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초대형 규모 리콜 터졌다
6,200cc급 8기통 유닛 문제
주력 차종에도 탑재되는 유닛

미국 GM이 자사의 대형 SUV 및 픽업트럭에 탑재된 6,200cc급 8기통 엔진 결함으로 무려 60만 대에 육박하는 리콜을 발표했다. 문제의 핵심은 내부 부품 마모와 윤활계통 오염이라는 치명적인 품질 결함이다. 이미 판매된 차량뿐 아니라 아직 출고되지 않은 재고 차량까지 포함돼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리콜의 규모는 통상적으로 자동차에 얼마나 치명적인가? 또는 얼마나 많은 대수가 포함되었나를 두고 규모를 측정하는데, 이번 리콜은 둘 다 해당한다.
이 리콜이 치명적이라고 말하는 근거가 있다. 해당 문제로 인해 일부 차량에서는 주행 중 동력 상실이나 화재로 이어졌고, 실제 사고와 부상 사례까지 보고됐다. 더욱이 GM은 과거 세 차례나 이 문제를 무시해 왔다는 정황까지 드러나 소비자 신뢰도는 바닥까지 추락했다. 심지어 GM은 해당 엔진 유닛을 오랜 시간 판매해 왔으며 많은 차종에 적용한 것을 소비자도 알고 있다. 개중엔 프리미엄 브랜드인 캐딜락, 그중에서도 풀사이즈 SUV 에스컬레이드도 포함이다.

L87 V8 6,200cc 유닛
고장 날 때까지 모르는 문제
이번 리콜 대상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생산된 쉐보레 실버라도 1500, 타호, 서버번, GMC 시에라 1500과 유콘, 캐딜락 SUV 에스컬레이드 등 총 59만 7,630대다. 해당 차량에는 공통으로 GM의 L87 6,200cc급 8기통 자연 흡기 엔진이 탑재돼 있다.
문제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는 크랭크축과 커넥팅 로드에 금속 침전물이 유입되면서 베어링이 마모되거나 파손되는 현상이다. 둘째는 크랭크축 자체의 표면 결함 및 치수 불량으로 인한 조기 손상이다. 이에 따라 엔진 내부에서 비정상적인 금속 마찰음이 발생하거나, 엔진 경고등 점등 및 출력 저하, 심한 경우 시동 불능 상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해당 차량을 보유한 소비자는 차량이 고장 나기 전까지 이상 징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현장에서는 “엔진이 고장 날 때까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GM, 정말 문제 알고도 회피했나
플래그십에 생긴 커다란 금
이 사건의 또 다른 충격은 GM이 해당 문제를 인지한 시점과 대응 방식이다. 자사 리콜 자료에 따르면, GM은 2022년 2월, 2023년 6월, 그리고 2024년 7월에 세 차례나 동일한 결함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도 모두 안전성과 무관하다며 종결한 바 있다. 이후 미국 NHTSA의 공식 조사 착수 이후에야 뒤늦게 리콜에 나선 것이다.
GM이 자진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총 28,102건의 고객 민원이 접수됐으며, 이 중 1만 4,332건이 추진력 상실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화재는 최소 42건, 충돌은 12건, 부상 사례도 12건에 달한다. 공식적으로는 ‘대부분 가볍거나 비신체적 피해’라고 밝혔지만, 소비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더불어 이번 결함은 차량 가격대가 8,000만 원에서 1억 원을 넘나드는 GM 플래그십 라인업에서 발생한 문제다. 고가 프리미엄 차량에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파워트레인에 대한 품질 불신이 치명적이라는 점에서, GM의 기술 신뢰도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피해 누적됐지만 또 모르는 척
눈 가리고 아웅, 안 통한다
GM은 결함이 확인되면 커넥팅 로드 및 크랭크축 수리 또는 전체 엔진 교체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기에도 조건이 있다. 초기 점검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단순히 점도 높은 오일을 채워 넣는 것으로 대체된다. 이 경우 딜러는 오일캡 교체, 오일 필터 교환, 사용자 설명서 문구 삽입만으로 리콜을 종료하게 된다. 문제는 그 피해가 이미 누적돼 있다는 점이다. 결함으로 인해 고장 난 엔진을 유상으로 수리한 소비자에겐 추후 GM이 비용을 보상한다고 하지만, 그 대상과 범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GM이 아니었다면 ‘고의 은폐’ 논란까지도 벌어졌을 사안이지만, 미국에서도 제조사의 늑장 대응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그리고 이미 커넥팅 로드와 크랭크축에 문제가 발생한 상태라면 엔진 오일을 교환하는 수준의 조치에서 끝날 수 없다. 이미 손상된 블럭과 연소실 관련 부품은 돌아오지 않으며, 오일을 교환하는 것과 별개로 계속해서 데미지를 입게 된다. 이런 눈 가리고 아웅식의 조치는 기업 이미지와 소비자에게 모두 악영향이라는 것을 GM이 깨닫길 바라본다.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jebobox1@gmail.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