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폭망’… 수입차보다 실적 낮다는 르노코리아, 결국엔 이 지경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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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내수·수출 동시 하락
수출 의존도 높은 르노코리아
물류비 상승으로 사업 위기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이 개선됨에 따라 지난달 국내 완성차업계는 전년 동월 대비 소폭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르노코리아는 유일하게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역성장을 거뒀다. 르노코리아는 1월 10,045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4.6% 실적 하락을 겪었고, 이는 내수와 수출에서 각각 52.7%와 10.3% 감소한 수준이다.

르노는 올해 국내시장 신차 투입 계획이 없기 때문에 내수 부진을 떨치기 어려워 보이는데, 그나마 기대고 있는 수출 물량이 감소한 이유는 자동차용 전용 선박 확보난과 높아진 물류비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수출 기지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수출 경쟁력까지 위태로운 르노, 과연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 걸까?

김현일 기자

사진 출처 = “뉴스1”

장기 계약 없는 르노·쌍용
물량 선적할 배가 없다

해운·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쌍용자동차는 자동차를 실어 나를 배를 구하지 못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와 장기 계약을 맺고 있어 선박 확보에 어려움이 없고, 한국GM 또한 본사 차원에서 장기 계약을 맺고 있다.

쌍용차의 경우 기존 운반 선사와 여러 차례 협의 끝에 최근 2년 단위 재계약을 마친 상태인데, 그마저도 직전 계약 대비 2배 높은 대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심지어 가용 물량은 절반 이하로 줄어, 잔여분은 더 비싼 컨테이너선을 활용해야 하는 처지이다. 르노코리아는 상황이 더 심각한데, 관계자에 따르면 본사 도움으로 꾸역꾸역 버티고는 있으나 오른 물류비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이에 따라 본사로부터의 배정 물량 감소를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10배 이상 솟은 해상 운임
중국 여파로 빈 자리 없어

자동차운반선 확보난과 물류비 상승의 원인은 자동차 수출국 2위로 뛰어오른 중국 전기차업계의 영향이 크다. 관계자에 따르면 자동차 운반선은 통상 중국에서 먼저 수출 차량을 선적한 뒤 한국에 들러 남는 공간에 쌍용과 르노의 차량을 싣는데, 중국 물량이 충분하다 보니 한국에는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더불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자동차 수출이 줄면서 선주들이 구형 선박을 처분하는 바람에 수출 회복세에 따라 요금은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클라크슨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자동차 운반선 일일 대여 비용은 2019년 1만 달러(한화 약 1,260만 원) 수준에서 지난달 11만 달러(한화 약 1억 3,860만 원)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협력업체들도 호소문 제출
지자체와 적극 논의 중

르노코리아의 수출 난항에 협력업체들도 정부에 호소문을 냈다. 지난달 르노코리아협력업체협의회는 “세계 각국이 해상 수출입 물류 지원에 나서는데 우리 정부도 전용 선사가 없는 국내 완성차 및 부품 협력업체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부산상공회의소도 정부 차원의 조치와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 6일, 부산시는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간담회를 열어 선사 확보항만 사용료 감면 등을 관계자들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자체 노력과 더불어 정부 및 관계 기관과 함께 중장기적인 대응 방안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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