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포착된 미국산 스쿨버스 / 네이버 남차카페 ‘민준혁’님 제보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의외로 스쿨버스가 자주 나온다.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여도 그 존재감은 엄청나다. 앞쪽에 엔진이 장착된 프론트엔진 형식이며, 덩치도 상당히 큰 편이다. 특히 미국에서 스쿨버스는 그야말로 도로 위의 신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데, 스쿨버스가 정차할 경우 긴급자동차 외 모든 자동차는 반드시 정차를 해야 하며, 각 주나 도로 상황에 따라서 반대 차로에 있는 차도 정차해야 한다.

미국에서나 볼 법한 스쿨버스가 최근 국내에도 포착되었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디자인에 차량 상부에 큼지막하게 적혀있는 SCHOOL BUS 문장은 시선을 끌기 충분하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국내에서 포착된 미국산 스쿨버스에 대해 살펴본다.

글 이진웅 에디터

국내에서 포착된 미국산 스쿨버스 / 네이버 남차카페 ‘민준혁’님 제보

국내에서 포착된 스쿨버스
실버라도를 개조한 차량
이런 미국 스쿨버스가 최근 국내 도로를 주행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해당 스쿨버스는 쉐보레의 픽업트럭 실버라도를 개조한 것이다. 이 차가 아니더라도 미국에 있는 스쿨버스는 일반적으로 트럭을 개조해 활용하고 있다. 드물게 일반 버스 모델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실버라도가 크긴 하지만 버스로 활용할 만큼의 크기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스쿨버스에 활용된 실버라도는 그중에서 가장 큰 헤비 듀티 4500모델을 활용한 것이다. 미국의 픽업트럭은 크기가 상당히 다양하게 있는데, 헤비듀티라고 불리는 픽업트럭은 웬만한 상용차와 비슷한 크기를 가진다. 4500쯤 되면 그 큰 실버라도 일반 모델이 귀엽게 보일 정도의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한다.

국내에서 포착된 미국산 스쿨버스 / 네이버 남차카페 ‘민준혁’님 제보

실버라도 4500에는 6.6리터 듀라맥스 V8 디젤엔진이 탑재된다. 크기도 그렇지만 무게도 매우 무겁기 때문에 디젤 엔진만을 사용한다. 최고 출력은 350마력, 최대 토크는 94.5kg.m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엘리슨 사의 6단 변속기를 사용한다.

실버라도 4500은 미국의 상용차 업체인 나비스타와 공동 개발했으며, 소비자에 맞게 적재함을 구성할 수 있도록 기본적으로는 적재함이 빠진 상태로 출고된다. 해당 스쿨버스도 우선 섀시만 출고한 후 특장차 개조 전문 업체에서 버스 차체를 올린 것이다.

국내에서 포착된 미국산 스쿨버스 / 네이버 남차카페 ‘민준혁’님 제보

실버라도 헤비듀티를 개조한 차량인 만큼 전장은 다른 스쿨버스와 비교해 짧은 편이며, 커다란 점멸등과 스쿨버스 표시, 후방 비상문도 그대로 적용되어 있다.

법적으로 스쿨버스에 해당하는 요건을 모두 갖추었기 때문에 국내에서 통학 버스로 운행 가능하며, 실제로 한 유치원에서 실제로 운용하는 모델이라고 한다. 해당 모델 외 미국 스쿨버스를 수입해 국내에서 통학 버스로 활용하는 곳이 몇 곳 더 있다.

미국 도로에서
신이라고 불리는 스쿨버스
국내에서 통학버스는 많은 운전자들이 크게 신경 쓰지 않거나 그냥 지나가는 하나의 자동차 정도로 인식하는 반면 미국의 스쿨버스는 그야말로 도로 위의 신이라고 불릴 만큼 절대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일단 스쿨버스와 관련된 법이 국내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한데, 일단 점멸등이나 스톱 표지가 작동하면 무조건 정차해야 한다. 추월도 허용하지 않는다. 편도 2차로 도로라면 반대쪽 차로에 있는 차도 정차해야 한다.

다만 편도 3차로 이상 도로나 중앙분리대가 있는 도로에서는 주에 따라서 반대편 차로의 차량은 진행이 가능한 경우도 있으며,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 등의 긴급자동차는 긴급출동인 경우에 한해 스쿨버스를 추월 가능하다.

이를 어길 경우 경찰관은 즉시 단속하러 쫓아가며, 벌금은 250달러, 면허정지 60일, 벌점 5점이 부과된다. 참고로 미국은 벌점 6점이 넘으면 정지되는데, 스쿨버스 추월은 면허정지와 벌점을 동시에 부과할 정도로 엄격하게 보고 있다. 또한 첫 위반한 운전자라면 스쿨버스와 관련된 시험을 치러야 한다. 스쿨존에서 과속하면 500달러 이하와 벌점 3점이 부과되며, 2회 이상 어기면 면허정지 60일 처분을 받는다.

교통법 외에도 스쿨버스 차체도 상당히 튼튼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스쿨버스는 대체로 올드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서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군용차와 맞먹을 만큼의 강도를 자랑한다. 장갑차에 적용되는 강판을 사용하며, 미국은 총기 소지가 합법인 국가이다 보니 방탄 처리까지 되어 있다. 또한 사고가 났을 때 탈출을 위한 비상문과 비상 창문이 장착되어 있으며,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연료탱크도 특수 처리가 되어 있다.

하지만 차체가 튼튼한 것과는 별개로 안전성은 최악인 편이라고 한다. 장애인이 타는 스쿨버스는 안전벨트가 적용되어 있지만 일반 학생이 타는 스쿨버스의 대부분은 안전벨트가 없다. 실제로 충돌 테스트를 진행해본 결과 처참했으며, 특히 전복 사고에서는 더욱 최악의 안전성을 보여줬다. 안전벨트가 장착된 스쿨버스는 안전성이 꽤 높은 편이라고 한다.

국내 스쿨버스 / 뉴스토마토

어린이 안전만큼은
확실히 책임지는 미국
국내도 개선이 필요하다
미국은 스쿨버스와 관련된 규정이 꽤 엄격하지만 이것이 다 미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일반 운전자들은 어린이가 타고 내릴 때 스쿨버스를 추월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미국 운전자들은 이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으며, 누구 하나 불합리한 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점을 보면 한국의 어린이 통학버스와 관련된 법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안전성은 둘째치고 운전자들의 인식이 아직 부족한 편이다. 도로교통법에 어린이 통학버스가 도로에 정차해 점멸등이나 스톱 표지가 작동할 경우 일시정지해야 된다는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로를 살펴보면 이를 지키는 차를 볼 수 없다. 서행해서 지나가면 그나마 다행인 정도이며, 고속으로 쌩쌩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

국내 스쿨버스 / 뉴스토마토

또한 어린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가 오히려 제한속도와 신호를 서슴없이 위반하고 심지어 난폭운전에 보복운전을 하는 사례도 있다. 그렇다 보니 몇몇 운전자들은 어린이 통학버스를 시한폭탄과 똑같은 존재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의 어린이들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미래의 한국을 책임지는 만큼 안전의식 개선이 필요하다. 어린이 통학버스 추월 금지에 대한 규정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다 보니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개편이 필요하며,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의 철저한 안전교육과 법규 위반이 적발될 경우 처벌 수위를 대폭 높이는 등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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