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80에 또 문제가 발생했다. 출고 이후 배터리 방전 이슈와 변속기 결함 사태가 이어졌는데 최근 GV80 클럽 동호회에선 “2열 공조기가 좀 이상하다”라는 새로운 이야기가 등장했다. GV80엔 230만 원짜리 2열 컴포트 패키지를 선택하면 3존 공조 시스템이 추가된다.
소비자들은 당연히 이것이 1열과 2열을 독립적으로 제어하고 조절할 수 있는 공조 시스템이라고 생각했으나 실제로 GV80에 적용된 3존 공조 시스템은 2열의 ‘온도만’ 독립적으로 제어가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따라서 2열에서 풍량 조절을 하면 1열도 자동으로 풍량이 바뀌는 방식이라 소비자들은 당황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GV80 2열 컴포트 패키지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230만 원짜리
2열 컴포트 패키지
소비자가 원하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제네시스 GV80엔 230만 원짜리 ‘2열 컴포트 패키지’ 옵션이 존재한다. 2열 전동 및 통풍시트와 뒷좌석 전동식 도어 커튼, 3조 공조 시스템, 뒷좌석 목베개 및 화장거울이 포함된 사양으로 230만 원이면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2’ 다음으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고가의 실내 옵션이다.
3열에 아이들이 자주 타고 패밀리카로 활용해야 하는 소비자들은 이 옵션을 대부분 추가했는데 상상하지도 못했던 이슈가 발생했다. 2열 독립 공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실제론 기능 풍량 제어가 독립적으로 되지 않았던 것이다.
GV80의 2열 3존 공조는
풍량 조절이 불가능하다?
논란이 된 내용은 2열 공조기였다. GV80의 기본 사양은 1열에서 2열 에어벤트까지 같이 컨트롤 되지만 2열 컴포트 패키지를 선택할 시엔 2열 독립 공조가 제공되는 것으로 안내되어 있다. GV80의 옵션 목록을 보면 운전석, 조수석과는 별개로 개별 온도 제어가 가능하며 쾌적한 실내공간을 제공한다고 적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온도조절만 가능할 뿐 풍량 조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GV80 동호회 회원들의 제보글을 살펴보면 어느 날 뒷자리에 탑승하고 있던 아이가 2열 공조장치의 풍량 부분을 만졌는데 갑자기 1열에서 바람이 세게 나와버려 매우 당황했고, 자세히 살펴보니 2열과 1열 풍량이 연동되어 같이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결국 온도만 독립 제어가 되는 반쪽짜리 독립 공조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사양별 기능 작동 조건
매뉴얼을 확인해 보았다
GV80의 공조기 사양별 기능 작동 조건 매뉴얼을 한번 살펴보았다. 먼저 ‘5인승 기준’으론 2열 컴포트 미선택 시 1열 공조 패널을 통해 2열 공조제어가 가능하다. 2열 컴포트 패키지 적용 시엔 1열 공조 패널을 통해서도 제어가 가능하고 2열 공조 조절장치로 2열 공조 및 시트/열선 통풍 제어가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여기서 온도만 제어가 가능하다는 말은 없으며 일반적인 기준에서 2열 공조 제어가 가능하다고 하면 당연히 풍량까지 모두 독립 제어가 가능하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7인승’은 3열 에어벤트가 존재한다. 2열 컴포트 패키지 미선택 시 5인승과 동일한 기능에 3열 자체 공조 제어가 가능하며 2열 컴포트 패키지 선택 시 2열 공조 조절장치를 통해 2/3열 공조를 통합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여기에 2/3열 온도 통합 컨트롤이 아닌 공조 통합 컨트롤로 명시되어 있기에 당연히 풍량 조절이 되어야 한다.
GV80 사용 설명서엔
2열 좌석 제외가 적혀있었다
하지만 GV80의 설명서에는 온도 조절, 바람 방향 조절은 앞 좌석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지만 풍량 조절은 2열 좌석은 제외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차량들에선 볼 수 없었던 문구인데 GV80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현대차 측은 이미 GV80의 후석 풍량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풍량 조절이 불가능하고 온도 조절만 가능하다고 하면 완전한 3존 공조 시스템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G90 설명서에도
앞뒤 개별 작동 이야기는 없었다
그렇다면 다른 제네시스들은 어땠을까. 플래그십 세단인 G90은 당연히 2열 독립 공조가 가능하다. 여기엔 풍량과 풍향, 온도 모두 개별 제어가 가능하며 설명서를 살펴보니 앞 좌석과 뒷좌석 풍량 조절 스위치에 대한 설명이 존재했다.
그러나 여기에도 앞과 뒤가 개별적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따로 존재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동호회 회원들은 GV80 역시 G90처럼 당연히 원래는 풍량까지 독립 제어가 되어야 하는 게 맞지 않냐고 주장했다.
팰리세이드도 2열 독립 공조가
완전하게 제공된다
혹시나 제네시스가 아닌 다른 현대차들에도 GV80처럼 2열 독립 공조가 제공되지 않는가 싶어 팰리세이드를 확인해 보았다. 확인 결과 팰리세이드는 2열에 완전한 독립 제어가 가능했다. 여기엔 2열 풍량까지 모두 포함이 되는데 설명서에는 역시 1열과 2열이 개별적으로 풍량 조절이 가능하다는 별도의 멘트는 따로 없었다.
하지만 팰리세이드는 개별적으로 풍량 조절이 가능하다는 멘트가 없었음에도 2열 독립 제어가 가능했고 다른 현대차들도 마찬가지로 같은 표기들이 존재했으나 2열 독립 풍량 제어가 불가능한 차량은 GV80밖에 없었다. 개별적으로 풍량 제어가 되지 않는다면 굳이 2열 독립 3존 공조 시스템이라고 홍보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 회원들의 주장이다.
“GV80은 회장님이 타는 차라서…”
현대차의 답변 들어보니
논란을 키운 건 현대차의 해명 때문이었다. 2열 공조기 이슈를 접한 현대차는 관계자를 통해 불편사항을 접수한 고객에게 “GV80의 2열은 CEO가 타는 차량이기 때문에 후석에서 1열까지 조절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라는 식의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였는데 이에 동호회 회원들은 분노를 터트렸다.
현대차의 해명을 접한 GV80 동호회 회원들은 “회장님이 기사 풍량까지 신경 써주는 차인가 보다”,”그럼 독립 제어가 되는 G90은 뭐가 되는 건지”,”이런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듣고 있어야 한다니”라며 문제에 대한 빠른 해결을 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사람이 앉아있어도
접혀버리는 2열
전동시트도 문제다
공조장치뿐만 아니라 2열 컴포트 패키지에 포함된 ‘전동 리클라이닝 시트’도 문제다. 전동 리클라이닝 시트는 3열 탑승을 편하게 하기 위해 버튼 하나로 2열 시트를 앞으로 당겨 리클라이닝 해 주는 기능이다. 일반적으로는 안전을 위해 사람이 2열에 탑승하고 있으면 기능이 작동하지 않거나 사람을 감지하고 멈춰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GV80은 2열에 앉아있더라도 버튼을 누르면 시트가 자동으로 앞으로 밀리며 접혀버리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벤츠나 여타 수입차들은 대부분 물체를 감지하면 시트가 바로 멈추기 때문에 이런 부분 역시 빠르게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번 마음이 돌아선
소비자를 되돌리긴 쉽지 않다
제네시스 GV80은 출시한지 이제 한 달이 조금 더 지난 시점에 여러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배터리 방전 문제와 최근 이슈가 되었던 변속기 후진 문제, 그리고 이번에 알려진 2열 공조기 독립 제어 문제와 전동시트의 안전 문제 모두 빠르게 개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프리미엄과 최고의 품질을 주장하며 론칭했던 GV80인 만큼 이런 크고 작은 결함들은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일 수 있다. 앞으로 나올 신차들과 제네시스의 미래를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고 정확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이대로 제네시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를 져 버린다면 이를 회복하려 했을 땐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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