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가에 위치한 나이트나 클럽에선 전체적인 분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드레스코드가 맞지 않는 손님을 돌려보내기도 한다. 그날의 분위기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처사이겠지만, 입장을 거부당한 사람에겐 여간 굴욕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최근, 프리미엄 타이틀을 달고 있는 국산차가 북미에서 비슷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한다. 제네시스 G80과 GV80 소식이다.

북미 시장에 유통된 G80과 GV80에서 결함 가능성이 발견되어 실내 주차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중형 차량도 아닌 프리미엄을 자처한 제네시스의 굴욕에 국내 소비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판매되고 있는 동일 차종에 대한 결함 우려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결함 우려로 지하 주차장 출입을 거부당한 제네시스의 굴욕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현대차는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제네시스를 출범했다
국내 대표 자동차 제조사 현대차는 지난 50년 동안 급격한 발전을 이룩했다. 자체 독자 생산 모델을 출시한 이후로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착수하여 완성차 제조사의 노하우를 착실히 쌓아갔다. 그 결과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70%, 국산차 시장 점유율만 80%를 차지하는 국내 대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현대차의 성장은 국내 시장에서 그치지 않았다. 세계 최대 규모인 북미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하지만 대중 브랜드 현대차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북미 시장에서 품질이 떨어지는 제3국의 자동차로 인식될 위험이 있었다. 때문에 현대차는 일본 제조사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범하여 북미 시장에 발을 내밀었다. 바로 제네시스이다.

작년 초 G80, GV80 출시와 함께
새로운 패밀리룩을 선보였다
그렇게 시작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국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당시만 해도 그랜저, 에쿠스의 상위 모델은 딱히 없는 상황이었는데, 제네시스의 등장으로 고급형 국산차를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킨 것이다.

작년에는 풀체인지를 거듭한 G80과 자사 최초 SUV 모델 GV80을 통해 새로운 패밀리룩을 선보이기도 했다. 두 줄의 쿼드 램프와 전면을 가득 매운 크레스트 그릴은 프리미엄에 걸맞은 중후함을 완성했으며, 높은 가격에도 대중형 차량 못지않은 높은 판매고를 올릴 수 있었다.

GV80은 북미 시장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자사 최초 SUV라는 타이틀을 목에 걸친 GV80은 북미 시장을 견인하기 위한 전략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현대차는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제네시스를 출범했는데, 국내에선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반면 북미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때문에 북미에서 가장 선호되는 SUV 모델을 출시하여 판매량 견인에 나서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현대차의 전략은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었다. 출시 직후인 작년 12월, GV80는 1,459대가 판매되었으며, 이는 제네시스 한 달 판매량의 50%에 달하는 성적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만 놓고 본다면 큰 성장이라 해석도 가능하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G80, GV80 차량을 옥외에
주차하라고 권고했다
그런데 최근, 북미 시장에서 고군분투 중인 G80, GV80에 관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서 두 차량을 옥외 주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동시에 구조물이나 가연성 물질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마치 화재 위험을 암시하는 듯한 경고가 전해지면서, 동일 차종을 이용하고 있는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제네시스 G80, GV80에 대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해당 모델에서 잠재적 연료 누출 가능성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G80과 GV80의 고압 연료 펌프와 연료 레일을 연결하는 튜브의 불량으로 연료 누출이나 화재 발생 가능성이 발견되었다고 전했다.

해당 가능성으로 미국 정부는 현대차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린 상태이다. 리콜 대상 차량은 지난 1월 28일부터 2월 5일까지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며, 그중에서도 가솔린 2.5 터보 4기통 엔진을 탑재한 G80, GV80 모델이다.

현대차는 해당 리콜에 대해 “손상된 나사로 인해 연료 튜브 공정 과정에서 불량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원인을 분석했다. 더불어 “해당 문제로 인한 부상이나 충돌, 사고는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았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현대차는 5월 말부터 고압 연료 튜브를 교체하는 리콜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앞서 ABS 모듈 과전류로 인한 화재 가능성으로 북미 시장에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생산된 모델 총 9만 4,646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진행하라는 명령을 받은 바 있다. 현지 언론은 현재까지 해당 결함으로 인한 인명 피해, 사고 내용은 보고된 바 없지만, 해당 결함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는 3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거기에 이번 결함 가능성으로 인한 리콜 명령까지 더해지면서, 현대차는 한 달 사이 두 번의 리콜 명령을 받는 굴욕을 맛보게 되었다. 한편, 북미 시장에서 결함 가능성이 포착되었던 G80과 GV80 차량이 국내에서 생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동일 차량을 이용 중인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내수 차별 의혹을 제기했다
결함 가능성에 대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우려의 반응을 나타냈다.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이 리콜 대상이면 당연히 국내에서도 동일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아니냐?”, “왜 국내에서는 아무 소식이 없냐?”, “이번에도 내수 차별이냐?” 등의 비판을 이어갔다.

꾸준히 제기되는 내수 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찾아볼 수 있었다. “미국은 고객이고 우리는 호구냐?”, “광고할 땐 같은 차, 리콜할 때는 다른 차인 것 같다”, “국토부도 좀 저렇게 해봐라”, “한국은 물론 이번에도 해당 안 되겠지” 등 네티즌들은 리콜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드러냈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GV80 차량 주행 중 사고를 당한 타이거 우즈의 소식이 세간을 뜨겁게 달구었다. 해당 소식과 관련하여 국내외 언론은 타이거 우즈의 목숨을 구한 GV80의 안전성에 대해 예찬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GV80의 차량 결함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외신에게 안전성에 대한 칭찬을 받고 있는 현대차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이 이런 반응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이 자사 기업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이번 G80, GV80 북미 리콜과 관련해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을 덜어줄 수 있는 명확한 해명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