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산차 시장을 보면 현대차그룹이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 단독으로만 점유율이 40%가 넘으며, 기아, 제네시스까지 합하면 거의 90% 가까이 된다. 나머지 10%를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 3사가 차지하고 있다.

예전에는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의 점유율이 이렇게까지 낮지는 않았으며, 현대차가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이 3사가 어느 정도 대체재가 될 수 있었다. 하니만 현재는 격차가 너무 많이 발생해 대체재가 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선전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가 너무 못하는 부분도 있다.

글 이진웅 에디터

올해 상반기
국산차 판매량
올해 상반기 국산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현대차가 30만 432대, 기아가 27만 8,164대, 제네시스가 7만 2,710대, 쉐보레가 3만 3,160대, 르노삼성이 2만 8,840대, 쌍용차가 2만 6,625대다. 점유율은 현대차가 40.6%, 기아가 37.6%, 제네시스가 9.8%, 쉐보레가 4.5%, 르노삼성이 3.9%, 쌍용차가 3.6%이다.

쉐보레와 르노삼성, 쌍용차는 이번에도 제네시스보다 판매량이 낮다. 셋 중 가장 판매량이 많은 쉐보레가 제네시스의 절반도 안 된다. 심지어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인 벤츠와 BMW보다도 판매량이 낮다.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가
현대차를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옛날에는 현대기아차가 싫어서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를 산다는 말이 어느 정도 먹혔다. 실제로 10년 전인 2011년 자동차 점유율을 살펴보면 현대차 43.5%, 기아 31.4%, 쉐보레 9.0%, 르노삼성 7.0%, 쌍용차 2.5%, 수입차가 6.7%였다. 당시 쌍용차는 마힌드라 그룹에 인수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예외로 하고, 쉐보레와 르노삼성이 지금보다 2배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5년 전인 2016년 자동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현대차가 36.3%, 기아 29.5%, 쉐보레 9.9%, 르노삼성 6.1%, 쌍용차 5.7%, 수입차 12.4%다. 쉐보레는 10%에 근접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르노삼성과 쌍용차도 점유율 5%는 넘겼다. 즉 당시에도 현대기아차가 대세였긴 했지만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의 점유율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판매량이 가장 많은 쉐보레조차 점유율 5%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이 말인즉슨 이들이 현대기아차를 대체해 주지 못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심지어 현대기아차가 별로라서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 중 하나를 산다고 주변에 말하면 바보 취급당할 정도다.

이들이 소비자를 끌어오기 위해서는 현대기아차 대신 선택할 만한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상품성으로 보나 가격으로 보나 메리트가 아예 없다.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가
소비자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선전하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가 소비자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먼저 르노삼성은 SM6를 처음 출시하면서 고급 중형차라는 콘셉트를 표방했으나, 토션빔을 기반으로 한 AM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해 승차감이 좋지 않아 악평을 받았다.

심지어 SM6는 르노 본사에서 주도해 개발한 차가 아닌 르노삼성이 주도해서 개발한 차라는 점이다. 즉 한국 소비자들의 성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개발된 것이다. 물론 외관 및 실내 디자인, 고급 옵션에 대해서는 호평을 받긴 했지만 세단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인 승차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페이스리프트 때 문제의 AM링크는 빠졌지만 여전히 토션빔 서스펜션이 적용되었으며, 르노 탈리스만에는 옵션으로 존재하는 후륜 조향 시스템도 SM6에는 적용되지 않아 혹평을 받았다.

XM3도 작년 출시 이후 상반기에는 큰 인기를 얻었지만 시동 꺼짐 문제 등 기대에 못 미치는 품질을 보여주고 있으며, 인기 트림인 1.3 가솔린 터보는 상위 트림만 존재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1.6은 LE 플러스까지만 있었다. 페이스리프트 이후 1.6 가솔린에도 RE가 추가되긴 했지만 여전히 1.3 터보 풀옵션에 존재하는 일부 옵션은 아예 선택조차 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유럽에서 수입해오는 조에는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해치백 형태인데다 주행거리도 짧은 편이고, 유럽보다 1,000만 원가량 높게 책정되어 혹평을 받고 있다. 작년보다 많이 팔리고 있긴 하지만 월 판매량은 100대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쉐보레는 인테리어가 가장 큰 혹평을 받고 있다. 오죽하면 쉐보레를 좋게 평가하는 사람들도 인테리어만큼은 악평을 쏟아내고 있다. 예전에는 나름 고급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지금은 진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경차인 스파크부터 플래그십 모델인 트래버스까지 인테리어가 비슷하다.

소비자들은 쉐보레가 신차를 출시할 때 제발 인테리어 좀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바뀌고 있지 않다. 한국 GM이 주도해 개발한 트레일블레이저도 인테리어가 다른 차와 비슷하다. 또한 소비자들은 블레이저와 타호 국내 출시를 원하고 있지만 아직 소식이 없는 상태이며, 오히려 주력 모델인 스파크를 내년에 단종시킬 예정이며, 크게 실패한 이쿼녹스 페이스리프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스파크를 대신하는 경형 CUV가 출시될 예정이지만 쉐보레의 실적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다.

쌍용차는 티볼리의 성공에 안주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2019년 출시된 신형 코란도는 티볼리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나와 티란도, 코볼리 등 별명을 붙여가며 혹평 받았다. 더군다나 코란도는 현존하는 국산차 중에서 가장 오래된 이름으로, 쌍용차의 상징과 같은 모델인데 티볼리의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또한 코란도는 정통 SUV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서 많은 소비자들이 직선 위주의 강인한 이미지를 가진 정통 SUV로 출시할 것을 원했으나, 쌍용차는 수익성 문제로 도심형 SUV를 고수했다. 그리고 티볼리가 페이스리프트가 된 이후에는 코란도와 크기만 다를 뿐 상품성은 거의 비슷하다. 이럴 거면 코란도 대신 다른 이름으로 출시했으면 그나마 나았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티볼리 에어를 단종시킨 것도 악수였다. 파생 모델 치곤 나름 괜찮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코란도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티볼리 에어를 단종시켰다. 하지만 소형 SUV 크기가 점차 커지고 코란도의 판매량이 기대 이하를 기록하자 다시 티볼리를 부활시켰다. 하지만 이미 셀토스와 트레일블레이저, XM3 등 경쟁 모델이 시장을 장악한 상태라 옛날과 같은 판매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 외에도 3사 공통으로 기대 이하의 AS를 보여주고 있으며, 르노삼성과 쉐보레는 상황이 어려운데도 노조들은 파업 카드를 꺼내들고 있어 소비자들의 시선이 더 좋지 않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꾸준히 신차를 선보이고 있는 반면, 이들은 신차 소식이 뜸한 편이다.

앞으로도 현대기아차 독주는
계속될 것, 상황이 심각하다
어느 분야든 독점은 대체로 좋지 않은 영향을 가져다준다. 자동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요즘 수입차가 대중화되어 국산차와 비슷한 가격대를 가진 차가 출시되고 있지만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를 완벽하게 대체해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들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보니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독점 체제가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국내에 경쟁자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 경쟁이 이뤄져야 앞으로 나올 차들이 점점 좋아지는데, 경쟁자가 없으면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당장 1톤 트럭인 포터와 봉고3만 봐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데 아직도 풀체인지가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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