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스터 공식 발표
한국에선 ‘캐스퍼 일렉트릭’
일본 시장 재공략 나선다

도심형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현대차가 새로운 전략 모델을 일본에 투입했다. 2025년 4월 10일, 현대차 일본법인인 현대 모빌리티 재팬은 소형 전기 SUV 인스터의 현지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국내서는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판매되는 모델이다. 통상적으로 최근 현대차그룹의 모든 차종이 글로벌 표준에 가까운 모델을 판매하는 것과 다르게, 일본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전용 최적화 세팅을 곳곳에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좁은 골목과 반복되는 정차·출발이 일상인 일본 도로 특성을 고려해 조향 시스템과 서스펜션 세팅을 다르게 설정한 인스터는 말 그대로 일본 시장만을 겨냥한 시장 전략형 순수 전기차로 등장했다. 앞서 현대차는 당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연배우 배용준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처참히 실패하고 일본에서 철수한 바 있어 이번 인스터 / 아이오닉 5 / 넥쏘 / 코나 일렉트릭에 사활을 거는 모양이다.


일본 시장의 경차 사랑
시장 특성 파악한 세밀한 세팅
일본은 전 세계 시장 중 케이카 (Kei-Car / 경차)가 가장 강세를 보이는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닛산 사쿠라, 미쓰비시 eK 크로스 EV 같은 강력한 로컬 경쟁자들이 포진한 가운데, 현대차는 인스터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인스터는 경차라는 세그먼트에 구현하기 어려운 고급스러움이라는 요소도 함께 노린 모델이다.
현대차는 인스터 (한국명 캐스퍼 일렉트릭)에 일본 전용 서스펜션 튜닝과 가속 페달 감도, 회생제동 시스템까지 세밀하게 조율했다. 여기에 PMSA(페달 오조작 방지 기능)까지 탑재해 안전성 측면에서도 차별화를 꾀했다. 여기에 더해 저속에서 MDPS의 감도를 더 가볍게 조절해 복잡한 골목길이나 협소한 주차 공간에서도 스트레스를 크게 줄이고자 한 현대차의 노력도 엿보인다.


경쟁자와 비교하면 어떨까
경차 규격 초과하는 것 아쉬워
인스터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 겸 시장을 리드하는 차종인 닛산 사쿠라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약 260만~308만 엔 / 한화 약 2,610만 원~3,090만 원)으로 대중성 확보에 성공했지만, 전장 3,395mm, 전폭 1,475mm로 경차 규격에 갇혀 있어 공간성에 제약이 있다.
이에 비해 인스터는 전장 3,830mm, 전폭 1,610mm로 경차보다 넉넉한 체급을 확보했다. 실내 공간도 경차 대비 여유롭고, 주행거리 또한 최대 458km(국토 교통성 MLIT 기준)로 동급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특히 배터리 용량(49kWh 기준)과 85kW(약 116마력)의 최고 출력, 약 15kgf·m의 최대 토크 수치는 닛산 사쿠라보다 확실한 우위를 가진다. 다만 경차 규격을 초과하는 지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현대차가 시장에 던진 물음표
이후 소비자가 보내줄 느낌표
인스터는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 던진 물음표다. 경차 크기의 실용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경차 규제의 한계를 넘는 공간성과 성능을 확보한 것에 더해 PMSA 시스템 같은 안전 사양까지 추가하면서, 도심형 스마트 전기차는 어떤지 묻는 것이다.
일본 시장은 외산 브랜드가 뿌리내리기 어려운 만큼, 인스터의 성패는 현대차 현지화 전략의 잣대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 물음표를 던졌으니, 만약 그 상품성이 뛰어나다면 소비자로부터 느낌표가 돌아올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인스터의 성공 여부는, 보수적인 일본 소비자가 현대차라는 브랜드를 얼마나 수용하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인스터의 상품성 자체는 일본 도심형 전기차 시장에서 충분히 돌풍을 일으킬 잠재력을 품고 있다. 현대차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본 내 실질 판매 확대를 끌어낼 수 있을지 벌써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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