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실물 / ’캐스퍼 오너스 클럽’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은 현대 캐스퍼, 하지만 막상 공개된 후에는 가격 논란에 휩싸였다. “위탁 생산에 온라인 판매하면서 가격은 레이보다 비싸다”, “경차가 이제 2천만 원을 돌파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에 단가 후려치고 딜러 마진 없는 거 현대차가 그대로 꿀꺽하려는 건가” 등 여러 반응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 인기는 상당하다. 사전계약 첫날 1만 8,941대가 계약되어 현대차 내연기관 중 사전예약 최다 기록이라고 한다. 가격 논란에도 불구하고 캐스퍼가 인기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글 이진웅 에디터

캐스퍼 실물 / ’캐스퍼 오너스 클럽’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광주형 일자리로 차값 낮춘다며
실제로는 레이보다 비싸게 책정
캐스퍼가 공개되기 전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의 낮은 인건비와 온라인 판매를 통해 딜러 마진을 없앰으로써 가격을 낮추겠다고 말한 바 있었다. 심지어 이를 위해 노조 반대도 무릅쓰고 온라인 판매를 확정시키기도 했다.

이전에는 800만 원부터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는 인도 시장에 판매하는 기본 가격임이 밝혀졌고, 단종된 다마스도 기본 가격이 800만 원을 조금 넘었던 점은 감안하면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그렇다 하더라도 적어도 모닝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약간 낮게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캐스퍼 실물 / ’캐스퍼 오너스 클럽’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하지만 실제로 공개된 캐스퍼의 가격은 레이보다 비싼 1,385만 원이었다. 경차 판매량이 점차 낮아지는 가운데 경차 시장을 부흥시키겠다며 나온 캐스퍼가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책정되면서 소비자들은 깜짝 놀랐다.

SUV가 세단이나 해치백보다는 가격이 비싸다지만 경차다 보니 원가 차이가 그렇게까지 많이 안 나며, 기본 옵션이 어느 정도 보강되어 있긴 하지만 빠진 부분도 많아 도대체 가격을 어디서 낮춘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캐스퍼 실물 / ’캐스퍼 오너스 클럽’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가격 논란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캐스퍼의 시작 가격인 1,385만 원에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하이빔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등 ADAS 사양이 기본 장착되어 잇고, 4.2인치 컬러 클러스터와 크루즈 컨트롤이 기본으로 들어가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조수석 선바이저 거울과 리어 와이퍼가 없고, 인조가죽 시트는 기본 스마트 트림에서는 선택조차 불가능하며, 스피커도 2개밖에 없다. 모닝과 레이도 마이너스 트림을 제외한 기본 트림에는 리어 와이퍼와 스피커 4개는 기본으로 준다.

캐스퍼 실물 / ’캐스퍼 오너스 클럽’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거기다가 모닝도 기본 트림에서 드라이브 와이즈 1 넣으면 전방 충돌 방지 보조와 4.2인치 클러스터가 들어가며, 심지어 캐스퍼 기본에는 없는 후측방 충돌 경고와 후방 교차 충돌 경고가 추가된다. 드라이브 와이즈 2를 넣으면 전방 충돌 방지 보조가 보행자까지 대응하고 차로 유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에 크루즈 컨트롤까지 추가된다. 후측방 충돌 방지 경고와 후방 교차 충돌 방지 경고는 보조로 업그레이드된다.

이 두 개만 추가해도 캐스퍼 기본 옵션보다 85만 원이나 낮으면서 옵션은 오히려 더 좋고, 70만 원짜리 멀티미디어 패키지를 넣으면 내비게이션은 없지만 요즘 스마트폰은 다 가지고 있고, 거치대는 대부분 구입해 장착하니 이걸로 대체하면 되고,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와 후방 모니터, 샤크핀 안테나, 블루투스 및 스티어링 휠 리모컨이 추가된다. 캐스퍼의 저렴해 보이는 오디오 시스템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오디오 시스템이 구축된다. 그럼에도 캐스퍼보다 조금 저렴하다.

캐스퍼 실물 / ’캐스퍼 오너스 클럽’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SUV의 넓은 공간 활용성도 경차에서는 큰 장점이 되지 못한다. 제한된 크기를 최대한 활용해야 되다 보니 크기가 모닝이나 캐스퍼나 거의 비슷하다. 전장, 전폭, 휠베이스가 동일하고 전고는 캐스퍼가 더 높긴 하지만 지상고도 높기 때문에 실내 공간은 캐스퍼나 모닝이나 거의 비슷하다. 오히려 휠베이스 더 길고 전고가 높은 레이가 공간 활용성이 더 좋다.

모던 트림 이상으로 올라가면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와 격차가 줄어든다. 모던 기본 모델은 아반떼 수동 모델과 동일하고, 거기에 멀티미디어 내비 플러스를 추가한 가격으로는 아반떼 자동 모델도 구매 가능하다. 물론 깡통이긴 하지만 캐스퍼 모던 트림 대비 가죽시트, 버튼 시동, 열선 및 통풍 시트가 제외된 것 차이밖에 없다. 거기에 인조가죽시트는 25만 원이면 추가 가능하다. 공간 활용성과 거주성 부분에서는 아반떼가 훨씬 압도적으로 좋다. 풀옵션으로 가면 아반떼에도 나름 괜찮게 탈 수 있을 정도의 옵션 구성이 가능하다.

기존 경차에
지겨웠던 소비자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스퍼의 인기는 상당히 높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기존 경차에 소비자들이 지겨워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경차 종류가 상당히 적었다. 모닝과 스파크, 레이가 10년 이상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다. 경상용차로 다마스와 라보가 있었지만 이들은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차는 아니기에 제외했다.

일본은 경차 천국답게 해치백은 물론 박스카, SUV, 스포츠카 등 다양한 형태가 있는 반면, 국내는 모닝과 스파크가 해치백 형태, 레이가 박스카 형태로 종류가 적었기 때문에 더 지겨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레이는 2011년 출시 이후 페이스리프트만 한번 거치고 풀체인지는 없었다.

이런 와중에 경형 SUV로 출시된 캐스퍼는 더욱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크기나 형태를 보면 사실 모닝의 전고를 높인 것에 가깝긴 하지만 어쨌거나 새로운 형태의 경차가 등장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거기다가 SUV는 요즘 레저 활동으로 인해 많이 찾고 있다 보니 예전부터 소비자들이 경형 SUV 출시를 요구해왔었는데, 현대차가 이번에 그 요구에 응답한 것이다.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젊은이들 마음을 사로잡았다
두 번째 이유로 개성 있는 디자인이 있다. 경차는 성격상 젊은이들의 수요가 많은데, 젊은이들은 디자인에 대해 더 신경 쓰는 편이다. 심지어 디자인이 판매량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아반떼가 그랬다.

캐스퍼 역시 주 타깃을 젊은이들로 잡았던 탓에 현대차 쪽에서 디자인에 더욱 신경 썼다. 전면 디자인은 기존 현대차 패밀리룩을 깨고 독자적인 디자인을 가졌으며, 원형 헤드 램프, 파라 매트릭 패턴을 가진 테일램프, 볼륨감이 돋보이는 휀더, 도어 패널과 연결된 B 필러 등을 적용했다.

터보 엔진이 장착된 액티브 모델은 원형 인터쿨러 그릴과 매시 타입 그릴을 적용하고, 디퓨저 타입의 리어 스키드 플레이트 등 전용 디자인이 적용되어 역동성을 강조했다.

특히 캐스퍼 디자인은 여성들에게 호평을 많이 받았다. 여성들은 미니쿠퍼나 비틀 등 작고 귀여운 디자인을 가진 차를 선호하는데, 캐스퍼 역시 여기에 해당되었다. 실제로 커뮤니티 등에서 여성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물론 디자인은 개인차가 있다 보니 너무 튀는 것 같다며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경차 치고는
꽤 훌륭한 옵션
캐스퍼 풀옵션은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그만큼 경차 치고는 옵션이 풍부하다. 일단 ADAS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 하이빔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전방 차량 출발 알림이 기본이며,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가 옵션으로 들어간다. 또한 경차 최초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되는데, 내비게이션 기반으로 작동되는 기능까지 갖췄다.

그 외 기존 경차들이 14인치 휠부터 시작했다면 캐스퍼는 15인치 휠부터 시작하며, 옵션으로 17인치 휠을 선택 가능하다. 그 외 퍼플 색상만 나오지만 앰비언트 라이트가 있고, 인조가죽, 1열 열선 시트, 운전석 통풍 시트, 4.2인치 컬러 클러스터, 스마트키, 2WD 험로 주행모드, 1열 풀 폴딩 시트, 2열 슬라이딩 및 리클라이닝 시트 등이 적용된다. 경차 치고는 풍족하다 못해 넘칠 정도의 구성을 갖추고 있다.

초반 인기는 끌었지만
이를 계속 이어갈지는 의문
캐스퍼는 가격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단 초반 인기를 끌어내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이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분위기를 그대로 계속 이어가지 않으면 캐스퍼가 실패한 모델이 됨에는 물론 광주글로벌모터스가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캐스퍼가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경차이긴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초년생도 기본적으로 아반떼부터 생각하며, 대형차들의 판매 비중이 다른 나라 대비 큰 편이다.

거기다가 경차 가격도 점차 오르고 있으며, 경차 혜택도 점차 줄이고 있다. 원래 경차를 사면 취등록세가 면제였지만 현재는 50만 원까지만 면제되며 유류비 환급도 2023년 12월 31일까지 적용된다. 이후에 연장이 될지는 알 수 없다.

나중에 혜택이 더 줄어들면 경차를 살 메리트가 없어지기 때문에 캐스퍼뿐만 아니라 경차 시장 전체가 죽을 수 있다. 당장 지금도 캐스퍼 상위 모델은 경차 혜택을 제외하면 옵션이 부족하긴 해도 다른 선택지가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