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 샌다’ 구멍이 난 바가지는 언제 어디서든지 새는 것이 당연하듯이, 천성이 그릇된 사람은 어디를 가든지 그릇된 짓을 하기 마련이라는 뜻이다. 현대차는 줄곧 미국시장과 한국시장에서의 다른 행동 때문에 내수차별 의혹을 겪곤 했다. 하지만 이젠 서비스 측면에서 한국시장과 미국시장의 내수차별은 사라진 듯한 모습이다.

최근 미국의 한 지상파 방송국에서 현대차의 문제를 지적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이미 현대차의 서비스 문제는 익숙해 별 관심이 없을 수도 있었겠지만, 미국 사람들에게는 현대차의 이런 태도가 흔한 경우가 아니었기에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온 모양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뉴스는 미국 소비자들 당황하게 한 현대차의 문제 대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김민창 수습기자

(사진=NBC)

투싼 구입한 소비자가
이후 계좌에서 문제가 발생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지상파 방송국인 NBC가 현대차의 결제 오류를 지적했다. 지난달 20일 NBC는 소비자가 현대차 투싼을 구입한 이후 계좌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햄프셔주에 거주하는 소비자는 지난해 현대차 투싼을 샀다고 한다.

자동차 할부 상품을 이용해 투싼을 구입한 소비자는 자신의 계좌에서 매월 5일마다 자동차 할부금이 빠져나가도록 계좌를 연결했고, 이후 자연스럽게 할부금이 계좌에서 알아서 자동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생각했다.

소비자는 현대차 금융사로부터
대금을 연체했다는 통지를 받아
그런데 지난 2월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이 소비자는 현대모터파이낸스로부터 할부금을 7일간 연체했다는 통지를 받은 것이다. 문제를 겪은 소비자는 방송에서 “연체 통지를 받고 은행에 들어가서 계좌를 확인했더니, 할부금이 공제되어 있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내 계좌에서 나가서 현대차 계좌로 입금됐지만, 계좌에 게시되지 않았다”라고 설명을 더 했다. 이에 당황한 소비자는 현대차에 전화해 문의했고, 현대모터파이낸스는 “알아서 처리하겠다”라고 대응했다고 한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 소비자 측의 주장이었다. 폭탄 돌리기 시전한
현대모터파이낸스
결국, 해당 문제로 인해 소비자는 여러 차례 현대모터파이낸스에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해보았지만, 전화를 받은 현대차 측은 계속 본인이 담당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다른 부서로 전화를 돌렸다고 한다.

처음에 전화를 받은 곳은 고객 서비스팀이었다고 한다. 고객 서비스팀에서는 “고객지원팀이 응대할 것”이라고 했다가, 다음엔 고객지원팀에서는 “회계 담당자가 처리할 것”이라고 응대했다. 결국, 소비자는 회계 담당자에게까지 메시지를 남겼지만, 정작 회계 담당자는 회신이 없었다.

(사진=NBC)

미국에 가장 오래된 방송사가 나서자
현대차는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아
이에 당황한 소비자는 우편이나 팩스로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까지 보냈지만, 여전히 현대차 측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문제를 겪고 있는 미국 소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현대차 측에선 아무도 나를 돕거나 도와주지 않았다”라고 방송에 털어놓은 것이다.

결국, NBC는 이 사건을 공론화시켰고 현대차에 직접 전화를 걸어 상황 파악에 나섰는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났다. 미국에 가장 오래된 방송사가 나서자 현대차는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현대차 측은 “실수해서 미안하다”라며 해당 소비자의 문제를 즉시 해결해 주었다.

“미국서도 이 짓거리 하는구먼”
“금융사 잘못이지 현대차는 관계없다.”
라는 반응으로 나뉜 네티즌
이 소식을 들은 국내 네티즌들은 “한국에서는 고객의 잘못이라고 결론 날건데, 미국에서는 확인이 되네”, “나라를 잘못 골랐네, 미국은 기업 편 안 들어줘”, “미국서도 이 짓거리 하는구먼”, “한국에서랑 똑같은 짓 하고 다니는구나”, “국내 서비스가 이제 미국으로 수출되는 지경까지 이르렀구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일각에선 “현대자동차가 아니라 현대파이낸스하고 소비자의 문제인데 왜 현대차를 언급하는지 모르겠네”, “저건 금융사에 따져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반응도 있어 이건 현대차의 잘못이 아닌 금융사인 현대모터파이낸스 측의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었다.

(사진=MBN)

개인이 아무리 문제가 있다고
소리쳐봐야 해결 받기 어려운 상황
하지만 댓글 중 “현기차는 방송을 타야 반응을 하네”라는 의견들도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개인 고객이 아무리 문제가 있다고 난리 쳐봐야 국내에선 꿈쩍도 하지 않았던 현대차그룹이었기 때문이다.

차에서 불이 나도, 엔진에 결함이 있어도, 급발진 문제가 생겨도 현대차는 개인이 내는 목소리는 현대차에 크게 울림이 없었지만, 문제가 꼭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하던지, 굵직한 방송사의 뉴스 보도를 거치고 나면 이에 대해 조속한 대처를 했던 현대차였으니 말이다.

(사진=스타리아동호회)

스타리아 창문 깨짐 현상도
공론화 이후 차량 유리 개선과
보상안 마련했던 현대차
최근 출시한 스타리아의 결함으로 인한 출고 지연 문제도 처음엔 ‘양산 초기 품질 점검’이라는 명목하에 진행되었지만, 몇몇 동호회 회원들이 생산 지연 원인이 차량 창문 깨짐과 같은 결함이 발견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공론화되자, 현대차 측은 차량 유리를 개선함과 동시에 엔진 오일 교환 쿠폰 지급 등의 보상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건 비단 현대차만의 문제라고 보기엔 어렵다. 왜냐하면, 이미 여러 국내 기업들이 일명 ‘폭탄 돌리기’식 업무처리 방식과 사건의 크기가 커지고 공론화가 되고 나서야 전혀 해결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문제들을 금방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다.

(사진=carscoops)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매운맛’이었던 이번 문제
미국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한국 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현대차의 서비스 상태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인식시켜준 사건이 아닐까 싶다. 평소 국내 소비자들에게 현대차에서 발생한 문제가 이 정도쯤이면 ‘순한맛’에 속하지만, 그동안 현대차가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보였던 서비스를 생각한다면 이 정도로도 충분히 ‘매운맛’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현대차도 미국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 길들여졌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번 사건 이후 미국 소비자들이 앞으로 현대차의 매운맛을 더 많이 느끼게 될 것만 같은 기우가 든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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