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배드림,노동과세계)

항해 중인 배에 구멍이 뚫려 물이 차오르는 상황이라면, 선원이든 승객이든 구분 없이 모두 힘을 합쳐 물을 퍼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내 몇몇 제조사에서 경영 악화 상황임에도 더 나은 임금, 복지를 요구하며 노사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던 중,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하며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쌍용자동차의 노조가 드디어 기업 회생을 위해 한 걸음 물러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업 안정화를 위해 직원 절반가량이 2년간 무급 휴가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과연 무슨 연유일지,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에서는 쌍용차 노조의 무급 휴가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작년 말, 쌍용자동차는
1,650여억 원의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작년 자동차 시장은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성장세를 보이며 연일 호황을 이어 나갔다. 그런데, 시장의 호황과는 달리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된 한 제조사가 있다. 국내외 금융 기관으로부터 빌린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결국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한 쌍용자동차가 그 주인공이다.

쌍용차는 티볼리의 성공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기록하지 못한 채, 15년 간 꾸준히 적자를 기록하며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 왔다. 상황 타개를 위해 작년, 자사 플래그십 모델 렉스턴을 기존 쌍용차의 이미지에 걸맞은 강력한 외관으로 변신시키며 재기를 노렸지만, 결국 1,650여억 원 상당의 대출금을 갚지 못해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설상가상 쌍용차의 모기업이던 인도 마힌드라 그룹은 지난해 초부터 쌍용차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손을 떼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쌍용차는 마힌드라 그룹을 대신할 새로운 투자자를 모색하며 사전 회생 방안인 P 플랜을 진행하려 했다.

쌍용차의 새로운 주인으로 언급된 곳은 미국의 완성차 판매 업체인 HAAH 오토홀딩스였다. 하지만, 산업 은행의 경영 안정화 지원 거절과 쌍용차의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점이 파악됨에 따라 투자를 철회하면서, 쌍용차는 본격적인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경영 악화 상황에서
노조의 태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뤄지기도 했다
무너질 위기에 처한 쌍용차에 대해 네티즌들은 초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며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를 기원했다. 하지만 기업 회생 절차가 계속될수록 쌍용차를 응원하는 여론은 점차 쌍용차를 비판하는 여론으로 악화되었다. 이는 노조의 태도 때문이었다.

노조는 지난 2009년 총파업 사태를 언급하며, 이번 기업 회생 절차에 있어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표명해 왔다. 이러한 노조의 태도가 기존 국내 제조사의 귀족 노조, 강성 노조에 대한 대중들의 비판적인 인식과 어우러져 쌍용차 노조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쌍용차 노조가 한 걸음 물러섰다
그런데 최근,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던 쌍용차 노조가 무급 휴가에 합의하면서 한 걸음 물러선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기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무급 휴직이 포함된 사 측의 계획을 절반 이상의 노조가 찬성하며 수용한 것이다.

지난 8일, 쌍용차는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노조 내에서 자구책 수용에 대한 찬반 투표가 진행되었으며, 3,224명의 조합원 중 총 1,681명이 찬성하여 52.1%의 찬성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쌍용차는 “이해관계자의 눈높이에 상응하는 노사의 생존 의지를 대외적으로 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사진=노동과세계)

쌍용차의 자구 계획은 2년간 무급 휴직을 진행하되, 1년간은 기술직 50%와 사무관리직 30%에 대해서만 무급 휴직을 시행하며, 추후 경영 상황에 따라 무급 휴직 기간 연장에 대한 협의를 다시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총 4,800여 명의 직원 중 절반가량이 무급 휴직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임금 삭감 및 복리 후생 중단을 2년 동안 연장한다는 내용과 임원 임금을 20% 추가 삭감한다는 내용, 단체 협약 변경 주기를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변경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되었다. 노조가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던 인적 구조조정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노조의 협력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기업과 노조가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처음으로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이제 그만해라, 많이 먹었지 않느냐?”, “노조는 산수도 못하는 거냐? 반대할 명분이 어디 있다고 48%나 반대하는 거냐?”, “참 대단한 노조다” 등, 노조에 대한 반감을 여전히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지원금을 위한 일시적인 처사일 뿐, 상황이 조금만 나아진다면 다시 쟁의에 돌입할 것이란 부정적 전망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금 양보하는 척하다 기업이 인수하면 또 농성을 벌일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꼴이다”, “2년 후 임금, 성과급 인상 안 되면 쟁의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협력하는 척만 할 뿐,
다시 쟁의를 벌일 것이란 반응이다
쌍용차 노조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감은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국내 자동차 제조사의 강성 노조, 귀족 노조에 대한 반감이 축적된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 국외 대비 단체 협약 변경 주기가 짧은 국내에서 자동차 노조와 기업은 꾸준히 불협을 전해온 것이다.

그 결과 국내 제조 노동자의 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으며, 아이러니하게도 차량 생산율은 임금 수준이 10분의 1 정도인 인도보다도 떨어지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때문에 노조가 기업에 협력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해도, 소비자들은 이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쌍용차가 노사 간 협력으로
재기에 성공하길 바라본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 9일 첫 번째 미팅을 열어 매각 일정에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고, 이달 말에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어떤 기업이 쌍용차의 새로운 주인이 될지, 인수 후 경영 안정화를 이루는 데 성공할 것인지 등, 쌍용차의 추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의 행동에 대한 네티즌들의 우려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 정상화라는 과업까지 떠안고 있는 쌍용차를 과연 어떤 기업이 인수하게 될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모쪼록 쌍용차와 노조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번 재기에 성공하길 바란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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