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8 / 보배드림

최근 현대자동차 노사가 무분규 타협을 이뤄낸 가운데, 기아의 파업 여부에 소비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로 3년 연속 무분규 타협을 이어가고 있는데, 기아차는 올해 파업이 진행될 경우, 무려 10년 연속 파업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를 안게 된다.

그런데 이 와중에 기아에서 내놓은 요구안이 현대차의 그것과 비교해 더욱 높은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와 화제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지금부터 함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자.

정지현 에디터

투쟁하는 기아 노조 /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차지부 홈페이지

파업권은 이미 확보
10년 연속 파업하나?
최근 기아 노사가 파업 여부를 정할 쟁의대책 위원회를 앞두고 임금·단체협상 교섭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들려와 화제다. 특히 이번 교섭에 기아의 10년 연속 파업 여부가 걸려 있어 더욱 소비자의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한편, 기아 노조는 파업권을 이미 확보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쟁의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았고 최근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선 전체 조합원 2만 8,527명 중 과반인 2만 1,090명이 찬성 표를 던졌다. 따라서 언제든 합법적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경기 광명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 / 중앙일보

요구하는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사 측은 지난 9차, 10차 교섭에서 기본급 월 7만 원 인상, 성과급 200%+350만 원, 격려금 230만 원, 재래상품권 10만 원 등의 제시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노조가 이를 완강히 거부하며 입장 차이를 줄이지 못했는데, 노조의 안은 어떻길래 사 측의 제안을 거부한 것일까?

노조는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제공,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월 9만 9,000원 기본급 인상, 노동시간 주 35시간 단축, 최대 만 65세로 정년 연장 등이 담긴 요구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별도 요구안으로 미래 고용안정을 위한 투자방안, 전기차 전용 라인, 해외투자 철회 및 국내 공장 투자 등도 요구했다고 알려진다.

현대자동차는
3년 연속 무분규 타협
한편, 현대차는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무분규 타협을 이뤄냈다. 각 연도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는데, 먼저 2019년에는 한일 무역분쟁 여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파업 없이 교섭을 마무리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가 지속하는 데다가 반도체 수급 문제로 휴업 사태를 빚는 등 위기가 여전한 것에 노사가 공감해 파업 없이 원만한 합의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 19 여파와 반도체 수급 문제는 기아도 똑같이 겪고 있는 문제에 해당하지만, 기아 측 노조의 생각은 현대차 측과 다른 듯 보인다.

기아는 10년 연속
파업 위기에 놓였다
현대차 노조와 달리 기아 노조는 2012년부터 어떤 상황에서도 매년 파업을 반복해왔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4주에 걸친 부분 파업으로 4만 7,000여 대의 생산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올해도 파업을 진행하게 된다면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갈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K8 등의 인기 모델이 더욱 긴 출고 대기 현상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안 그래도 반도체 부족 현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K8은 이달 기준 생산 요청이 4만 4,000대를 넘어섰지만, 실제 계획된 생산량은 6,350대 수준이다. 이는 지금 K8을 계약하면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수준으로, 파업이 진행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 광주공장 / 안전신문

현대차 이상으로 원하는
기아의 요구안은?
대체적으로 기아 노조 측의 요구안은 현대차 노조와 결이 비슷하다. 기본급 월 9만 9,000원 인상, 최대 만 65세로 정년 연장, 30% 성과급 지급 등이 그렇다. 그런데 기아 측 노조의 요구안에는 조금 다른 사항이 추가 포함된 모습이다. ‘노동시간 주 35시간으로 단축’에 대한 이야기인데, 기본급을 인상하고, 성과급을 받음에도 하루에 7시간만 일하겠다는 의미의 요구로 해석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업계 관계자는 “기아는 지난해 59조 원이 넘는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영업익도 2조 5,630억 원으로 연간 목표치 3조 5,000억 원을 이미 73% 이상 달성했다”라며 “직원들 파업 찬성률이 높은 데다 현대차보다 인당 영업이익이나 성장성 모두 높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의 제시안에 쉽게 만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요컨대 기아 노조가 현대차 노조의 조건, 그 이상을 원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아 평균 연봉은
어느 정도일까?
계약직을 포함하고 임원을 제외한 기아의 전체 평균 연봉은 9,129만 원이며, 평균 성비는 남성이 96%, 여성이 4%다. 평균 근속 연수는 남성이 22년 4개월, 여성이 15년 4개월이며 남성 평균 연봉은 9,208만 원, 여성 평균 연봉은 7,136만 원이다.

최근 5년간 평균 연봉을 살펴보면 2015년 9,702만 원, 2016년 9,568만 원, 2017년 9,313만 원, 2018년 9,048만 원, 2019년 8,637만 원이다. 2020년 평균 연봉은 9,129만 원이다. 물론 이들은 ‘평균’ 수치라는 것을 유념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동종 업계 평균 연봉과 비교했을 때 30% 높은 것은 사실이다.

네티즌 반응 살펴보니
“지겹다 지겨워”
기아 노조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어땠을까? 예상한 대로 썩 좋지 못했다. “다 잘라버리고 새로 채용해라”, “배가 불렀다”, “정신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 “자동차 조립도 제대로 못 하면서 양심이 있냐?” 등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는 모습이었다.

이외에도 “지겹다 지겨워”, “적당히 해라”, “기아 요즘 현대 제치고 잘나가더니 노조도 현대 넘어서려고?”라며 기아 노조에 대한 비판적인 반응을 내비치는 소비자가 많았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비자 사이에서 자동차 업계의 연례행사라고 일컬어질 만큼 매년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바로 노조의 파업이다. 이들의 파업은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미쳐 소비자의 분노가 더욱 거세지는 상황이다.

출고 대기 현상이 심화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게다가 종종 조립 불량도 발견되는 와중에 노조의 파업이 소비자에게 달갑게 다가올 리 없다. 모쪼록 제조사에도, 소비자에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협상이 잘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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