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 자식을 많이 둔 부모에게 걱정과 근심이 끊일 날이 없을 비유하는 말인데, 최근 현대차그룹의 상황에도 딱 알맞은 속담이다. 많은 차종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이지만, 그만큼 각종 문제로 잠시도 조용한 날이 없는 것이다.

최근 국토부는 현대기아차의 4개 차종에 대해 전자제어 유압장치 내부합선으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으로 인해 또 70만여 대에 가까운 차량을 리콜한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결함까지 현대기아차의 국내 누적 리콜 대수는 110만대를 넘어선 것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는 해외에 이어 국내에서도 터져버린 현대기아차의 리콜사태에 대해 알아본다.

글 김민창 수습기자

제네시스 DH/G80, 그랜저
스포티지, K7 4개 차종이 리콜 대상
국토교통부는 현대기아차에서 생산하고 판매한 4개 차종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돼 리콜한다고 밝혔다. 리콜 대상은 2013년 7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생산된 현대차 제네시스 DH와 제네시스 G80 22만 2,084대와 2016년 6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생산된 그랜저 19만 1,661대이다.

기아차에서는 2015년 3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생산된 스포티지 18만 2,136대와 2015년 8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생산된 K7 10만 4,702대 등 총 70만 583대가 ABS, ESC, TCS를 통합 제어하여 주행 안전성을 유지하는 장치인 전자제어 유압장치(HECU) 내부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돼 리콜이 진행되는 것이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진행된
리콜 대수만 112만여 대
현대기아차는 앞서 지난해 11월, 2018년 2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생산된 투싼 5만 317대와 2018년 5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생산된 스팅어 1266대 등 5만 1,583대를 같은 HECU 합선으로 인한 화재 발생위험을 이유로 리콜한 바 있다.

여기에 올해 2월엔 더 확대된 규모인 2014년 10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생산한 투싼 18만 5,030대와 2016년 11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생산된 스팅어 4,944대 등 총 18만 9,974대를 추가 리콜을 했었다. 결국, 이번 결함으로 인한 리콜까지 합치면 현대기아차의 국내 누적 리콜 대수만 112만여 대에 달한 것이다. “이번 건은 싸게 막을 수 있나 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리콜해줘도 난리”
리콜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얘네는 허구한 날 결함이다”, “엔진오일 감소 같은 중대한 결함은 해결할 생각 않고 저렴한 리콜만 생색내기 한다”, “이번 건은 싸게 막을 수 있나 보다”, “현기는 양파 같다, 까면 깔수록 재밌네”, “그렇지 결함 안 터지면 이상하지”라며 현대기아차를 향한 맹비난을 한 것이다.

그 중 “내 차도 리콜 대상인데 또 연차 써야 하는 거냐”라며 매번 이어지는 리콜에도 질린듯한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도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리콜해줘도 난리, 안 해줘도 난리”라며 국내 여론이 현대기아차에 대한 조건 없는 비판을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국내에만 국한된 결함이 아닌
북미에서도 진행 중인 HECU결함 리콜
현대차그룹의 ABS 및 HECU는 국내에만 국한된 결함이 아닌 북미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작년 2월 국내에선 아반떼로 팔리는 엘란트라와 i30로 팔리는 엘란트라 투어링 모델과 기아 쏘렌토와 세도나라는 이름을 가진 카니발 등 4개 차종 66만여 대가 리콜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9월엔 K5, 쏘렌토, 싼타페, 스팅어 등 78만여 대도 같은 결함으로 인한 화재 위험으로 리콜되었고, 이어 올해 3월엔 스포티지, K7 38만대, 제네시스 G80 9만 대까지 리콜되면서 북미에서도 작년부터 200만대에 가까운 현대차그룹의 차가 리콜 대상에 올라간 것이다. 브레이크액 누출에 따른
화재 발생으로 인한 리콜 시행
최근엔 기아는 K5와 쏘렌토 등 44만대에 자발적 리콜을 진행하며 지난해 12월에 이어 2차 리콜이 이어지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차량의 안전을 위해 리콜 조치를 취한 것이며, 해당 사항은 북미에 한정된 사항이다”라고 전했다. 이들 차량은 브레이크액 누출에 따른 전기 단락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이번 리콜 배경으로 차 안에 탑재된 ‘만도 부품 결함’을 지목했다. 문제가 되는 부품은 브레이크로 알려지면서 만도의 주가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7.28% 급락하기도 했다. 만도 관계자는 “문제가 된 부품이 수거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자사 브레이크 결함 때문이라고 확정 짓긴 어려운 상황”이라 밝혔다. 전자제어 유압장치인 HECU 문제는
주행 안정성 면에서 중대한 결함
전자제어 유압장치인 HECU는 브레이크장치(ABS), 차체자세제어장치(ESC), 구동력제어장치(TCS)를 통합 제어해 주행안전성을 유지하는 장치이다. 결국, 이 HECU 결함 문제는 차를 주행하는 데 있어 주행 안전성 면에서 중대한 결함인 셈이다.

현대차는 리콜 대상 차량에 적용된 기존 퓨즈를 저용량 퓨즈로 교체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 전하며, 저용량 퓨즈는 HECU 내부 단락 발생시 즉시 끊어지며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퓨즈 교체 후 HECU 내부 단락으로 퓨즈가 끊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무상으로 HECU 전체를 교체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기도 했다. 볼트EV, GLE 450 4MATIC
벤자 V6 등도 리콜 대상에 포함
국토부가 발표한 리콜 명령에는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한국 GM에서 수입, 판매한 볼트EV 9,476인데도 리콜 대상에 포함되었다. 해당 차종은 고전압 배터리 완충 시 잠재적 화재 위험성이 있어 지난해 11월부터 충전율을 90%로 낮추는 임시 시정조치를 시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서 수입, 판매한 GLE 450 4MATIC 등 5개 차종 1,177대는 에어컨 응축수 배수 호스 연결부의 조립 불량으로 응축수가 유출될 가능성이 확인돼, 이로 인한 각종 전기장치 합선과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어 리콜이 결정됐다. 한국토요타자동차에서 수입, 판매한 벤자 V6 등 2개 차종 546대는 운전석 도어 전기 배선이 짧아 문을 여닫는 동작이 반복될 경우 사이드 에어백 센서 전기배선이 끊길 우려로, 사고 발생 시 에어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함께 리콜 대상에 포함되었다. 현대차그룹 700,583대
기타 제조사 14,137대
결국, 이번 국토부가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한국 GM, 벤츠, 토요타, BMW 등에서 제작 또는 수입, 판매한 총 22개 차종 71만 4,720대에서 70만 583대가 현대기아차이기에 나머지 제조사들의 리콜 규모는 14,137대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물론, 현대기아차가 자국 기업으로 많이 팔린 만큼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50배가 넘는 수치의 차들에서 결함이 발생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최근 중국, 유럽 등 해외 무대에서 발을 넓히려는 현대차그룹이지만 이런 잡소리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지난 일본시장 진출했을 때의 상황을 모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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