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의 2020년은 아주 뜻깊은 한 해가 될 것이다. 2015년에 브랜드가 출범한 이후 5년 만에 글로벌 판매 40만 대를 눈앞에 둘 정도로 최고의 실적을 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브랜드 내 최초의 SUV인 GV80은 가격이 비싼 럭셔리 SUV임에도 불구하고, SUV가 각광받는 추세에 부합하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럭셔리 브랜드라는 제목과 어울리지 않게 출시와 동시에 온갖 결함과 품질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이게 품질경영인가?”라고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GV80에 또 발생한 부품 결함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혁 에디터
일부 조건에서 변속이
정상적이지 않는 문제
첫 번째 문제는 GV80이 국내 시장에 출시된 지 45일 만에 발생했다. 총 823대를 리콜한 이 문제는 ISG 장치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해 변속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던 문제다. 당시 커뮤니티 상에서도 가장 뜨거웠던 문제였다. 차량이 변속기가 D로 놓여있는 상황에서도 후진했기 때문이다.
국토부 측에서 조사한 결과는 운전자가 주차 도중 기어를 P로 놓은 다음 브레이크를 밟으면 ISG로 인해 시동이 꺼지고, 그 상태에서 다시 시동을 걸고 D – R – D 순으로 조작하면 D 모드에서도 차가 후진한다고 밝혔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차로 변경 보조에 발생한 문제
최근 현대차에서 출시된 신차들은 최신 첨단 기술로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장치를 적용한다. 운전자가 차에서 하차한 상태에서 스마트 키 등을 이용해 차를 주차하거나 출차할 수 있는 기능이다.
하지만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해 오작동을 일으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발견되어 리콜 조치를 취했다. 또한 추가로 차로 변경 보조 기능의 고장 시 계기판에 경고 문구가 나타나지 않는 문제 또한 발견되었다.
화재 발생 가능성과
연료 펌프 흠집 문제
인젝터 조립 장비 정렬이 간헐적으로 틀어져 조립 시 인젝터 원형 고무링 손상으로 연료 누유 시 화재 발생 가능성이 발견되었다. 2020년 3월 16일부터 4월 8일까지 생산된 478대 상대로 리콜이 진행되었다.
또한 연료 펌프에 흠집이 생겨 연료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시동이 꺼질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2019년 12월 31일부터 2020년 9월 8일까지 제작된 차량을 대상으로 리콜이 진행되었고 관련 부품 교환이 이루어졌다.
디젤 엔진에 심한 진동이 발생해
출고 중단까지 이어졌다
이미 수차례 리콜을 진행했던 GV80은 6월에 출고 중단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유는 GV80의 디젤 엔진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심한 진동 때문이다. 당시 현대차는 “GV80 디젤 모델 중 일부 차량에서 간헐적 진동 현상이 발견되어 당분간 GV80 디젤 모델의 출고를 중단하며, 관련된 조치를 빠르게 내놓겠다”라고 밝혔다.
이후 2달 정도가 지나고 난 뒤, GV80의 디젤 모델 출고를 재개했다. “GV80 디젤 모델 일부 차량의 진동 현상에 대해, 제네시스는 유효성 검증을 완료하고 조치 방안을 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디젤 차주들은 변속 제어 로직을 업그레이드해 주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출고 중단까지 진행할 만큼 큰 문제임에도 확실한 원인을 밝히지는 않았다.
고압 펌프 부품 불량으로
무상수리를 진행한다
럭셔리 SUV라는 GV80에게 또 부품 결함이 발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GV80과 G80 399대는 특정 기간에 생산된 고압 펌프에서 부품 불량으로 인해 ISG 진입 후 재시동 불량 발생 가능성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상 차량은 2020년 3월 31일에서 2020년 8월 27일 사이에 생산된 GV80 2.5L 터보 모델과 같은 해 4월 1일에서 8월 26일 사이에 생산된 G80 2.5L 터보 모델이 포함된다.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G80에도 문제가 발생했고, 리콜이 아닌 무상수리를 실시한다.
품질경영 외치던 모습과는
정반대 되는 행보
2020년 10월 14일,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선임했다. 정의선 회장은 온라인 취임식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라고 품질경영을 외쳤다. 하지만 이런 외침이 무색하게 바로 결함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품질경영과는 정반대되는 행보인 것이다.
“이전에는 품질 전담 부서가 없었다는 것이냐”
비판이 쏟아지는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 9월에 제네시스 사업부 산하에 제네시스 전 차종과 앞으로 나올 신차 및 전기차 품질을 검수하고 개선하는 품질 전담 조직을 새롭게 등장시켰다. 연말까지 조직을 완성시키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이 부서엔 연구소 소속 인력이 배치되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여 품질을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전에는 품질 전담 부서가 없었다는 것이냐”, “대체 언제부터 품질 얘기했는데 이제야 움직인 것이냐”, “어차피 결함이 또 발생할 거라 기대가 안 된다”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에도 결국 말뿐인
“여론 경영”이다
현대차는 과거에도 언론을 이용한 여론 경영을 펼쳤다. 싼타페에 물이 새는 수타페 논란 당시 확실한 대처를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출범 시기와 겹치면서 그 논란은 자연스럽게 조용해졌다.
또한 아반떼의 내수 차별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수용 차량과 수출용 차량 정면충돌 실험을 진행하여 논란을 종식시키려 했다. 결국 최근 선언한 품질경영도 이러한 방식과 동일한 여론 경영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잘못을 여론으로
덮지 말아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최근 선언한 품질경영은 과거에서부터 반복되어왔던 여론 경영일 확률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품질 전담 부서까지 만들었다고 하니 앞으로 어떠한 행보를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제일 우선인 것은 저러한 대처가 아닌, 진심 어린 사과다. 잘못을 저질렀을 땐 사과가 우선이다. 잘못을 여론으로 덮지 말아야 한다. 소비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특히 기업은 소비자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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