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를 왜 사야 하죠…? 슬슬 폭망 조짐이 보인다는 ‘경차 시장’ 충격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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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캐스퍼
현대 캐스퍼

경차 구원투수 캐스퍼
신차효과 시들해졌다
경차 시장의 운명은?

작년 9월 출시된 현대차 캐스퍼는 반쯤 죽어가던 경차 시장을 되살린 구원 투수로 평가받아왔다. 작년 경차 판매량 가운데 캐스퍼가 3분의 1을 차지하는 4만 8,002대를 기록한 덕에 2년 만에 연간 판매량 10만 대를 회복했으며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판매량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캐스퍼 판매량은 3,070대로 전월 3,509대 대비 1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월평균 판매량이 5천여 대에 달했던 것과 크게 대조된다. 업계는 올해 출시 3년 차에 접어든 캐스퍼의 신차 효과가 떨어진 것으로 보며 일각에서는 경차 시장이 다시 침체기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진다.

이정현 기자

기아 레이
기아 레이
현대 캐스퍼 풀 플랫 시트 / 사진 출처 = 브런치
현대 캐스퍼 풀 플랫 시트 / 사진 출처 = 브런치 “View H”

캐스퍼 덕 본 기아 레이
상품성은 좋아졌지만…

어떤 자동차든 시간이 지나며 신차 효과가 떨어지는 게 당연하지만 캐스퍼의 경우는 경차 시장의 존립과도 직결될 수도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작년 캐스퍼 다음으로 많이 팔린 경차는 기아 레이였는데, 캐스퍼의 출시 덕에 판매량이 덩달아 오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캐스퍼의 특장점 중 하나인 풀 플랫 시트는 운전석을 포함한 모든 시트가 완전히 접혀 차박 캠핑에 최적인 사양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레이의 공간 활용성도 재조명 받게 됐고 작년 출시된 연식 변경 모델부터는 캐스퍼와 마찬가지로 풀 플랫 시트가 적용되어 판매량 상승에 한몫했다. 하지만 이들 외에는 새롭게 출시되는 신차가 없어 선택의 폭이 좁다는 점도 경차 시장의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쉐보레 스파크 / 사진 출처 =
쉐보레 스파크 / 사진 출처 = “Wikipedia”
현대 캐스퍼
현대 캐스퍼

선택의 폭이 너무 좁다
가격도 지나치게 비싸

캐스퍼가 출시되기 전 내수 경차 시장에는 기아 레이와 모닝, 쉐보레 스파크까지 3개 차종밖에 없었다. 심지어 쉐보레 스파크는 작년 11월부로 단산되어 이달 말까지 재고 물량이 소진될 전망이다. 2017년 3세대로 풀체인지 된 모닝은 올해 말 풀체인지가 아닌 2차 페이스리프트가 예정되어 사실상 사골 취급을 받고 있다. 특히 모닝은 전기차 출시가 예정된 캐스퍼, 레이와 달리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으로만 판매되어 굵직한 변화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또한 경차의 가장 큰 이점이었던 경제성도 오래전부터 그 의미가 퇴색되어왔다. 캐스퍼는 시작 가격이 1,385만 원에 풀옵션 사양은 2천만 원을 넘겨 아반떼 스마트 트림의 시작 가격보다 비싸다.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는 경차 중 그나마 큰 메리트였던 경제성이 사라지며 예산을 더 보태거나 할부로 구매하는 한이 있더라도 준중형 세단, 소형 SUV 등으로 이탈하는 수요가 많아졌다.

2011년형 기아 모닝 / 사진 출처 =
2011년형 기아 모닝 / 사진 출처 = “Wikipedia”
기아 레이 PBV 구상도 / 사진 출처 =
기아 레이 PBV 구상도 / 사진 출처 = “기아”

중고차 시장으로 몰린 수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경제성을 우선순위로 삼는 소비자들은 경차를 구매하더라도 신차가 아닌 중고차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이즈유의 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차종별 중고차 거래량 순위에서 기아 모닝이 2위에 올랐다. 특히 30대~40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많았으며 2010~2011년형 모닝의 거래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의 무공해차 혜택은 경차 혜택 못지않은 수준이라 경차만의 메리트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라며 “경차 시장 몰락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경차라는 세그먼트를 나누기보다는 비슷한 크기의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개발에 집중하고 이에 최적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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