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엔진 스펙 경쟁은 끝났다
자동차 지능이 승부 갈라

자율주행 테스트카 / 사진 출처 = “현대모비스”

“현행 내연기관 차량은 대당 200~300개의 반도체가 들어가지만 자율주행차 한 대에는 2,000개가 필요합니다. 어떻게 보면 전자 회사보다 더 치밀해지고 꼼꼼해져야 하는 게 자동차 제조사의 현실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3일 그룹 신년사에서 ‘스마트 카’를 화두로 던지며 이같이 말했다.

현대차는 전동화,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 항공 교통(UAM) 등으로 올해 전략을 분류했는데 지능형 반도체는 모든 부문에서 필수 요소로 꼽힌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는 어떤 ICT(정보통신기술) 회사나 전자 회사보다 종합제품을 더 치밀하게 만드는 회사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현 기자

BMW i 비전 Dee / 사진 출처 = “Apex Magazine”
BMW i 비전 Dee / 사진 출처 = “Carwow”

감정 표현하는 BMW 전기차
2025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

현대차를 포함한 완성차 업계는 요즘 들어 자동차의 지능을 개선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 제조사들이 파워트레인 성능과 효율 위주로 경쟁해왔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BMW의 경우 최근 개최됐던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전기 콘셉트카 ‘i 비전 Dee’를 공개했다. ‘영혼을 가진 친구 같은 차’ 콘셉트로 만들어진 해당 모델은 인공지능 비서가 탑재됐으며 외관 색상 변화로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으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고정된 전면 마스크로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비결은 특수 안료가 들어간 캡슐에 있다. 내장된 캡슐 수백만 개가 전기장에 의해 특정 방향으로 쏠리는 작동 원리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은 “미래차의 지능은 사람과 감성적 교감이 가능한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며 “2025년 선보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 ‘노이에 클라세‘를 기반으로 이 차를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니 아필라 / 사진 출처 = “Afeela”
소니 아필라 인테리어 / 사진 출처 = “PC Magazine”

반도체 업계와 적극 협력
곧 양자 센서도 나온다

소니는 혼다와 함께 개발 중인 전기차 ‘아필라’를 공개했다. 소니의 영화, 게임, 음악부터 가상현실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카‘를 2025년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다. 앞서 “초당 800조회 이상의 연산 능력을 갖춘 반도체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힌 소니는 고성능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퀄컴과 협업해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있다.

한편 자동차 부품 업계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부품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부품 제조사 보쉬는 CES에서 “IBM과 협업해 양자 센서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양자 센서는 기존 센서보다 1,000배 이상 정밀해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필수적인 부품으로 여겨진다.

콘티넨탈 자율주행 셔틀 / 사진 출처 = “NVidia Blog”
퀄컴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랫폼 테스트카 / 사진 출처 = “Qualcomm”

차량용 올인원 반도체
내년부터 양산 착수

부품 제조사 콘티넨탈 역시 고성능 반도체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니콜라이 세치 콘티넨탈 CEO는 “소프트웨어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게임 체인저”라며 “미래차에 필요한 차세대 아키텍처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밀 지도, 라이다 분야 스타트업 루미나 테크놀로지의 오스틴 러셀 CEO는 “과거에는 엔진 출력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자량의 지능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대신 자동차에 적용할 커스터마이징 반도체 연구 개발에 한창이다. 스마트폰용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꼽히는 퀄컴은 CES에서 차량용 통합 반도체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렉스‘를 발표했다. 퀄컴에 따르면 해당 반도체 하나로 주행 보조 시스템(ADAS)을 비롯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운전자 모니터링, 자율 주차 등의 첨단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 퀄컴의 계획대로라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될 전망이다.

지프 어벤저 / 사진 출처 = “The US Sun”
푸조 e-208 / 사진 출처 = “Electric Road”

반도체 업계도 노리는 미래차
전기차 협동 개발하기도

앞서 퀄컴은 작년 자동차 산업 투자 설명회를 통해 “자동차 분야에서 매년 300억 달러(약 37조 원) 수준의 매출을 거둘 수 있는 사업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동화,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공략하겠다는 의미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렉스 반도체를 2024년부터 지프, 푸조를 비롯한 스텔란티스 산하 14개 브랜드에 공급할 계획이다. 대만 전자기기 제조사 폭스콘과 함께 전기차 개발에 나선 그래픽 카드 분야 대표 기업 엔비디아는 향후 현대차그룹, 폴스타, BYD와도 협업해 차량 게임용 반도체를 개발할 전망이다.

크루즈 자율주행 택시 / 사진 출처 = “CNBC”

적극적 투자는 필수
자체 개발도 한다

벌써 시장 수요가 넘쳐 나는 차량용 반도체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는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500억 달러(약 62조 원) 규모였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오는 2025년 840억 달러(약 105조 원) 규모로 불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완성차 업계는 반도체 업계에 투자는 물론이며 자체 개발에 나서기도 하는 추세다.

GM(제너럴모터스)은 자율주행 개발 스타트업 크루즈를 2016년 인수한 후 자율주행차에 탑재할 반도체 4종을 직접 개발 중이다. 차량용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보스 반도체는 작년 8월 현대차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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