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값은 3배, 세금은 1/8배
그랜저, 테슬라 자동차세 비교해보니
벤츠, BMW등 여러 수입차들도 놀라운 결과

빠르게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트렌드에 여러 제조사들 역시 빠르게 전기차를 출시하며 템포를 맞춰가고 있다. 전기차의 성능이 이제는 주행거리 500km를 가뿐히 뛰어넘고 내연기관차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수준의 모델도 속속들이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발 빠르게 시장 트렌드에 맞춘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산업이지만, 아쉽게도 그 흐름에 따라오지 못하는 요소가 하나 있다. 바로 제도적 측면이 그것인데, 전기차에만 국한되지 않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분위기와는 달리 제도는 이에 발맞추지 못한 구시대적 책정 방식이 이어지고 있다.

김성수 에디터

배기량에 따라 각기 부과되는 자동차세
지방 교육세도 포함된다
현재 시행 중인 대한민국의 자동차세를 매기는 현행 지방세법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현 자동차세를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법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상당한데,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에서 자동차를 소유한 개인이라면 누구라도 자동차세를 지출하게 된다. 전혀 운행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소유한 재산으로 치부되어 정기적인 지출을 피할 수 없다. 경차는 보통 1년 중 6월 한 번만 지출하며 이외에는 보통 6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자동차세가 부과된다.

자동차세는 정부에 납세하는 국세가 아닌 기초 자치단체에 납부하는 지방세다. 자동차의 연식이 쌓여갈 때마다 자동차세는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신차 출고 이후 등록 연도부터 3년 이후엔 5% 할인이 시작되고 50%까지 할인이 되고 나면 그 이상은 감액되지 않는다.

할인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현 부과 방식은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차량의 배기량에 따른 차등적 세금이 부과되게 되는데 1,000cc 미만 경차는 cc당 80원의 세금이, 1,600cc 미만 준중형은 cc당 140원의 세금이, 1,600cc 이상의 중형은 200원이 부과된다. 여기에 1,000cc 미만 경차 외에 추가로 30%가 가세되어 부과되므로, 1,600cc 이상 모델의 경우는 결과적으로 cc당 260원이 부과된다.

이 같은 단순 누진세율 부과 방식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소 아이러니한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단순 배기량만 두고 부과되는 방식이기에 차량 자체의 가격과는 상관없이 세금이 부과되어 일반 국산 승용 모델보다 배의 가격대인 고급 수입 모델이 자동차세에서는 배 이상 저렴한 결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 자동차 시장은 다운사이징 엔진 및 전동화 모델들이 활성화되면서 배기량이 지니는 수치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자동차세는 이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선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수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S 클래스는 그랜저에 비해 약 9만 원
모델 S는 8배나 저렴하다
이 같은 부과 방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을 살펴보자. 먼저 대표적인 사례로 그랜저와 벤츠 S 클래스에 부과되는 세율에 문제가 발생한다. 3,342cc 그랜저 3.3L 가솔린 모델의 경우 지방교육세 포함 연간 자동차세 납부 비용은 868,920원이다.

반면 2,999cc의 벤츠 S 클래스 3.0L 가솔린 모델의 경우 마찬가지 연간 자동차세 납부 비용은 지방교육세 포함 779,740원으로 약 9만 원 가량 더 저렴하다. 기본 모델의 가격이 약 3,300만 원인 그랜저에 약 1억 7,000만 원의 벤츠 S 클래스보다 더 많은 세금이 부과된다.

차량 자체 가격만 보면 5배가 넘는 수준이지만 현 자동차세 부과방식에서는 차량의 자체 가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자동차세 부과 방식의 애매한 문제는 전기차의 경우 더 큰 경향을 보인다. 전기차의 경우에는 아예 배기량 자체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전기차와 같이 배기량이 없는 경우, 현행 지방세법에서는 일률적으로 승용차 기준 단일 10만 원만이 부과된다. 약 1억 2,500만 원부터 시작하는 모델 S의 경우에는 차량 가격이 3.3L 그랜저에 비해 4배에 달하는 반면 자동차세는 8배 이상 저렴하다.

가장 저렴한 전기차라 할 수 있는 초소형 전기차 르노 트위지 역시 마찬가지다. 트위지의 기본 가격은 1,330만 원이지만 테슬라 모델 S, 포르쉐 타이칸과 같이 억을 넘는 고가의 전기차와 동일한 자동차세가 부과된다.

일반적으로 누진세율 부과 방식은 차등적 소득 분배를 고려하여 부과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유독 자동차세 부문에서는 그 부과 방식에 대한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부과 방식에 대해 소비자들은 수년간 불만을 표출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네티즌들은 “사치품도 아니고 돈 아끼려 산 차가 세금은 더 먹는다”, “구매할 때 내는 것도 모자라 보유하기만 해도 부과되는 건 너무하다”, “아파트는 평수로 세금 내는데 차는 왜 가격으로 안 따지냐”, “집값 보유세보다 자동차세가 더 비싸네”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차량들이 공도를 이용하고, 차량의 크기, 성능에 따라 도로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에 자동차세가 당연하다는 시각들도 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차량 구매 시 발생하는 개별 세금 자체도 적지 않을뿐더러, 전기차의 경우에 유난히 적은 자동차세를 부과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자동차세는 폐지되어야 할 낡은 제도라는 의견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지배적이다. 비록 폐지까지는 되지 않더라도 현 낡은 산출 방식의 변화 필요성은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차량가액 산출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세 부과 방식을 대안으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위 대안은 앞서 수입장벽 및 이중과세 논란에 휩싸여 무산되고 말았다. 마땅한 해결책도 없는 상황에 그렇다고 유지되어야 할 명분도 부족한 자동차세, 과연 소비자들이 납득할만한 개정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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