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V80 클럽 ‘인천GVTWO슬’ 님)

제네시스는 지난 5일 출고 고객 공지란을 통해 “GV80 디젤 모델 중 일부 차량에서 간헐적 진동 현상이 발견되어 당분간 GV80 디젤 모델의 출고를 중단하며, 관련된 조치를 빠르게 내놓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브랜드가 이미지 훼손을 무릅쓰고 출고 중단까지 결정한 걸 보면 대중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제네시스 측이 직접 밝힌 전문에 따르면 발생한 문제는 낮은 RPM에서 장기간 운행할 경우 엔진 내 카본 누적에 따라 진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출고한 지 1만 KM도 되지 않은 차량들에서 동일 증상이 발견되고 있어 소비자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관계자의 제보에 따르면 현대차가 GV80의 출고를 중단시킨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GV80 출고가 중단된 진짜 이유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카본 찌꺼기 때문에
심한 엔진 진동이 발생했다
지난 5일 제네시스는 출고 대기 중인 고객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GV80 3.0 디젤 모델의 출고가 잠정 중단된다는 소식을 안내했다. GV80 디젤 모델 일부 차량에서 간헐적 진동 현상이 발생되었으며, 이런 문제를 즉시 해결하기 위해 출고를 중단한다는 이야기였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진동이 생기는 이유는 낮은 RPM으로 장기간 운행할 경우 엔진 내에 카본 찌꺼기가 누적되어 심한 진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제 막 새롭게 출시한 신차에서 카본 찌꺼기가 누적되어 진동이 발생한다니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런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야 말았다.

제조사 측은 이에 덧붙여 “점검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고객들에게 차후 인도일을 안내할 예정이며 현재 안전과 관련된 문제는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 최근 GV80 동호회를 포함한 여러 자동차 커뮤니티를 통해 확인된 3.0 디젤 모델의 진동 문제를 제조사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처를 시작한 것이다.

동호회 회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엔진 떨림 증상은 다음과 같다. 증상은 고속이나 저속 주행을 가리지 않으며 갑자기 차가 정상적인 주행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진동이 생겨 목소리가 떨릴 정도라고 한다. 차가 심하게 떨리니 제대로 된 주행이 불가능하며 이는 당연히 위험한 상황에 놓여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사진=오토포스트 독자제보 ‘김정주’ 님)

빠른 대응이다 vs
몇 달 전부터 발견된 문제다
GV80 출고정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제조사 차원에서 해결을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할 땐 아무 말 없더니 매스컴에서 이슈가 되니 이제서야 조치를 취한다”라며 제조사를 비판하는 의견도 있었다.

사실관계만 놓고 이야기하자면 제조사는 발 빠르게 사건을 해결하려 했다기보다는 오히려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다가 이제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처하기 시작했다는 의견에 더 무게가 실린다. GV80은 1월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각종 결함과 관련된 문제들이 연이어 발견되어왔기 때문이다.

(사진=JTBC 뉴스)

출고 후 이틀 만에 방전이 되어버린다거나 전자 장비가 먹통이 되고 시동이 걸리지 않는 차량까지 등장하였다. 그리고 이번 출고 정지의 이유로 등장한 심한 엔진 진동을 호소하는 차주들도 있었으나 제조사는 출고 후 약 6개월이 지나가고 있는 현시점에서야 제대로 된 조치를 시작한 것이다.

발 빠른 조치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여기에 지난 4월엔 경사로 밀림방지 기능 오류, 후방 카메라 영상 출력 오류, 기어 변속이 제대로 되지 않는 각종 전자 장비의 오류 개선을 위해 무상수리를 실시하기도 했는데 이는 리콜이 아닌 무상수리였기에 차주들의 반발이 또 한 번 거세게 이어졌다. 리콜은 강제성을 띠지만 무상수리는 차주가 직접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여 교체를 요청해야만 바꿔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문제를 인지한 차주들만 조용히 수리를 해주고 넘어가겠다는 제조사의 속마음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결함 논란이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렇다면 유튜버나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불만을 제기할 땐 별다른 반응이 없다가 갑자기 돌연 생산 중단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매스컴에서 주요 기사로 다뤄지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며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까지 GV80이 문제 있는 자동차라고 인식된다는 건 브랜드 입장에서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제조사 입장에선 하루빨리 문제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외에는 대처할 수 있는 별다른 액션이 없다. 결국 뉴스에 나왔던 차주는 엔진 진동이 있는 차를 신차로 교환받기로 약속받았다. 사건이 유명해 지지 않았다면 과연 신차 교환을 무난하게 받을 수 있었을까?

현대차는 매번 중대한 결함이 있으면 이를 감추려고 하다가 일이 커지면 그때가 되어서야 수습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현재 GV80뿐만 아니라 신형 G80 역시 전자 장비를 비롯한 다양한 결함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제조사의 공식적인 조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 와중에도 판매량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니 제조사 입장에서는 문제를 크게 다루어 해결하기보단 이를 쉬쉬하며 조용히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출고 중단은 보여주기식
액션에 불과하다
제네시스가 GV80의 출고를 중단시킨 진짜 이유. 겉으론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각종 언론들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한 출고 중단 조치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엔진과 관련된 문제는 잠깐 출고 중단을 하는 정도로는 문제 해결을 하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현대차는 잠깐 출고 중단을 시키며 제대로 된 원인을 밝혀 내고 이를 해결하기보단 보여주기식으로 무언가 조금 더 점검을 하고 만전을 기했다는 듯한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출고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현재 GV80을 생산하는 울산 공장은 라인 가동이 중단되었지만 이르면 다음 주 다시 생산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문제가 된 엔진과 관련된 부품의 개선 같은 건 전혀 없으며 그대로 생산이 진행된다. 엔진 진동의 원인은 이미 카본 찌꺼기로 밝혀졌으나 이를 정말로 해결하기 위해선 엔진 구조와 개발적인 부분부터 새롭게 다시 개선해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해결하긴 쉽지 않다.

품질경영 내세운 제네시스도
결국 크게 다를 게 없었다
현대차에서 신차를 출시한다 -> 신차에서 여러 가지 결함들이 발견된다 -> 그렇게 크게 이슈가 되지 못하고 조용하게 넘어간다 -> 공론화를 시키는 차주는 차를 교환해 주거나 문제를 따로 해결해 주고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는 그동안 우리가 오랜 기간 지켜봐왔던 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 결함을 대처하는 자세다.

GV80과 G80 모두 제네시스 브랜드를 달고 있으며 여태까지의 현대차와는 다른 품질을 보여주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것을 스스로 강조했음에도 막상 출고된 차량들에선 크고 작은 결함들이 수십 건씩 터지고 있다. 그러나 제조사의 대처 방식은 여전히 달라진 게 없었고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현대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를 비판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간 제조사가 소비자들을 대하는 태도를 숱하게 봐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차를 구매하여 결함을 겪으며 불만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못마땅하다는 것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그렇게 겪어놓고 또 같은 제조사의 차를 구매하는 건 학습 효과가 없는 것”이라며 날이 선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다. 실제로 이렇게 큰 결함들이 터져도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굳건하다. 가만히 둬도 판매량은 끄떡없으니 개선해 나가려는 움직임보단 이를 감추고 조용히 무마하려는 제조사의 태도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소비자들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문제점을 사회에 알리고 제조사는 문제를 인정하며 이를 빠르게 해결하려는 진정성 있는 움직임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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