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준대형 전기 SUV ‘EV9’
실내 디자인에 의문 이어져
화면을 3개나 연결한 이유는?
최근 공개된 기아 준대형 전기 SUV ‘EV9’이 연일 화제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모델 중 최초의 준대형 SUV인 데다가 그룹 최초로 적용되는 사양도 있어 국내외에서 상당한 관심이 쏟아진다.
EV9 콘셉트카의 디자인 요소가 대부분 적용되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는데 인테리어에 관해선 의문점도 적지 않다. 디스플레이를 무려 세 개나 이어 붙인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특히 그렇다. 공조기 컨트롤러를 중간에 끼워 넣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글 이정현 기자
2~3년 동안 급변한 트렌드
공조기 컨트롤러도 터치식
그간 자동차 대시보드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는 계기판과 센터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까지 2가지가 일반적이었다. 이 둘은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대략 2~3년 전 풀 디지털 클러스터가 유행하기 시작하며 둘을 이어 붙이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시인성이 좋고 실내를 넓어 보이게 하는 등 장점이 가득하기에 요즘은 신차에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들어가지 않으면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대시보드, 정확히는 센터패시아에 디스플레이가 하나 더 추가되는 추세다. 바로 터치식 공조기 컨트롤러다. 차종에 따라 센터 디스플레이에 해당 기능이 통합되기도 하지만 보통은 센터 디스플레이 하단에 별도의 작은 터치패널이나 디스플레이로 자리 잡는다.
사용자 불만 이어졌다
EV9에 적용된 방식은?
현대차그룹은 일부 차종에 터치식 공조기 컨트롤러를 적용했다. 기아는 K8과 EV6 센터 디스플레이 하단에 컨트롤러 역할을 겸하는 멀티 터치 패널을 탑재한 바 있다. 공간을 덜 차지하며 간결해 보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디오와 공조기 사이를 전환하는 과정이 추가돼 불편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현대 그랜저와 KG 모빌리티 토레스는 센터패시아 하단에 터치식 공조기 컨트롤러를 탑재했다. 오디오 컨트롤러와 분리되어 있긴 하지만 사용자들은 기존 물리 버튼에 비해 직관성이 떨어져 주행 중 다루기 불편하고 적응이 어렵다며 불편을 토로했다. EV9에는 이를 위한 절충안이 적용되었다.
계기판 옆 위치한 컨트롤러
시선 이동 줄어 안전해졌다
EV9에는 각각 12.3인치 사이즈의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 사이에 5인치 컨트롤러가 들어간다. 덕분에 주행 중 조작 시 시선 이동이 최소화되며 손 동선 역시 최적화되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의 전체 폭이 커졌으니 실내가 더욱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는 덤이다. 센터 디스플레이 하단에는 조수석 탑승자도 풍량, 풍향, 온도 등 간단한 조작을 할 수 있도록 별도의 물리 버튼이 마련됐다.
공조기 컨트롤러를 상단으로 올린 덕에 대시보드 하단 공간을 대부분 수납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변속 셀렉터 역시 현대차처럼 스티어링 칼럼으로 옮겨 센터 콘솔에는 최소한의 버튼만 남겨졌다. 한편 EV9은 5월부터 상세 사양, 가격 공개와 함께 사전 계약에 들어가며 6월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