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의 비상등 버튼
누르기 어려운 위치
소비자 불만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유독 비상등을 사용할 일이 많다. 사고나 급제동 등 비상 상황은 물론이며 길가에 잠시 정차했을 때, 주차할 때, 양보 받거나 본의 아니게 피해를 끼쳤을 때 등 의사소통의 용도로도 다양하게 사용한다.
그래서 국산차는 방향지시등 버튼이 누르기 쉬운 위치에 큼지막하게 배치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수입차들의 경우 방향지시등 버튼 위치가 사용하기 불편한 곳에 있으며 차종에 따라선 사용 자체가 불편하다는 의견도 종종 나온다.
글 이정현 기자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조수석에 더 가까운 버튼
한국지엠이 파격적인 가성비를 앞세워 출시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출시 4일 만에 사전 계약 1만 대를 돌파하는 등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런데 일부 소비자들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비상등 버튼이 운전석보다 조수석 쪽에 가깝게 달려 있어 어색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주행 중 비상등을 켜려면 몸을 우측으로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와 푸조 5008 역시 비슷한 모습이다. E 클래스의 경우 센터패시아 가장 오른쪽에 비상등 버튼이 자리 잡고 있으며 5008은 피아노 건반 형태의 토글스위치 7개 중 우측 끝에 비상등 버튼이 달려 있다.
테슬라 모델 Y는 천장에
버튼 위치 관련 규정 미비
물리 버튼을 최소한으로 줄인 테슬라 모델 Y의 경우 비상등 버튼이 천장에 배치되어 있다. 비상등을 켜려면 실내등을 제어하는 오버헤드 콘솔 쪽으로 손을 뻗어야 한다. 금방 익숙해져서 불편하지 않다는 차주들이 있는가 하면 따로 개조 작업을 거쳐 스티어링 휠에 비상등 버튼을 다는 차주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국내법은 차량 비상등 버튼의 장착 위치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비상 점멸 표시등은 모든 방향지시등을 동시에 점멸할 수 있도록 독립된 조작 장치에 의해 작동될 것’, ‘수동으로 점등 또는 소등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라는 내용뿐이다.
심미적 이유로 옮기는 추세
비상시 사용에 불편 없어야
따라서 비상등 버튼의 위치 및 크기, 형태 모두 상관없이 존재하기만 하면 되지만 운전석과 조수석 정중앙에 다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그러 요즘 출시되는 신차들은 심미적인 이유로 비상등 버튼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추세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업계에서는 해외의 경우 심각한 비상 상황에서만 비상등을 사용하는 만큼 굳이 쉽게 닿는 위치에 둘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비상 상황에서 혼동 없이 신속하게 켤 수 있어야 하는 만큼 버튼 크기를 키우고 눈에 띄는 곳에 배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