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배드림)

쏘나타에 아우디 엠블럼을 장착한 소우디, 갤로퍼에 벤츠 엠블럼을 장착한 갤바겐, 아반떼에 제네시스 엠블럼을 장착한 제반떼 등 보급형 국산 차량에 프리미엄 브랜드의 엠블럼을 장착하는 사례가 틈틈이 자동차 커뮤니티에 업로드된다. 대한민국 국산차주들의 창의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보통 무리한 엠블럼 튜닝은 조롱거리가 되기 십상이지만 가끔 “어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데?”라는 반응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엠블럼 튜닝을 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실제로 공도에서 마주치기도 힘들다. 누가 봐도 뻔히 알아챌 수 있는 엠블럼 튜닝, 그들은 도대체 왜 이런 튜닝을 하는 것일까? 그들의 속사정에 대해 한걸음 더 다가가본다.

Joseph Park 수습기자

(사진=브렌톤)

기아자동차 차주라면 브렌톤이라는 브랜드를 들어본적이 있을것이다. 기아자동차의 엠블럼이 맘에 안드는 차주들이 흔히 이 회사의 엠블럼으로 교체한다. 그들이 이렇게 엠블럼을 교체하는 이유는 정말 기아자동차의 엠블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일 것이다.

브렌톤 엠블럼을 튜닝하는 차주들을 향한 여론은 “기아 자동차 엠블럼이 못생겼으니 이해한다” 와 “양카같다” 라는 반응으로 갈린다. 그래도 이해한다는 여론이 존재한다. 또한 해외에서 판매되는 로고로 교체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국내에서 르노삼성의 태풍로고로 판매되는 SM6의 앰블럼을 르노의 마름모 앰블럼으로 교체하는 경우다. 이같은 경우는 더더욱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나같아도 바꾸고 싶을듯” 이라는 여론이 강하다. 그런데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의 엠블럼으로 교체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다른 목적이 있어 보인다는 점에서 훨씬 더 쉽게 조롱거리가 된다.

(사진=보배드림)

엠블럼 튜닝에서
멈추지 않는다.

쏘나타를 아우디처럼 보이게 만든 쏘우디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쏘우디는 엠블럼뿐만 아니라 순정 범퍼와 안개등,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아우디의 것으로 교체했다. 전체 드레스업 비용은 150만 원 내외라고 알려졌다. 쏘나타 NF 트랜스폼의 가격이 3000만 원 초반인데 반해 차주가 원했던 아우디 A4의 가격은 5000만 원 내외였으니, 차주만 만족한다면 가성비 좋은 감성 드레스업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오글거린다”, “저럴 바에는 그냥 걸어 다닌다”, “조잡스럽다”라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 튜닝을 진행한 업체에서는 안전이나, 환경 측면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자신의 차를 취향대로 튜닝했다고 막무가내로 비난하기는 힘들다”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사진=보배드림)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저가 혹은 보급형 모델에만 엠블럼 튜닝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대형 SUV인 GV80에 벤츠 엠블럼을 튜닝한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실구매가격이 7~8천만 원대인 제네시스 GV80에 메르세데스 벤츠의 로고와 심지어 AMG 마크 까지 붙였다.

커뮤니티 반응은 “굳이 그랬어야만 했냐”, ”저 굼뜬 차에 AMG는 왜 붙인 거냐”, “순정이 났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최근 디젤 파워트레인 관련 논란이 많은 GV80인 만큼 조롱하는 투의 댓글이 대다수다. 충분히 비싼 차라는 인식이 보편적인 제네시스 차량에 굳이 메르세데스 벤츠 엠블럼과 AMG 레터링까지 튜닝한 진짜 이유는 차주 본인만 알 것이다.

(사진= 보배드림)

위트와 오글거림
그 사이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그 반대 상황도 벌어진 다는 것이다. 바로 E 클래스에 현대차의 엠블럼을 튜닝하는 등 고가 수입차에 국산차의 엠블럼과 레터링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재미있다. 와이프를 속이기 위함이라고 이야기하며 재밌어한다. 국산차에 수입차 브랜드 엠블럼을 적용했을 때와 같은 웃음이지만 그 결은 분명히 다르다.

엠블럼이 그 회사의 브랜드 가치와 소비자의 욕망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고가 수입차에 적용된 저가 브랜드의 엠블럼은 위트로 받아들여지고, 저가 차량에 고가 수입 브랜드의 엠블럼은 허세와 오글거리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사진=보배드림)

포르쉐 마칸이 투싼 레터링과 현대자동차의 엠블럼으로 튜닝된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해외에서 촬영된 사진으로 예상되는 이 사진에 대한 댓글은 “사고 싶게 생겼다”, “디테일이 좋다.”, “투싼+마칸, 투칸!” 등 상황을 재미있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역시 “굳이….” 라는 생각이 드는 엠블럼 튜닝이지만 저가 모델에 고가 엠블럼을 장착하는 경우보다는 확실히 부정적인 댓글 수가 적다.

저가 모델에 고가 엠블럼 튜닝 , 고가 모델에 저가 엠블럼 튜닝 모두 개인의 취향과 사정에 따라 드레스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 행위 모두 무작정 비난할 수는 없다. “이런 경우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어디까지나 본인이 산 차에 본인이 돈을 들여 직접 튜닝한 것이기 때문에 지나친 간섭은 오지랖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무리한 엠블럼 튜닝을 포함한 드레스업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사진=경향신문)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표법 위반이다. 2014년 특허청 상표권 특별 사법 경찰은 경기도와 서울 일대에서 위조된 수입차 상표를 부착한 튜닝용품과 액세서리 등을 인터넷과 오프라인을 통해 판매해오던 판매업자 4명을 입건했다. 2017년에도 동일한 수사가 이어졌다.

이들은 자동차 라이트, 그릴 및 범퍼 등을 불법 튜닝하면서 튜닝용 위조 자동차의 엠블럼 등을 판매해온 혐의를 인정받아 불구속 입건되고 이들이 보관 중이던 위조 튜닝 제품을 전량 압수했다고 한다. 압수된 물품은 BMW, 벤츠 등 각종 수입차 드레스업용 가짜 엠블럼 등, 가짜 상표가 적용된 그릴, 머플러, 브레이크 패드 등을 포함하여 총 2만 5천여 점이라고 특허청은 밝혔다.

(사진=대한민국 특허청)

물론 판매자들에게 상표법이 적용되고 판매의 목적이 없는 구매자들까지는 법의 영향이 아직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불법으로 판매된 제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마음이 썩 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엠블럼 튜닝을 벗어난 외형 드레스업 같은 경우에는 안전 법규 및 성능이 보장된 제품이 아닐 확률도 높고 드레스업 혹은 튜닝과 관련된 비용까지 계산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또한 중고 감가에도 치명적이니 결국 자충수를 두는 것이다.

(사진=해외포럼)

앞서 말하였듯이 개인의 취향을 무작정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무리한 부품 교체를 통한 드레스업은 법과 안전에 저촉될 뿐만 아니라 제조사에서 보증하는 자신의 권리 및 서비스를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가 될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판단하여 드레스업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LED 같은 등화류는 과태료를 물기 십상이니 더 유의해야 할 것이다.

도로안전공단에서 2019년 자동차 단속업무 매뉴얼을 제공한다. 경미한 튜닝에 관한 규정부터 튜닝 승인 신청 및 검사 신청 시 구비서류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니 소소한 튜닝 이상으로 튠업 된 본인만의 자동차를 갖고 싶은 차주들은 필이 확인 후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튜닝 문화를 즐겨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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