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의 완성’이라는 기아차
회장님차보단 부사장님차
이제는 단종 위기인 K9


제조사들은 플래그십 모델에 가장 높은 숫자를 매기곤 한다. G90, 7시리즈, A8 등 각 제조사에서 가장 좋은 세단에는 높은 숫자가 맺어지는데, 기아 역시 최고급 플래그십 세단에 ‘9’라는 숫자가 사용되었다.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 K9은 존재 자체가 애매한 모델이다. 실제로 K9는 올 한 해 넥쏘보다도 판매량이 저조한 5,607대를 판매했다. K9의 판매량은 이전부터 꾸준히 낮은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런 저조한 판매를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유재희 기자


포지션 자체가
애매한 K9

K9은 대형 세단이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차량으로 동급으로는 제네시스 G90, 아우디 A8, 벤츠 S 클래스 등이 있다. 하지만 다른 대형 세단 모델에 비해 인지도는 물론 판매량도 저조한 수준이다. 그 이유는 바로 현대차그룹 내에서도 애매한 포지션에 자리 잡혀 있기 때문이다.

대형 세단은 대부분 쇼퍼 드리븐의 성향이 강하지만, K9은 오너 드리븐의 성향이 강하다. 과거 2018년형 모델 중 3.8 가솔린 모델 중 깡통 모델에는 주로 운전자를 위한 옵션들이 추가되어 있었다. 대부분 대형 세단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당연히 기본 모델을 구매하려고 하지 않는데, 여기서 많은 소비자들은 차라리 조금 더 좋은 제네시스나 낮은 체급의 수입차를 선택했을 것이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것은 기아라는 브랜드가 별도의 로고나 독립적인 브랜딩을 통해 K9을 출시하지 않은 것도 실패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가성비라고 봐야 하나?
실패한 가격 정책

현재 판매되고 있는 K9의 가격대는 5,772만 원에서 7,687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대형 세단 치곤 상당히 저렴한 가격대를 보이고 있는데, 가격 대비 K9은 많은 기능들이 적용된 차량이다. 플래그십에 어울리는 HDA2, 다중 충돌 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 지문 인증 시스템, 필기 인식 통합 컨트롤러 등이 적용되었고, G90에 사용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적용되었다.

하지만 K9의 가격은 G90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차이가 나고 K9 풀옵션이 G90과 약 2,000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물론 가성비를 가지고 있는 차라는 것은 좋지만, 고급화 전략에서는 어느 정도 실패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가격대로 보면 G80과 비교되는 하극상이 일어나게 된다.


체급은 G90인데
G80과 비교돼

앞서 말한 대로 K9의 가격대는 풀옵션이 7,687만 원이지만, G80의 풀옵션은 9,000만 원을 넘길 수 있다. 사실상 아무리 대형 세단과 준대형 세단이 비교되는 것은 체급이 안 맞지만, 가격 측면에서는 비교를 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재 K9은 EQ900의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반면에 G80은 신규 플랫폼이 사용된 차량이다. 그렇다 보니 이전 세대 플랫폼보다 하체 쪽에서는 상품성이 더 우수하고, 디자인 역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에서 제작되어 일반 브랜드 기아보단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가지고 있다. 사실상 대형 세단이 준대형 세단에 밀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부진한 판매량 탓에
K9 단종설까지

K9의 단종 소식은 꽤 오래전부터 이어오고 있었다. 실제로 2015년 K9의 판매량은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었고, 월평균 373대를 판매해 기아 전체 판매량 중에서도 가장 낮은 판매량을 가진 모델이었다. 게다가 K9의 판매량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3,639대, 3,919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벤츠 S 클래스와 제네시스 G90보다도 덜 팔린 판매량이었다.

심지어 2021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K9은 어느 정도 신차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가성비 K9보단 대형 세단에 선 더 비싼 G90이나 S 클래스를 선택하게 되었다. 이런 대우를 받던 K9에 대해 업계에서는 “기아가 플래그십 세단을 단종시키고 차라리 EV9과 같은 SUV 라인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직까지도 기아는 K9에 대한 단종을 언급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단종되거나
전기차로 출시되거나

사실상 K9은 언젠가 단종할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그룹 내 엔진개발센터를 폐지하고 새로운 내연기관을 개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현대차와 기아는 아이오닉 5와 EV6를 선보였고, GV60과 아이오닉 6 등을 출시하며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현대차그룹 내 제조사들은 내연기관보단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와 같은 친환경차를 만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에 내연기관 K9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단종되거나 전기차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미 기아는 EV9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 세단 K9보단 SUV에 더 집중하는 체계를 갖춰 플래그십 모델은 제네시스에서 담당하는 모습으로 개편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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