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한 어부는 어획한 정어리를 항구까지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 정어리가 있는 수조에 메기를 풀어 넣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육식성 어류인 메기를 피해 정어리가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운반 과정 중에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막강한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경쟁자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메기 효과”라고 한다.

국산차 브랜드의 안방이나 다름없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국산 브랜드들을 긴장시킬 메기가 등장했다. 폭스바겐이 신형 7세대 제타를 아반떼 가격으로 출시하며 수입차를 대중화 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높은 점유율로 배짱 장사를 벌이던 국내 제조사를 긴장하게 만들 폭스바겐의 신형 7세대 제타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인턴

“삼각떼”의 오명을
겨우 회복한 아반떼에게
다시 시련이 닥쳤다
지난 6세대 페이스리프트의 실패로 “삼각떼”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던 아반떼는 풀체인지를 통해 디자인 변신에 성공했고, 급감했던 판매량을 회복하며 준중형 시장의 1위 자리를 차지하였다. 이렇게 판매량 저조라는 시련을 1년 7개월 만의 빠른 풀체인지로 극복한 아반떼에게 다시 한번 시련이 닥칠 예정이다. 폭스바겐 신형 7세대 제타의 국내 출시 때문이다.

폭스바겐의 제타는 아반떼와 동급인 준중형의 컴팩트 세단으로, 아반떼와 크기 제원 및 주행 성능이 유사한 차종이다. 그런데 이번에 국내에 출시되는 신형 7세대 제타는 아반떼의 1.6 가솔린 모델과 가격까지 완벽하게 겹쳐 화제가 되고 있다.

사람들은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며 폭스바겐 제타에 대한 관심을 표하고 있으며, 혹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입차의 대중화가 시작될 것을 예견하고 나섰다. 만약 이런 전망이 실현된다면 국산차의 경쟁력이 약화될 전망이라 국내 제조사들의 긴장이 더해지고 있다.

한편, 국산차의 잦은 결함과 부실한 대응 등에 대해 “국내 시장에서의 높은 점유율을 등에 업고 배짱 장사를 벌이는 것이 아니냐?”라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었다. 이렇듯 평온했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 한층 긴장감을 더할 메기, 폭스바겐 제타에 대해 알아보자.

지난 10월 15일, 폭스바겐코리아 대표 슈테판 크랍 사장은 신형 7세대 제타를 국내에 선보이며 2022년까지 신차 6종을 국내에 선보이며 수입차의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이번에 출시되는 7세대 제타는 폭스바겐 중장기 비전의 첫 번째 차량이 될 전망이다.

대중화라는 포부에 걸맞게 신형 제타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출시되었다. 기존 국내에 출시되었던 제타보다 가격이 300~400만 원 저렴하게 책정되었으며,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여 실 구매 가격을 2천만 원대로 낮춘 것이다. 이는 동급 경쟁 국산 차인 아반떼의 가격대와 유사하다.

10월 15일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한 신형 7세대 제타의 기본형 프리미엄 트림은 2,714만 원으로 출시되었으며, 자체 프로모션 385만 원이 즉시 적용되어 2,329만 원의 구매가를 형성한다. 취득세와 부대 비용을 더한 실제 구매 가격은 2,488만 원 정도이다.

고급형 모델인 프레스티지 트림의 경우 차량 가격은 2,951만 원이며 역시 자체 프로모션 419만 원이 즉시 적용되어 가격이 2,533만 원까지 낮아진다. 여기에 취득세와 부대비용까지 합쳐진 실제 구매 가격은 2,704만 원 정도이다.

40년간 축적된 기본기로
컴팩트 세단의 기능성을 높였다
신형 7세대 제타는 컴팩트 세단 라인답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정갈한 외관을 형성했다. 과하거나 모난 부분 없이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제타의 외관은 40여 년간 7번의 풀체인지를 거치며 쌓아온 폭스바겐 컴펙트 세단의 노하우와 기본기가 담겨있는 듯하다.

반면 실내에는 파노라마 썬루프, 10가지 컬러 설정이 가능한 앰비언트 라이트 등이 장착되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앰비언트 라이트의 컬러 설정을 통해 다양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사용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가죽으로 제작된 시트는 고급스러움을 한층 더했다. 또한 앞 좌석 시트에는 국내 선호 옵션인 통풍 시트를, 앞 좌석과 뒷좌석엔 히팅 시트를 기본 옵션으로 탑재하여 상품성을 강화시켰다. 고급형 프레스티지 트림의 경우 스티어링 휠에 히팅 기능이 추가로 적용된다.

그밖에 8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3D 내비게이션과 블루투스 연결 등의 기능을 제공하며, 무선 충전 등의 편의 기능이 장착되어 차량의 기능성을 한층 더했다.

다양한 주행 보조 기능으로
최적의 주행 환경을 조성한다
운전자의 편안한 주행을 돕는 다양한 주행 보조 기능도 장착된다. 제타에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드라이빙 모드 셀렉션 기능은 에코, 노멀, 스포츠, 커스텀 드라이빙 모드를 제공하며 일상적인 도로뿐만 아니라 다양한 노면 상황에서 최적의 주행 환경을 조성한다.

그 밖에도 사각지대 모니터링, 후방 트래픽 경고 등의 보편적인 기능부터 전방 차량과 안전거리를 유지해 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 전방 추돌 경고 프론트 어시스트 및 긴급 제동 시스템 등의 최신 주행 보조 기능이 탑재된다.

아반떼를 구매하려던
소비자의 고민이 깊어질 예정이다
현재 국내 준중형 시장에서 판매량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반떼의 1.6 가솔린 트림은 1,570만 원부터 2,526만 원까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취득세와 부대비용을 적용한 실제 구매 가격은 2,697만 원으로 이번에 국내에 출시된 제타의 실제 구매가와 가격대가 대부분 일치한다.

물론 아반떼 1.6 가솔린 스마트 M/T나 A/T 트림과는 어느 정도 가격차이가 있지만, 상위 트림을 구매하려던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제타로 눈이 돌아가게 된다. 게다가 기본가 1,948만 원의 아반떼 1.6 모던 A/T 모델의 경우 풀옵션 가격이 621만 원인 것을 감안한다면 제타의 가격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까?
한편, 폭스바겐은 지난 2015년, 배기가스량을 조작한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국내 시장의 입지가 크게 흔들렸었다. 이후 티구안, 티구안 올스페이스, 투아렉을 차례로 출시하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손상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파격적인 가격 조건으로 수입차의 대중화를 전면에 내세운 제타를 통해 국내 시장의 입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또한 제타라는 거대한 메기가 평온하던 국내 제조사들을 긴장시켜 국산차의 품질 경영이라는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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