,449대를 팔며 85.2%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다. 여기엔 국내 소비자들의 최애 브랜드, 벤츠BMW의 피 튀기는 실적 경쟁이 영향을 끼쳤고 벤츠는 12월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김현일 기자

역대 최다 판매량의 벤츠
7년 연속 1위 자리 수성

11월까지 188대 차이로 BMW에 뒤지고 있던 벤츠가 12월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면서 7년 연속 수입 브랜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해 벤츠는 전년 대비 6.3% 증가한 8만 976대의 판매량으로 수입 승용차 시장에서 28.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벤츠가 연간 8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한국시장 진출 이후 처음이다.

벤츠에게 왕관을 선사한 효자 모델은 역시 E클래스와 S클래스 등 고급 세단이었다. E클래스는 지난해 2만 8,318대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모델별 판매량 집계에서도 E250과 E350 4MATIC이 전체 시장 1, 2위를 독식했다. 대형 세단 S클래스는 지난해 총 1만 3,206대의 실적을 올렸는데,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세계 최대 수준이다.

적극 할인 공세 나선 BMW
SUV로 웃었지만 이변 없었다

2016년 이후 7년 만에 1위 자리 탈환에 나섰던 BMW는 주력 모델인 5시리즈를 11~12% 할인하는 등 파격적인 공세를 펼쳤지만 벤츠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22년 BMW는 전년 대비 무려 19.6% 늘어난 7만 8,545대를 팔며 28.2%의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약 2,400대 차이로 석패했다.

비록 1위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결함으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을 털어내고 벤츠와의 양강 구도를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BMW의 최고 인기 모델은 역시 5시리즈로, 지난해 총 2만 1,513대가 팔렸다. 세단 제품군에서 다소 밀리긴 했지만, BMW는 X5 7,406대, X3 6,453대, X4 5,100대 등 SUV의 호실적이 돋보이는 한 해였다.

독3사 축에 못 끼는 아우디
주요 업체 중 최대 낙폭 기록

벤츠·BMW와 함께 독일 3사로 불리는 아우디는 올해 주요 브랜드 중 가장 큰 판매량 하락 폭을 기록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아우디는 2021년 대비 16% 이상 감소한 2만 1,402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7.5%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월별 판매량에서는 이미 폭스바겐과 볼보에 3위 자리를 내주기도 한 아우디는 이렇다 할 주력 모델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우디에서 주목할 만한 판매량을 기록한 모델은 준대형 세단 A6와 전기 SUV Q4 e-트론이다. A6는 12월 1,710대로 월간 실적 3위 모델에 오르며 누적 8,229대의 판매량을 기록, 브랜드 내 3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저온 주행에서 보조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며 국내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았던 Q4 e-트론은 출시 4개월 동안 1,987대가 팔리며 의외의 선전을 보여주고 있다.

티구안의 눈부신 활약
4위 수성한 폭스바겐

지난해 12월, 거의 모든 차종에서 큰 폭의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막판 스퍼트에 나섰던 폭스바겐은 총 1만 5,791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약 10%의 성장을 이뤄냈다. 이로써 폭스바겐과 3위 아우디의 점유율 차이는 지난해 약 4%에서 올해 1%까지 좁혀졌다.

볼보의 끈질긴 추격에도 독일 빅4 라인을 지켜낸 폭스바겐의 효자 모델은 준중형 SUV 티구안이었다. 프로모션 할인으로 3천만 원대에도 구매가 가능했던 티구안은 지난달 무려 1,596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월 판매량 4위에 이름을 올렸고, 누적 6,190대의 실적으로 브랜드 내 4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티구안 다음으로는 2,696대의 제타와 2,431대의 아테온이 뒤를 이었고 전기차 모델 ID.4는 출시 3개월 만에 1,276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주춤했지만 선방한 볼보
테슬라 끼면 TOP5서 밀려

안전의 대명사 볼보는 공격적인 신규 및 부분 변경 모델 투입과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탑재 등 한국 시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5위를 기록했다. 비록 2021년 대비 4.1% 하락한 1만 4,431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1만 5천 대 고지를 넘지 못했지만, 4년 연속 1만 대 클럽에 속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11월 1,304대를 판매해 월간 3위 모델로 반짝 등장한 준대형 세단 S90은 지난해 총 4,361대의 실적을 올리며 브랜드 내 30%의 점유율을 책임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테슬라1만 4,571대의 실적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볼보는 6위에 해당한다. 다만 볼보 산하 폴스타의 활약 역시 뜨겁기 때문에, 누가 5위라고 해야 할지 애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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