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네티즌들한테 실물이 깡패라고 칭찬받던 국산 신차의 암울한 반전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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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자들의 자동차 ‘백종헌’님)

쉐보레가 올해 초 야심 차게 선보인 신차 트레일블레이저는 “소형 SUV들 중 제일 뛰어난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라는 평을 받으며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라이벌들을 압도하는 정도의 판매량은 아니었지만 여태 한국지엠의 신차 평균 판매량 기준에서 본다면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 3월 3천 대가 넘게 판매되었으니 훌륭한 수준이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인기 비결은 카마로를 닮은 스포티한 외관, 쉐보레 특유의 탄탄한 주행성능과 기본기, 그동안 꾸준히 지적받아 왔던 가격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한 것이 크게 한몫했다. 하지만 내수시장에서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쉐보레는 웃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예상치 못했던 복병이 생긴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조우진’님)

쉐보레의 판매량에
청신호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난 1월 혜성처럼 등장한 쉐보레의 야심찬 신차 트레일블레이저는 국내 소형 SUV 시장에 꽤 괜찮은 선택지로 등장했다. 스포티한 외관 스타일과 쉐보레의 장점인 탄탄한 기본기, 평균적으로 셀토스보다 조금 더 비쌌지만 나름 수긍할 수 있었던 가격정책 등 소비자들이 선호할만한 차가 나타난 것이다.

트레일블레이저를 두고 이차가 국산차인지 수입차 인지에 대해 두 가지 의견이 존재하는데 이차는 국산차로 생각해도 좋다. 쉐보레는 지난해 수입차협회에 가입하면서 수입차가 되었지만 트레일블레이저는 전량 국내 공장인 인천 부평에서 생산되어 국내에 판매되기 때문에 국산차라고 봐야 한다.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조우진’님)

르노삼성 XM3의 어마 무시한 돌풍에 트레일블레이저는 소식이 조금 묻힌 감이 있지만 그래도 쉐보레 자체 판매량 기준으로만 놓고 본다면 분명 충분히 선방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봐도 좋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본격적인 출고가 이루어진 3월 한 달 동안 3,187대를 판매하여 혼자 쉐보레 전체 판매량의 1/3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르노삼성 XM3는 5,581대, 기아 셀토스는 6,035대를 판매하여 종합 판매량은 트레일블레이저가 꼴찌였지만 그래도 나름 선방하고 있는 판매 대수에 쉐보레 내의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이 정도면 국내 시장에선 오케이다.

미국 전역에서
재고가 쌓여가고 있는 중이다
국내에선 꾸준한 월 판매량을 기록하며 준수한 판매량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문제는 미국 시장이었다. 급속도로 전 세계에 퍼져나간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미국 전역 쉐보레 영업망이 붕괴되어 정상적인 판매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쉐보레는 올해 2분기 중 트레일블레이저를 미국 현지에서 출시할 예정이었고 이 물량들은 전량 인천 부평공장에서 생산하어 미국으로 수출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영업망이 마비되어 론칭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현지에는 이미 배를 타고 넘어가있는 트레일블레이저 2만여 대가 재고로 쌓여있는 상황이다.

이미 2만 대가 미국 현지에 재고로 쌓여있기 때문에 추가로 생산되는 트레일블레이저는 미국 수출길에 오를 수 없게 되었다. 당연히 부평공장에선 당분간 생산할 수출 물량 자체가 없어진 것이다. 한국지엠에게 있어 트레일블레이저의 미국 판매는 매우 중요했었기에 이번 사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한국지엠의 전체 매출 80%는
수출에서 발생한다
“미국에 수출이 막혔으면 국내 물량을 더 생산하면 되는 것이지 뭐가 문제냐”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이는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우선 내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선 그만큼 판매가 많이 이루어져야 하며 판매가 늘어나 내수 생산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수출 물량으로 나갈 예정이었던 대수와는 갭 차이가 크기 때문에 마땅한 대안이 될 수 없다.

북미로 수출되는 트레일블레이저는 전량 인천 부평공장에서 생산이 되며 연간 생산량 20만 대 중 16만 대가 미국으로 수출되고 남은 4만 대가 내수시장에 판매된다. 내수시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 판매량이 갑자기 4배로 뛰어오르지 않는 이상은 수출이 막힘으로써 생기는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지엠은 전체 매출 가운데 약 80%가 수출에서 발생하고 있어 이대로 북미 수출이 막혀버린다면 자연스레 경영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제 막 괜찮은 내수 판매량을 기록하기 시작한 한국 지엠이기에 매우 심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쉐보레의 경영이 또다시 악화된다면 소비자들에게도 그만큼 좋지 못한 결과가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기업 경영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출시할 수 있는 신차들도 많아질 것이며 차량 가격 역시 합리적으로 책정되어 선순환 구조를 이어갈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경영 정상화가 이어지는 것이 소비자에게도 이득인 셈이다. 경영이 어려워지면 선순환 구조를 유지하기 힘들다.

“이제 정신 차리고 있었는데”
달라진 소비자들 반응
특히 이번 트레일블레이저 사태는 국내에서 가격과 상품성이 꽤 괜찮다는 평을 받으며 소비자들에게 어필되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악재이기 때문에 더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수입차로 전환을 선언한 쉐보레는 작년부터 국내 시장에 SUV 라인업을 완성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왔고 그에 맞게 신차도 꾸준히 출시해 오며 기존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물론 여기엔 그동안 꾸준히 지적되어 왔던 가격 문제도 이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된 모습이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쉐보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쿼녹스같은 신차를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쉐보레는 역시 한국에서 차 팔 생각이 없다”,”이 정도면 그냥 철수해라”,”무슨 생각을 가지고 저런 가격을 책정한 건지 모르겠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던 것을 생각해보자.

하지만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닥친 한국지엠의 악재에 많은 소비자들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옛날이었으면 한국을 떠나라며 비판적인 댓글이 이어졌겠지만 이제는 “모두가 어려우니 잘 해결해 나가기를”,”이제 정신 차리고 좀 제대로 해보려는데 역병이 앞길을 가로막았다”,”상황이 잘 정리되어 계획대로 수출이 되길 바란다”라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되어 소비자들이 원하고 있는 블레이저와 특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는 타호도 국내시장에서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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