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9의 파격적인 휠
소비자 반응 엇갈려
유행은 돌고 돈다?

EV9
기아 EV9

자동차 휠은 엔진이나 전기 모터 출력을 노면으로 전달하고 차량 하중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외관 디자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등 여러모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금속 가공 기술이 발달하고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짐에 따라 이전에는 없었던 화려한 디자인의 휠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근 출시된 기아 준대형 전기 SUV ‘EV9‘은 파격적인 휠 디자인이 화제다. 휠 볼트 개수 5개에 맞춘 5 스포크 혹은 그 이상의 멀티 스포크 휠을 흔하게 볼 수 있는 가운데 삼각형, 사각형 디자인이 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를 본 네티즌들의 다양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데, 어째서 이런 디자인이 적용됐는지 가볍게 살펴보았다.

이정현 기자

기아 EV9 휠 / 사진 출처 = “NetCarShow”
3 스포크 휠이 적용된 포드 머스탱 1994년형

3 스포크, 에어로 타입 휠
1980년대에는 대세였다

EV9에는 19인치부터 21인치까지 세 가지 디자인의 휠이 적용된다. 그간 흔히 볼 수 있었던 디자인과 달리 모두 3~4 스포크 형태라는 점이 특징이다. 다소 생소한 모양새지만 사실 이러한 디자인은 과거에 유행한 적이 있었다. 바로 오일 쇼크로 자동차 연료 효율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됐던 1980년대다.

당시 자동차 디자인은 공력 효율을 최적화하기 위해 유선형 디자인이 유행이었다. 공기 저항을 받을 만한 복잡한 장식은 과감하게 덜어냈고 투박한 디자인이 매력적이던 머슬카 역시 예외로 치지 않았다. 휠 역시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원판 형태, 일명 ‘에어로 타입’이 많았는데, 3 스포크 휠도 이때 크게 유행했다.

현대 싼타페 1세대 초기형
미니 쿠퍼 SE / 사진 출처 = “Inside Evs”

안전 문제 등으로 사라져
소형차는 4 스포크가 인기

하지만 3 스포크 휠은 강성 확보를 위해 각 스포크의 면적을 늘릴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브레이크 냉각 성능 저하 등의 문제로 이어졌다. 또한 시각적으로도 안정감이 떨어졌던 만큼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스레 사라져갔다. 과거 현대 싼타페 1세대 모델도 초기형에 3 스포크 휠이 적용된 바 있으나 연식 변경과 함께 5 스포크 휠로 대체된 바 있다.

한편 4 스포크 휠은 소형차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디자인이다. 준중형 이상 차량에서는 휠을 고정하는 너트의 개수가 5개 혹은 그 이상이지만 소형차, 경차는 4개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휠 너트를 기준으로 디자인하기에 4 스포크 및 8 스포크가 이상적이었고 기아 모닝, 프라이드, 미니 쿠퍼 등 소형차에 널리 적용되었다. 다만 미니 쿠퍼 SE의 경우 휠 너트가 5개임에도 4 스포크 휠이 적용되었지만 커버로 휠 너트를 가려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테슬라 모델 3 / 사진 출처 = “Tesla Motors Club”
기아 EV9

다시 유행하기 시작한 이유
“디자인 퇴보하지는 않을까”

EV9, 미니 쿠퍼 SE, 테슬라 모델 3 등 최신 전기차에 에어로 휠이 다시 유행하기 시작한 이유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넘어 효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행 가능 거리를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선 과거 1980년대의 유선형 자동차들처럼 공기역학 성능을 조금이라도 개선해야 하며 그 해답 중 하나가 에어로 휠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기차는 회생 제동 시스템이 기본인 만큼 브레이크 냉각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된다.

기아는 최근 전동화 모델 디자인 방향성에 관해 이야기하며 향후 출시될 전기차에는 EV9처럼 파격적인 디자인의 휠이 적용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공기역학 효율에 치우친 나머지 디자인의 퇴보를 우려하는 반응도 나온다. 당장 EV9만 해도 부정적인 반응이 적지 않으니 두고 볼 일이다.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1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