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이후부터 계속된 캐스퍼 가격논란
하지만 소비자들은 최상위 인스퍼레이션을 많이 선택했다
중간트림 선택률은 저조해…

캐스퍼 실물 / ’캐스퍼 오너스 클럽’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현대차가 오랜만에 내놓은 캐스퍼가 가격 때문에 말이 많았다. 광주형 일자리로 가격을 낮추겠다면서 실제로 책정된 가격은 레이보다 비쌌으며, 기본 모델에 내비게이션 패키지만 선택해도 1,500만 원이 넘어버린다. 풀옵션은 한술 더 떠 2천만 원을 넘어버린다.

하지만 비싼 가격에도 캐스퍼는 잘만 팔리고 있다. 최근 현대차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장 많이 찾은 캐스퍼 트림 3개를 공개했는데,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았고, 계약했다. 현대차가 결국 상위 트림을 선택하게끔 옵션을 구성해놨는데, 그 전략이 먹혀든 것이다.

글 이진웅 에디터

캐스퍼 1.0 터보 실물 / ’캐스퍼 오너스 클럽’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1위, 1.0리터 가솔린 터보
인스퍼레이션 풀옵션
현대차가 공개한 가장 많이 찾은 캐스퍼 트림 1위는 1.0리터 가솔린 터보 인스퍼레이션에 모든 옵션을 추가한 풀옵션이다. 가격은 무려 2,057만 원으로 2천만 원이 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

캐스퍼가 비싸다며 말이 많았었는데, 실제 소비자들은 그 비싼 풀옵션을 많이 선택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또한 외장은 톰보이 카키 컬러를, 내장은 다크 그레이/라이트 카키 조합을 많이 선택했다.

캐스퍼 1.0 실물 / ’캐스퍼 오너스 클럽’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2위, 1.0리터 가솔린
인스퍼레이션
2위는 1.0리터 가솔린 인스퍼레이션이다. 놀랍게도 터보가 빠진 최상위 트림이다. 1위와는 달리 풀옵션이 아닌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은 순수 인스퍼레이션 트림을 많이 선택했다.

외장과 내장은 1위와 동일하게 톰보이 카키 외장과 다크 그레이/라이트 카키 조합을 많이 선택했다. 현재 캐스퍼 대기물량만 2만 대가 넘는데, 그중 대다수가 인스퍼레이션 트림이다.

캐스퍼 깡통 실물 / 캐스퍼 매니아 동호회

3위, 1.0리터 가솔린
스마트 트림
3위는 1.0리터 가솔린 스마트 트림이다. 이번에도 2위랑 마찬가지로 추가 품목은 없다. 즉 아무 옵션도 선택되지 않은 완전 기본 모델을 소비자들이 세 번째로 많이 선택한 것이다.

1, 2, 3위를 종합해 본 결과 캐스퍼는 최상위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없는 기본 모델을 많이 선택했으며, 중간 트림의 선택 비율이 낮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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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을 추가하다 보면
최상위 인스퍼레이션으로
갈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이 캐스퍼 인스퍼레이션을 많이 선택한 이유를 살펴보면 품목을 이것저것 선택하다 보면 결국 인스퍼레이션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 옵션 표에 있다.

캐스퍼의 시작 가격인 1,385만 원에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하이빔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등 ADAS 사양이 기본 장착되어 잇고, 4.2인치 컬러 클러스터와 크루즈 컨트롤이 기본으로 들어가는 장점이 있다.

캐스퍼 실물 / ’캐스퍼 오너스 클럽’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하지만 반대로 조수석 선바이저 거울과 리어 와이퍼가 없고, 인조가죽 시트는 기본 스마트 트림에서는 선택조차 불가능하며, 스피커도 2개밖에 없다. 모닝과 레이도 마이너스 트림을 제외한 기본 트림에는 리어 와이퍼와 스피커 4개는 기본으로 준다.

부족한 옵션을 보완하기 위해 에센셜 플러스를 선택하면 내비게이션, 스마트키, 리어 와이퍼, 풀 오토 에어컨, 후방 모니터, 6스피커 등이 추가되지만 가격이 1,537만 원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되면 1,590만 원부터 시작하는 모던 트림이 눈에 들어온다.

캐스퍼 실물 / ’캐스퍼 오너스 클럽’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램프, 인조가죽 시트, 앞 좌석 열선시트, 운전석 통풍시트, 2열 분할 폴딩 시트, 스마트키, 운전석 오토 다운 파워 윈도, 리어 와이퍼, 2WD 험로 주행모드, 4스피커가 추가된다.

여기에 내비게이션은 요즘 필수 사양이 된지 오래되었으니 추가해야 되고, 현대 스마트 센스는 주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에 대응할 수 있다 보니 이것도 선택하면 언젠가는 득 볼 일이 생긴다. 또한 캐스퍼에서 장점으로 강조한 점인 차박을 즐기기 위해서는 1열 풀폴딩 시트와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컴포트 옵션을 추가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가격이 1,843만 원으로 오른다.

캐스퍼 실물 / ’캐스퍼 오너스 클럽’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이러면 또 1,870만 원부터 시작하는 인스퍼레이션이 눈에 보인다. 심지어 위에서는 선택하지 않았던 디자인 플러스와 17인치 휠 패키지도 기본으로 추가된다. 이렇게 결국 인스퍼레이션까지 올라오게 된다.

여기다가 성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터보 모델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1,960만 원으로 2천만 원에 더 가까워진다. 여기에 선루프와 스토리지, 액티브 플러스까지 추가하면 2,057만 원이 된다. 즉 각 트림에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트림만 골랐는데, 가격 차이가 적은 상위 트림이 눈에 보이게 되는 것이다.

캐스퍼 실물 / ’캐스퍼 오너스 클럽’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가격이 비쌌지만
소비자가 원했던 차를 내놓았다
캐스퍼의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차 자체를 두고 보면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기존 경차 시장은 해치백 형태인 스파크와 레이, 박스카인 레이 3종뿐이었다. 상용차는 일반인들이 구입을 거의 하지 않으니 예외로 한다.

또한 SUV 열풍으로 SUV의 인기는 높아지는데 경형 SUV는 그동안 출시되지 않았다. 오죽하면 일본에서 생산되는 스즈키 허슬러와 같은 경형 SUV를 직수입해 타는 사람도 종종 있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경형 SUV 출시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었다.

캐스퍼 실물 / ’캐스퍼 오너스 클럽’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현대차는 이 점을 노려 경형 SUV를 출시했다. 또한 경차는 주로 젊은이들이 많이 구입한다는 점에 착안해 톡톡 튀는 개성 있는 디자인을 적용해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요즘 SUV로 차박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경차는 크기 제한 때문에 차박을 하기 쉽지 않다. 이에 현대차는 1열 풀폴딩 기능을 최초로 적용해 경차에서도 별도 개조 없이 차박이 가능하게끔 했다. 거기다가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옵션 사양도 경차 치고는 많이 적용했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더라도 소비자가 원했던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캐스퍼, 그것도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을 많이 선택한 것이다. 현대차의 전략이 제대로 먹혀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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