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아픈데 드러누웠어요”
전형적인 과잉 치료 정황
대응위해 표준약관 개편

최근 모 국산차 카페에 게재된 한 네티즌의 교통사고 처리 과정이 커뮤니티를 통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운전자는 동시 좌회전 구간 1차로에서 진행하던 도중 2차로로 넘어가면서 후미 추돌 사고를 당했다. 작성자는 사고 원인을 ‘초보운전’이라고 명시했고, 보험사 과실 비율은 8:2가 책정됐다고 전했다. 상대방은 가벼운 사고에도 한방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지며, 이에 작성자 역시 한의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작성자의 댓글이 도마 위에 올랐는데, 그는 “저 안 아파요”, “대인은 서로 100%라 들었습니다. 경미한 접촉사고로 드러눕는다? 그럼 저는 가만히 있어야 하나요?”라며 과잉 치료 정황을 스스로 탄로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제발 이러지 맙시다…” 등의 반응을 보였는데, 앞으로는 이 같은 치료를 지속할 수 없게 된다.

김현일 기자

사진 출처 = “모 네이버 카페”

내년부터 치료비 전액 못 받는다
보상한도 설정과 진단서 의무화

가벼운 접촉사고 이후 한방치료를 지속하여 보험금을 과하게 받는 사례가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26일, 금융감독원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경상환자 ‘대인배상Ⅱ’에 치료비 과실책임주의가 도입되어 치료비 중 한도를 넘어가는 금액은 본인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본인보험이나 자비로 처리해야 한다.

기존에는 100:0 사고만 아니면 과실과 무관하게 보험사에서 상대방 치료비 전액을 지급했는데, 새해부터는 본인부담금이 생기는 것이다. 경상환자에 대한 의무보험 보상한도는 12급(척추염좌 등) 120만 원, 13급(흉부타박상 등) 80만 원, 14급(팔다리 단순 타박) 50만 원이다. 이에 더해, 경상환자가 4주를 초과한 장기 치료를 받을 경우 진단서 제출도 의무화된다. 다만 보행자나 이륜차, 자전거 등은 과실이 있어도 기존과 동일하게 치료비가 전액 보장된다.

*글 내용과 무관한 사진 자료
*글 내용과 무관한 사진 자료

과잉 한방진료 보험금 문제
편취 사례 잦아 지적 쏟아졌다

과잉 한방진료로 인한 보험금 누수 문제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4,598억 원이었던 자동차보험 한방 진료비는 지난해 1조 3,066억 원으로 연평균 3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양방 진료비는 1조 1,988억 원에서 1조 850억 원으로 9.5% 줄었고, 지난해 자동차보험 상해 급수 9급, 11~14급 진료비 1조 2,900억 원 중 73.4%가 한방 진료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한방 진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데에는 약침과 첩약, 추나요법 등 한방 치료가 시술 횟수나 기간, 처방 등에 대한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이 꼽혔다. 이를 악용하여 보험금을 편취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적발되었는데, 설계사 출신 브로커를 통해 환자들을 모집하거나 렌터카를 빌려 고의사고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

*글 내용과 무관한 사진 자료

사고 나면 무조건 1인실 입원?
상급병실 입원료 지급도 바뀐다

금감원의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편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는 교통사고 이후 1·2인실에 입원하는 경우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교통사고 입원 치료비를 보험사에 청구하려면 최소 4인 이상의 일반병실에서 치료받아야 하지만, 전염병 치료 등의 목적이 있거나 일반병실이 없는 경우 7일까지는 상급병실에 대한 전액 지원을 예외적으로 허용해왔다.

이 때문에 일부 한방병원에서는 피해자를 상급병실로 유도하거나 일반병실을 설치하지 않고 상급병실만 운영하며 약관을 악용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급병실(1~3인실) 입원료 지급기준이 바뀌어 의원급을 제외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만 상급병실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편안
대인배상 약관 외 바뀐 점은?

대인배상 관련 약관 외에도 개편된 사항이 있다. 자동차 사고로 인한 차량 손상이 경미한 경우 기존에는 교환수리가 아닌 복원수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때에 따라 복원 비용이 더 비싸거나 소비자가 교환수리를 원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를 방지하고자 앞으로는 품질인증부품을 활용한 교환수리를 함께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반영해 대차료 산정 기준이 합리화된다. 다운사이징 엔진이나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배기량만 고려할 경우 차량 성능 반영이 어렵기 때문에 차량 크기를 고려할 수 있도록 인정 기준을 명확하게 했다. 아울러, 새 약관에서는 배터리 등 친환경차 부품 관련 감가상각 적용기준을 명확하게 하며, 보험금 산정 기준이 없었던 견인 비용을 대물배상에서 보상하도록 한다.

사진 출처 = “세계일보”

보험사기 근절 위한 노력
포상금과 실무교육 늘린다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연간 1조 원에 달하며 수법 또한 조직적으로 변화하는 추세이기에,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이 도입된다. 경찰수사원은 보험범죄연구센터를 개소, 내년부터 연 4회 전문수사교육과정을 운영하여 실무교육을 확대하고 최신 보험범죄 정보를 제공하는 등 수사 전문성을 함양할 방침이다. 관련 교육에는 경찰 내부 강사 외에도 손보사 등 관계기관의 전문 외래 강사도 협조한다.

내년 1월부터는 보험사기 신고포상금 최고 한도가 10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2배 오를 예정이다. 금감원은 신고 포상금 최고 한도를 높이면서 적발 금액 구간도 단순화해 구간별 포상금을 상향했다. 이에 따라 적발 금액 5천만 원 미만에 대한 포상금은 100만 원, 5천만 원~ 1억 원의 경우 200만 원, 1억 원~ 2억 원은 400만 원 등 포상금이 기존 2배 수준으로 오르며 5억 원 이상 사건의 경우 1,000만 원과 함께 초과 금액의 0.5%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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