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매우 흥미로운 테스트 결과가 공개됐다. 현재 북미시장에만 판매하는 기아 K5 GT와 핸들링 머신으로 유명한 BMW 330i가 맞붙었는데, 결과는 기아 K5의 완승으로 끝났다. 단순한 직진 가속 성능으로만 비교를 한 것이 아니라, 순발력, 코너링, 핸들링 성능 등 종합적인 평가를 진행한 뒤 평가단은 K5 GT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국산차인 K5가 탄탄한 주행성능으로 인정받은 BMW 3시리즈를 꺾었다는 소식에 많은 소비자들이 동요했다. “국산차가 이만큼 발전했다”라며 응원하는 목소리와 “말이 되는 소릴해라”며 이것도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비판을 이어간 네티즌들도 존재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BMW를 성능으로 꺾었다는 기아 K5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실험 대상은 북미에 판매하는
K5 GT와 BMW 330i다
누구든 이런 소식을 들으면 “거짓말하지 말라”며 혀를 찰게 뻔하지만, 실제로 기아 K5가 BMW 3시리즈를 꺾었다. 저명한 자동차 테스트 회사 중 하나인 미국 AMCI는 기아 K5 GT와 BMW 330i 모델 성능을 심층적으로 비교했고, 결과는 K5 GT의 완승으로 끝났다.

해당 테스트를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해 AMCI는 캘리포니아 남부에 위치한 군사 비행장을 찾았다. 드넓은 활주로에서 실시한 여러 테스트에 대한 구체적인 결과 역시 존재한다. 공정한 테스트 진행을 위해 K5 GT와 330i는 모두 기본 사양으로 장착된 타이어를 사용했다. K5 GT에는 245 사이즈 피렐리 P-ZERO 올 시즌 타이어를, 330i에는 225 사이즈 브릿지스톤 투란자 타이어가 적용됐다.

실험 결과를 살펴보기에 앞서, 다소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소지에 대해 정확히 살펴보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북미에 판매되는 K5 GT는 한국에서 만나볼 수 없는 사양이다. 2.5 가솔린 터보 엔진을 적용하여 최대출력 290마력을 발휘하며, 습식 8단 듀얼 클러치가 적용되어 있다. 가격은 3만 490달러부터 시작하며, 공식 제원상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는 5.8초가 소요된다. 구동 방식은 전륜구동이다.

이에 맞서는 BMW 330i는 2.0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하여 최대출력 255마력을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되었다. 가격은 4만 1,250달러부터 시작한다. 공식 제원상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는 K5 GT와 동일한 5.8초가 소요되고, 구동 방식은 후륜구동이다.

애초에 동급도 아닌
두 자동차를 왜 비교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여기서 눈치가 빠른 자동차 마니아라면 “아니 애초에 동급이 아닌 두 차량을 왜 비교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K5는 중형 세단이며, 3시리즈는 D세그먼트 준중형 세단에 속할 뿐만 아니라, 또한 구동방식 역시 K5 GT는 전륜구동, 3시리즈는 후륜구동이기에 정확한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3시리즈와 제대로 비교를 하려면 같은 후륜구동 준중형 세단인 제네시스 G70이나 스팅어 같은 차량들과 비교를 해야 공정하다. 그럼에도 이러한 실험을 진행한 이유에 대해선 명확하게 기술되어 있지 않아 의문점으로 남을 수 있겠다.

직진 가속성능, 1/4마일
주파시간은 K5 GT의 승리
이제 실험 결과를 살펴보자. 먼저 직진 가속 성능이다. 두 모델 모두 트랙션 컨트롤을 끈 상태에서 정지 상태에서 60마일(97km/h)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2021 K5 GT는 5.7초가 소요됐고, 330i는 5.98초가 소요됐다.

1/4마일 주파 시간은 K5 GT가 14.21초, 330i가 14.41초 소요되었으며, 주파 시 최고 속도는 K5 GT가 165km/h, 330i가 159km/h를 기록했다.

횡가속도 측정 결과는 다음과 같다. 180′ 코너에서 측정된 K5 GT의 횡가속도는 0.947g, 330i는 0.920g를 기록했다. 마른 노면에서의 슬라럼 테스트 결과 평균 속도 역시 K5 GT가 근소하게 앞섰다. K5 GT는 96.56km/를 기록했고, 330i는 94.9km/h를 기록했다.

슬라럼 테스트와 180′ 코너 테스트는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 두 가지 환경에서 모두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고속도로 추월 가속, 회피기동 테스트까지 모두 실시한 결과 K5 GT가 330i를 압도하는 결과를 기록했다.

측정된 데이터 결과치만을 놓고
차를 판단한 결과다
AMCI 측은 논란의 여지를 회피하기 위해 측정 코너 및 슬라럼, 회피 테스트 시 동일한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설명했다. 한계점을 찾기 위해 다양한 콘 코스에 대한 진입 속도를 서서히 높여가는 방식으로 실험이 진행되며, 측정되는 성능은 전륜구동과 후륜구동에 대한 느낌이나 주관적인 판단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측정된 데이터 결과치만을 놓고 판단한다고 명시했다.

K5 GT가 330i를 이기지 못한 코스는 젖은 노면에서의 회피 테스트뿐이었다. K5 GT의 젖은 노면에서의 최대 회피 속도는 74.38km/h를 기록했으며, 330i는 74.48km/h를 기록했다. 사실 차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의 수준이다.

그렇게 실험 결과, K5 GT의 완승으로 마무리되었으며, 실험에 참가한 AMCI 테스터들은 “기아 K5가 BMW를 꺾은 것은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 “BMW 보다 10,000달러 더 저렴하지만 이를 능가할 수 있는 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테스트 결과 수치상으로 K5 GT가 BMW 330i를 제압한 것은 사실로 확인되었으니 결과에 승복할지 불복할지에 대한 판단은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 각자의 몫으로 남겨둘 수밖에 없겠다.

“한국차 많이 발전했다”vs
“애쓴다 애써”
네티즌들 사이에선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기아 K5 GT가 BMW 330i를 성능으로 압도했다는 소식이 국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이를 확인한 네티즌들은 열띤 반응을 보였다. 많은 네티즌들은 “짧은 역사에 비해 그래도 대단하다”, “한국 자동차 파이팅”, “BMW 별거 아니었네”, “현대기아차도 기술이 꽤 많이 발전한 건 사실이다”라며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그러나 일각에선 “2.5랑 2.0을 비교하면서 이겼다는 건가?”, “애초에 라이벌도, 동급도 아닌 차를 가져다 놓고 뭐 하는 짓이냐”, “애쓴다 애써”, “K5 많이들 사세요”, “당분간 BMW 잡았다고 난리 치겠다”, “이거도 마케팅의 수단 아니겠냐”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가기도 했다. 기사 서두에도 언급했지만, 해당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각자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해당 테스트가 마무리되고 기사화가 된 시점에 기아차 미국 공식 홈페이지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테스트 결과 K5 GT가 BMW 330i를 능가했다”라는 문구를 메인 페이지에 자랑스럽게 띄워놓았다. K5를 소개하는 상세페이지에 접속해 보면 우측 하단에는 “K5 GT는 330i를 능가합니다”라며 다소 도발적인 멘트까지 추가해 놓은 모습이다.

최근 현대기아차는 북미 시장에서 올해의 차 또는 JD 파워 품질조사 상위권에 안착하는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이번처럼 K5 GT는 자타 공인 핸들링 머신인 BMW 3시리즈를 성능으로 능가했다는 뿌듯한 결과까지 달성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국산차가 예전보다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냐”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이 모든 것이 제조사의 마케팅에 놀아나는 것이라는 의견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BMW를 능가했다는 K5 GT에 대한 독자분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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