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자동차 시장 내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한국 GM, 그러나 조금이나마 판매량 회복의 조짐을 보여주고는 있다. 2019년부터 전반기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인데다가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온라인 판매를 도입하여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 GM과 관련해 또다시 불미스러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달 내로 국내에 방문하기로 했던 GM 본사 임원들이 노조의 행보를 이유로 방문을 취소하고 말았던 것이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김성수 에디터

현기차를 제외한 국산 제조사 중
가장 많은 판매량으로까지 성장했다
한국 GM, 쉐보레의 국내 판매량이 상당히 저조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실적에 난항을 겪는 르노삼성과 쌍용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수준이다. 연간 판매량에선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보다도 판매량이 저조하기 일쑤다.

더욱이 쉐보레의 주력 판매 차종이 스파크와 트레일블레이저와 같은 경차 및 소형 SUV가 대부분을 차지하기에 기대 수익 역시 상대적으로 아쉬울 따름이다. 그럼에도 한국 GM의 판매량은 조금씩 호전될 기미를 보여오긴 했다.

2019년 쉐보레는 전반기 동안 총 35,567대를 판매하여 국산차 판매 점유율 4.8%를 차지했다. 2020년에는 0.4% p가 상승한 5.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총 41,092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올해 2021년에는 2020년에 비해 0.7% p가 감소한 4.5%의 점유율, 33,160대의 판매량을 보이긴 했지만, 판매량 1위의 현대차, 2위의 기아, 3위의 제네시스 다음으로 4위에 올라서는 성적을 거두었다.

판매 실적만 살펴본다면 아직까지 쉐보레의 완전한 상승세라 보는 것이 무리가 있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는 현대기아차 외의 제조사로 쉐보레가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위치까지 올라섰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만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쉐보레는 최근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인상적인 행보를 예고하여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 바로 신형 쉐보레 볼트 EUV를 온라인으로 판매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를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경향이 강했던 국내 시장 분위기임에도, 한국 GM은 이런 업계 관행을 과감히 깨뜨리고 영업 일선의 직원들을 설득해내면서 매우 이례적인 성과를 내 업계 관계자들은 인상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GM 본사 / 사진=GM)

계속되는 노조의 압박에
본사도 강경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만 살펴본다면 그래도 아직 희망이 보이는 한국 GM이어야 할 것이지만, 본격적으로 다룰 이야기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최근 미국 GM 본사 임원들의 언행이 국내 자동차 업계에 큰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내 예정되어 있던 미 본사 GM 임원진들의 한국 방문 일정이 전격 취소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유는 다름 아닌 지난달 27~28일 실시된 한국 GM 임금협상 잠정 합의한 노조 찬반투표에서 절반이 넘는 51.15%의 노조원이 반대 표를 제출해 부결되었던 것 때문이다.

(한국 GM / 사진=연합뉴스)

부결된 합의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기본급 월 3만 원 인상, 일시·격려금 450만 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지만, 노조 측의 기본급 월 9만 9000원 인상, 통상임금의 150% 성과급 지급, 격려금 400만 원 지급 등의 요구에 크게 미치지 않아 반발을 샀다고 전해졌다.

이에 특히나 더 인상 깊은 점은 GM 본사 측의 반응이다. 부결 이후 진행된 단체교섭에서 노조는 방문 취소 이유를 따졌으나 사 측은 이에 대해 “합의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라며 “임금교섭 중 방문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직접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 사진=한국지엠)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역시 “GM 본사 최고 경영진의 방문은 중요하다”라며 “임금협상이 먼저 타결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GM 측은 그간 쌓아온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출하였는데, 제너럴모터스 본사 고위 임원 도닉 맥도웰 노사관계 총괄부사장은 “노사 갈등으로 공장 가동이 멈추는 일이 반복되면 한국GM은 매우 불리해질 것”이라 말했다.

이어 노조 지도부를 향해 “세계 40개 GM 공장이 물량을 따내려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라고 직접적인 압박을 가했다. 매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과정에서 파업을 되풀이하는 곳은 한국밖에 없으며, “한국 공장은 멕시코 공장에 비해 인건비가 높고, 파업이 잦아 생산과 관련한 확신을 주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국 GM 노조 / 사진=연합뉴스)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은 “한국GM 노조 관계자들이 멕시코 실라오 공장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궁금하다”고 묻기도 했다. 본사 임원들은 공통적으로 불안한 노사관계를 지적하며 계속된 불신이 결국 한국 GM의 일감을 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보였다.

(기아 임단협 상견례 현장 / 사진=뉴시스)

끊일 줄 모르는 노조 논란
자동차 산업에 악영향 불가피
네티즌들 역시 이번 사건에 대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다 진짜 철수해도 할 말 없다”, “솔직히 GM 측에선 철수해도 아쉬울 거 전혀 없다”, “자멸하겠다는 거 누가 막나. 하루빨리 철수하는 게 GM을 위한 길이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노사 간 갈등으로 인한 이슈가 자동차 업계만큼이나 빈번하게 나타나는 업종도 찾아보기 힘들다. 기아 역시 파업이 가시화에 돌입해 10년 연속 파업 위기를 앞두고 있다. 어느덧 노조의 파업이 연례행사가 되어버린 지금, 노조가 이제는 자동차 산업의 발전에 위협으로 다가오게 된 건 아닌지 회의적인 인 기분이 드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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