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의 끝 12월이다. 몸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 날씨가 찾아온 가운데 여전히 불매운동 열기는 뜨겁다. 지난 7월에 본격화된 불매운동 바람이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 맥주나 생필품 같은 ‘작은 소비’와 더불어 자동차와 같은 ‘큰 소비’로도 번졌다.

그런데 최근 위기를 느낀 일본차 브랜드들이 전례에 없던 파격적인 할인을 내세우면서 감소세를 보이던 판매 실적 그래프가 요동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불매운동 이후 변화한 한국의 일본차 판매 실적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전례에 없던 할인
2천만 원 가까이 해주기도
혼다는 재고 모두 소진
처참하다. 말 그대로 불매운동 이후 한국의 일본차 판매 실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뒤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반 토막을 넘어 많게는 8분의 1 수준으로 판매량이 떨어진 일본차 브랜드도 있었을 정도다. 연간 한국 수입차 판매 실적 순위 상위권에 머물던 일본차 브랜드였는데, 올해는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있을 전망이다.

위기를 느꼈는지 일본차 브랜드들은 전례에 없던 파격적인 할인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재고 소진을 위함이다. 자동차는 판매 여부에 상관없이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수요가 좋았던 터라 일본차 브랜드들은 물량 확보에 힘썼는데, 불매운동 이후 수요가 급감하자 재고가 쌓여가기 시작한 것이다.

철수설까지 돌 정도였기 때문에 일본차 브랜드들은 다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재고 소진과 판매 실적 회복을 위해 전례에 없던 파격적인 할인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주력 모델을 500만 원 이상 할인해주는가 하면, 최근에는 5천만 원 대 대형 SUV를 2천만 원 가까이 할인해주는 사례까지 찾아볼 수 있었다.

수입 대형 SUV를 싼타페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인지 다시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할인 공세 이후 쌓여있던 재고를 모두 소진한 브랜드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 반응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얼마나 남겼으면”
“차라리 좀 더 기다렸다 사세요”
판매량 상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8자리 일본차 차주들 조심해라”, “8자리 일본차는 준법 운전해라”, “일본차 법규 위반 적극 신고하자”라며 법규 위반 신고 의지를 더욱 강하게 내비치는 한편, “얼마 전 1,700만 원 할인 기사 봤는데 또 1,900만 원 할인 기사… 조금 버티면 2,000 넘기겠다. 사지 말고 기다려라”, “그동안 얼마나 남겼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할인이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에 대한 매체들의 해석도 다양하다. 가장 많이 나온 것은 “할인으로 인해 일본차 판매량이 회복됐다”라며, “할인 때문에 불매운동 열기가 시들해졌다”라고 보는 시각들이 가장 많았다. 불매 운동 이후 할인 공세로 상승한 일본차 판매 실적, 정말로 “회복”이라 불릴 만큼 크게 상승했을까?

불매 운동 이후
9월까지 계속 감소
일본차 불매운동 이후 지난 9월까지는 계속해서 판매 실적이 감소했다. 올해 6월 일본차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토요타 1,384대, 렉서스 1,302대, 혼다 801대, 닛산 284대, 인피니티 175대 등이었다. 불매운동 바람이 본격화된 7월에는 모든 브랜드들 판매 실적이 소폭 하락했다.

8월부터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 같더니 9월에는 토요타 374대, 렉서스 469대, 혼다 166대, 닛산 46대, 인피니티 48대 등 반토막이 넘는 판매량 감소를 보였다.

10월에 반짝 상승
11월에도 할인에 상승세
일본차 브랜드의 할인 공세는 10월부터 본격화되었다. 9월 대비 10월 판매량이 유일하게 감소한 브랜드는 렉서스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토요타는 374대에서 408대로 늘었고, 닛산은 46대에서 139대로 늘었으며, 인피니티는 48대에서 168대로 늘었다. 그중에서 혼다는 166대에서 806대로 무려 다섯 배 가까이 늘었다.

11월에도 판매량 상승이 계속되었다. 렉서스는 456대에서 519대, 토요타는 408대에서 780대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닛산도 139대에서 287대로 늘었고, 인피니티는 168대에서 318대로 늘었다. 유일하게 혼다만 806대에서 453대로 줄었다.

반짝 상승한 것은 맞다
그러나 작년과 비교해보니
앞서 살펴보았듯 할인 공세 이후 판매량이 잠깐 회복한 것은 맞다. 그러나 불매운동 열기가 식었다거나, 판매량이 회복됐다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작년 11월 대비 올해 11월 판매 실적이 늘어난 유일한 일본차 브랜드는 인피니티뿐이다.

작년 11월과 비교했을 때 올해 11월 토요타는 1,928대에서 780대로 약 60% 줄어들었고, 렉서스는 1,945대에서 519대로 약 73% 줄어들었다. 혼다는 961대에서 453대로 약 53% 줄어들었으며, 닛산 역시 406대에서 287대로 약 29% 줄어들었다.

일본차 브랜드들
내년 부산모터쇼 불참
한편, 일본차 브랜드들이 내년 5월에 개최되는 부산모터쇼에 모두 불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요타, 렉서스, 혼다, 인피니티 등 다섯 개 브랜드 모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부산모터쇼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조기 참가신청 접수는 BMW와 미니, 캐딜락, 기아차, 르노삼성차 등이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차 브랜드들은 부산모터쇼에 적극적으로 참가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혼다를 제외한 네 개 브랜드 모두 부산모터쇼를 참가했었다. 그러나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내년 부산모터쇼는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한국토요타 측은 “조시 신청은 하지 않았지만 최종 마감까지는 시간 여유가 이어 내부 검토 중”이라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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