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80대 한정 컨버터블
CLK AMG DTM, 경매 나온다
한국 박물관에 전시되었던 이력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가 2003년 DTM 챔피언을 기념하며 제작한 단 80대의 한정판 모델이 최근 자동차 경매 플랫폼에 등장해 재조명받는다. 5,400cc급 슈퍼차저 8기통 엔진을 탑재한 이 차량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4인승 컨버터블로 이름을 알렸다. 이런 대단한 기록을 가진 한정판이 어째서 경매 대기 상태가 된 걸까? 우선 오는 5월 25일, 이 특별한 차량이 경매에 부쳐진다. 정확히는 CLK AMG DTM 컨버터블이다.
이번 경매에 출품된 차량은 독일에서 최초 등록된 이후 한국의 자동차 박물관에 전시됐다가 2016년 다시 유럽으로 돌아온 이력을 지닌 모델이다. 오비디언 블랙 색상에 22,000km 미만의 주행거리를 기록하고 있으며, 메르세데스-AMG의 전성기를 대변하는 한 장면처럼 완벽하게 보존됐다. 한국에서 박물관에 전시된 차가 어떻게 관리되는 지 아는 사람이라면, 이 차의 상태가 짐작될 것이다.

외관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
실내는 운전에 집중할 수 있다
벤츠 CLK AMG DTM 컨버터블은 일반 CLK와 풍기는 느낌이 아예 다르다. 전면과 후면 펜더는 고성능을 자랑하려는 듯 넓게 돌출됐고, 고유의 19, 20인치 휠, 고정형 리어 스포일러, 트윈 배기구가 강력한 인상을 완성한다. 차체는 레이스카를 연상시키는 구성으로, 극한의 주행 조건을 고려한 설계가 반영됐다. 게다가 도어 뒤로 크게 뚫린 에어홀은 후륜 타이어 및 제동장치의 냉각을 보장하는 듯하다.
실내는 절제된 사치가 돋보인다. 고정식 카본 파이버 버킷 시트에 가죽과 블루 알칸타라 마감이 조화를 이루며, 2열 좌석은 1열과 같이 블루 알칸타라 마감이 돋보인다. 2도어 컨버터블 특성 상, 실제 탑승객이 오래 타긴 어려워보이지만 심미적인 만족감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외 알칸타라로 마감된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하도록 도와 이 차의 개발 목적을 비유적으로 드러낸다.

5,400cc급 8기통 슈퍼차저
과격하지만 알고 보면 세심해
파워트레인은 5,400cc급 8기통 슈퍼차저 엔진이다. 최고 출력은 582마력, 최대 토크는 81.6kgf·m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 속도는 시속 300km를 가볍게 넘긴다. 당시 독일 내 신사협약으로 제한된 280마력 시대에도, 이 차량은 그 경계를 우습게 허물며 성능을 과시하곤 했다.
성능 수치가 매우 과격하지만, 차량의 세부 디테일은 세심하게 다듬어져 있다. 탄탄한 하체와 균형 잡힌 제동계, 경량화된 차체는 고속 주행뿐만 아니라 트랙 주행에서도 높은 신뢰감을 준다. 이 모든 요소가 모여, CLK DTM 컨버터블을 메르세데스-AMG 역사에서 독보적인 모델로 자리 잡게 했다. 최신 스포츠카지만 어설픈 성능을 가졌다면 아예 룸미러에서 보이지 않을 것이다.

클래식 퍼포먼스의 짙은 향기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 없다
이 차량은 수치로 설명할 수 없는 클래식 퍼포먼스의 향수를 자극한다. 유럽, 아시아를 거쳐 온 이 모델은 부유한 컬렉터의 아이템을 넘어 브랜드의 레이싱 유산을 증명하는 살아 있는 증표다. 고성능과 희소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이 모델은 이미 전 세계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낙찰 예상가 역시 42만 유로~55만 유로(한화 약 6억 8,340만~ 8억 9,500만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벤츠가 만들어낸 특별한 시대의 결정체, CLK AMG DTM 컨버터블은 그 자체로 전설이다. 공도 주행을 허용하면서도, 서킷의 감성과 레이싱 헤리티지를 그대로 품은 이 모델은 환경 규제를 꺾기 어려운 현재, 더 이상 만들기 어려운 장르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경매가 이 모델을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애호가들의 관심은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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