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조선의 마이바흐였죠” 사장님들은 무조건 타고 다녔던 국산 최고급 차량들

0
424

조선의 S 클래스였던 세단들
현대차의 플래그십 대형 세단
쌍용의 유일한 세단 라인업

대형 세단이라는 포지션은 각 제조사에서 가장 최고의 주행 성능과 모든 기술력이 집약된 최고급 라인업이다. 현재 모든 라인업에서 대형 세단은 가장 비싼 가격을 가지고 있으며, 세단 중에서도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한다.

과거 국산 대형 세단 중 한 모델은 당시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를 가지고 있었으며, 지금은 2억에 가까운 수준의 대형 세단들이 판매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제작된 대형 세단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유재희 기자

국산차의 첫 대형 세단
현대차의 그라나다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됨에 따라 많은 소비자들은 소형차가 아닌 크고 넓은 차량을 찾기 시작했다. 이때 신진자동차에서는 토요타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고급 세단 크라운을 출시했다. 이후 현대차는 유럽 포드와 기술제휴를 통해 그라나다를 출시하게 되었다. 그라나다는 당시 유럽 시장에서도 독일 포드에서 생산된 최고급 세단이었고, 2.0 V6 고성능 엔진과 파워윈도우, 사륜 독립 현가장치, 유압식 파워 핸들 등과 같은 편의 기능이 제공되었다.

현대 그라나다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최고급 차량’이라고 불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가격이다. 당시 그라나다의 가격은 2,300만 원에 판매되고 있었는데, 그때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가격이 31평 기준 2,100만 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지금 물가로 비교하자면 차량 하나에 15억 원이 넘는 가격대에 차가 판매되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의 대형차들
그랜저와 다이너스티

1980년대 중반에 들어서자 현대차는 중형 세단이지만, 당시 사장님의 성공의 지표로 불리는 1세대 그랜저가 등장하게 되었다. 흔히 ‘각그랜저’라고 불리는 차량은 국산차에서는 볼 수 없었던 MPI 엔진과 ECS 서스펜션, 크루즈 컨트롤 그리고 컴퓨터 기반 조절 풀 오토 에어컨이 적용되었다. 과거 ‘부의 상징’이라는 인식이 크게 박혀,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던 모델이다.

현대차에서 새로운 플래그십 세단의 역사는 그랜저에서 다이너스티로 넘어오게 되었다. 1세대 다이너스티는 2세대 그랜저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되었고, 3.5 V6 엔진을 탑재한 최고급 모델로 인식되었다. 현대차는 에쿠스의 등장 전까지 다이너스티를 최고급 플래그십 차량으로 판매했다.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
1세대 에쿠스

1999년에는 현대차는 본격적인 대형 세단이라고 불릴 수 있는 풀사이즈 세단 에쿠스를 출시했다. 당시 현대차는 미쓰비시와 마지막으로 공동 개발한 차량으로 국산차에서 볼 수 없었던 4.5L V8 엔진이 사용된 대배기량 차량이다.

물론 당시 고급유 개념이 없었던 시절에 일반유를 넣으면 노킹이 심하게 일어나기도 했고, 연비도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것들이 많았다. 최초의 V8 엔진이 사용되었다는 점과 최초로 ESP 즉, 차체자세제어장치가 장착된 차량이었다.

에쿠스의 등장과
같은 시기 등장한 체어맨

당시 현대 에쿠스와 경쟁을 하던 차량은 다름 아닌 SUV 명가 쌍용자동차에 있었다. 쌍용차의 처음이자 마지막 세단으로 불리는 체어맨은 당시 벤츠와 부문별 기술제휴를 맺은 쌍용차에서 만들어지게 되었고, 쌍용차는 벤츠 E 클래스 기반으로 1997년 첫 대형 세단을 선보이게 되었다.

심지어 벤츠의 디자이너 갈리첸 도르프가 체어맨 디자인에 참여해 오프로드 SUV만 만들던 쌍용차에서 나왔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가진 대형 세단이 등장하게 되었다. 또한 쌍용차는 기존 체어맨의 스트레치드 모델 체어맨 리무진도 출시하게 되었고, 꽤 오랜 기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에쿠스와 경쟁하던 대형 세단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EQ900과 G90
제네시스의 등장

현대차는 쌍용차의 체어맨과의 경쟁에 이기기 위해 차별점을 가졌어야 했다. 그 변화에 현대차는 완벽한 후륜구동 자동차 제네시스를 내놓게 된다. 현대차 소속 제네시스 1세대 모델은 5년간 판매를 이어가다가 ‘제네시스’라는 별도의 고급 브랜드로 독립하게 되어 에쿠스의 라인업 대형 세단의 자리를 EQ900으로 메꾸게 되었다.

이후 제네시스의 차명은 G80, G90 등으로 변화하게 되었고, 여전히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대표적인 고급 대형 세단을 만드는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최근 제네시스는 G90 LWB 모델을 내놓았고, 해당 모델은 국산차에서 가장 비싼 가격대인 1억 6,557만 원부터 시작된다. 한때 아파트 한 채 값을 자랑하던 국산 대형 세단은 이제 독일 세단과 비교될 정도의 기술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