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로 돌아선 한국GM
올해 수출시장서 펄펄
효자는 트레일블레이저
지난해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한국GM은 국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끌어낸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에 1조 원 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한국GM은 탄탄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올해 수출시장에서 펄펄 날고 있다.
한국GM의 올해 1~4월 수출 실적은 총 11만 5,38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8% 증가했고, 월별로 따지면 13개월 연속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기록한 4만 1,223대의 글로벌 판매량은 2020년 12월 이후 월간 최대 판매량이기도 했는데, 트랙스가 아닌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실적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글 김현일 기자
국내 자동차 수출 1위
누적 50만 대 돌파
부평공장에서 생산되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형제 모델인 뷰익 앙코르 GX와 반조립 제품(CKD)을 포함하여 4개월 연속 국내 자동차 수출 1위를 기록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1~4월 누적 수출 대수는 8만 1,892대로, 2위 현대 아반떼와 1만 대 넘는 차이를 보인다.
2019년 11월부터 선적이 시작된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달까지 무려 51만 8,583대가 수출됐고,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가세하면서 한국GM의 수출 전망은 매우 밝은 상태다. 한국GM 관계자는 “한국에서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중심으로 연간 5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두 차종의 생산 극대화와 대량 수출을 통해 한국 경제에 대한 기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동급 시장서 1위
압도적인 합산 점유율
트레일블레이저는 미국 시장에서 엄청난 인기다. 지난달 미국 시장조사기관 J.D.파워 선정 ‘2023년 최고 소형 SUV’ 1위로 꼽힌 트레일블레이저는 시장 점유율에서도 선두를 기록했다. 한국GM과 J.D.파워에 따르면,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176.3% 증가한 1만 1,130대가 팔리면서 1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트레일블레이저에 이어 스바루 크로스트랙(14.2%), 혼다 HR-V(12.3%) 등 일본 모델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고, 뷰익 앙코르 GX는 8.1%로 뒤를 이었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와 뷰익 앙코르 GX를 합치면 점유율은 24.1%였다”라며 압도적인 판매 현황을 강조했다.
큰 폭 흑자와 전기차 부재
올해 임단협 곤혹 치를까
한국GM은 소형 SUV 2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올해 임단협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GM은 경영 악화로 지난해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뤘는데, 올해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노조 측에서도 임금 인상을 요구할 근거가 마련됐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GM 본사가 전동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과 달리 국내에 전기차 생산라인이 없다는 점도 갈등의 여지가 있다. 한국GM 노조는 2020년부터 전기차 생산시설 도입을 요구하고 있어 올해도 같은 조건을 내걸 것으로 예상되지만, GM 측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대내외적 이슈로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