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신차가 출시된다고 하면 “OOO 큰일 났네”, 혹은 이와 비슷한 말이 항상 나오고 있다. 예를 들면 예전에 출시되었던 임팔라의 경우 “그랜저 어쩌나?”, “그랜저 판매량 떨어지겠네”라는 말이 나왔었다. 초반에는 물량이 없어서 못 판 적도 있었지만 그랜저 IG 출시로 경쟁력이 떨어진 것과 쉐보레의 여러 가지 실책으로 인해 사실상 잊힌 모델이 되었고, 결국 올해 1월 국내에서 공식 단종되었다.

임팔라가 단종된 후 트레일블레이저가 출시되었다. 오랜만에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델이 출시되었으며, 소형 SUV 중 가장 높은 인기를 차지하던 셀토스를 위협하기 위해 차체 크기를 키우고 주행 감각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출시된 지 7개월이 지난 트레일블레이저의 근황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기자

셀토스보다 못하지만
나름대로 준수한 판매량
트레일블레이저는 1월 16일 출시 후 2월부터 본격적인 출고를 진행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대대적으로 유행하는 바람에 초반에 생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로 인해 2월에는 608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참고로 국내에서 정의하는 판매량은 차량 등록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그달 계약량하고 상관없다. 초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사전계약량은 쉐보레 내부 방침상 공개하지 않았지만 1주일 만에 6천 대를 돌파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3월에는 상황이 나아진 데다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으로 인해 3,187대로 기록이 대폭 올랐다. 쉐보레 전체 판매량 중 35.5%를 차지해 스파크를 제치고 쉐보레 주력 모델로 떠올랐다. 이후 4월에는 1,757대, 5월에는 956대, 6월에는 3,037대, 7월에는 2,494대를 판매했다.

쉐보레가 타깃으로 잡았던 셀토스보다 못하지만 나름대로 준수한 기록을 세우고 있다. 다른 소형 SUV인 티볼리, 니로, 베뉴, 스토닉보다 많이 팔았으며, 코나는 월 전체 판매량으로 보면 트레일블레이저보다 많이 팔았지만 가솔린 모델만 따로 놓으면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적다. 7월에는 신흥 강자로 떠오른 XM3을 이기기도 했다.

편차가 유독 심한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량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편차가 꽤 심한 편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한국GM 부평공장 가동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특히 5월에는 956대까지 급감하기도 했다.

당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쉐보레에 공급하는 국내 부품 업체 중 1차 협력업체의 국내 공장 가동률은 평균 60%, 2차 협력업체는 3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쉐보레 부평공장도 함께 영향을 받아 트레일블레이저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으며, 생산량 조절을 위해 휴업을 하기도 했다.

게다가 미국 판매가 미뤄지는 상황에서도 수출에 집중한 점도 판매량 하락에 영향을 줬다. 당시 쉐보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 곧바로 판매를 시작하기 위해 판매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수출에 계속 집중했다. 이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의 출고가 지연되기도 했다.

다행히 6월부터 부품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생산량이 다시 늘어났고 미국 판매도 본격화되면서 내수 물량 확보가 더욱 수월해졌다. 쉐보레는 앞으로 수출과 내수가 동반 성장해 회사의 흑자 전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스파크와 함께
쉐보레 주력 차종이 되었다
5월 판매가 급감하자 트레일블레이저도 “말리부와 임팔라, 크루즈와 같이 다른 모델과 같은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세 모두 경쟁 상대를 대상으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는데 현재 임팔라와 크루즈는 단종되었고, 말리부는 처참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다가 생산이 안정되면서 판매량이 반등하자 이제는 스파크와 함께 쉐보레 주력 차종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스파크는 올해 1만 6,000대, 트레일블레이저는 1만 2,039대를 판매했다. 트레일블레이저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평가가 좋은 만큼 앞으로도 무난한 판매량을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한 디자인
세 가지 스타일
트레일블레이저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자. 먼저 디자인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트레일블레이저의 디자인은 대체로 호평받고 있다. 특히 전면 디자인은 카마로의 디자인을 SUV로 풀어낸 덕에 상당히 스포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앙에는 쉐보레의 패밀리룩인 크롬바가 적용된 듀얼 포트 그릴 디자인과 상하 분리형 헤드 램프를 갖추고 있으며, 주간주행등을 슬림 하게 디자인해 날카로운 눈매를 형상화했다.

이외에 볼륨감을 살려주는 캐릭터 라인과 다이내믹한 앵글의 C 필러, 플로팅 루프 디자인 적용으로 역동성을 극대화한다. 또한 트림에 따라 투톤 도색을 선택할 수 있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

후면 테일램프는 블레이저와 유사한 디자인을 갖고 있으며, 내부에 있는 미등의 디자인은 아벤타도르와 비슷한 형태를 갖고 있다. 그 외에는 대체로 무난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트레일블레이저에는 세 가지 스타일을 제공한다. 상대적으로 무난한 기본 모델과 오프로더를 강조한 ACTIV, 스포티한 디자인을 극대화한 RS 세 가지가 있다. 비록 ACTIV와 RS가 프리미어의 상위 트림으로 분류되어 가격이 비싸지만 그래도 선택권이 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실내도 스타일에 따라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 프리미어는 가장 무난한 올블랙 인테리어로 되어 있으며, ACTIV은 전용 17인치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와 러기드 머신드 알로이휠, 전용 스키드 플레이트가 적용되었으며, 실내는 아몬드 버터와 블랙 투톤으로 되어 있으며, 곳곳에 내구성이 강한 워시드 데님 재질이 적용되었다.

ACTIV은 RS 전용 레터링, 18인치 팬텀 쉐도우 머신드 알로이 휠, RS 시그니처 라디에이터 그릴 및 블랙 엠블럼, 블랙 사이드미러가 적용되었으며, 실내에는 D컷 스티어링 휠, RS 전용 클러스터와 기어노브, 인테리어 곳곳에 레드 라인으로 스포티한 감성을 극대화했다.

준중형 SUV에
육박하는 차체 크기
트레일블레이저의 크기 제원은 전장 4,410mm, 전폭 1,810mm, 전고 1,635mm, 휠베이스 2,640mm이다 그동안 소형 SUV에서 가장 컸던 셀토스의 전장 4,375mm, 전폭 1,800mm, 전고 1,600mm, 휠베이스 2,630mm보다 더 크다.

준중형 SUV인 투싼의 크기 전장 4,475mm, 전폭 1,850mm, 전고 1,645mm, 휠베이스 2,670mm보다는 작지만 크게 차이 나지는 않는다. 물론 4세대 투싼이 출시되면 크기 격차가 다시 벌어지게 된다.

저배기량 고출력 엔진
그리고 우수한 주행 질감
트레일블레이저의 파워 트레인은 다음과 같다. 1.2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은 139마력, 22.4kg.m 토크를 내는 1,199cc 3기통 싱글 터보 가솔린 엔진과 CVT 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공인 복합연비 12.6~13.0km/L다. 배기량이 낮아 주력 모델 같지만 그렇지 않다.

주력 모델로 밀고 있는 것은 1.35 가솔린 터보 모델이다. 156마력, 24.1kg.m 토크를 내는 1,341cc 3기통 싱글 터보 가솔린 엔진이 장착되며, 전륜구동 모델은 CVT, AWD 모델은 자동 9단 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공인 복합연비는 11.6~13.2km/L다.

트레일블레이저를 직접 시승해본 소비자들에 따르면 주행 질감이 우수하다고 평가한다. 1.35리터 모델의 경우 말리부 1.35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으며, 출발과 동시에 부드러운 회전력과 쭉쭉 밀어붙이는 펀치력이 일품이다.

주행 질감과 더불어 정숙성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치밀한 방음 대책과 더불어 상위 차종에 있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을 적용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음을 크게 줄여준다.

편의 사양 및
합리적인 가격
트레일블레이저의 편의 사양을 살펴보면 긴급 제동 시스템, 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 전방 거리 감지 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및 보조, 전방 보행자 감지 등 안전 사양들을 기본으로 적용하고 후측방 경고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스마트 하이빔을 옵션으로 제공한다.

이외에도 풀옵션 기준 4.2인치 컬러 클러스터, 8인치 내비게이션, 스마트키, 풀 오토 에어컨, 전 좌석 열선 시트, 1열 통풍, 블루투스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클러스터 이오나이저,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전동 시트, 쉐보레 보타이 프로젝션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 Z링크 리어 서스펜션 등이 있다. 경쟁 모델 대비 우수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부족한 편은 아니다. 기본기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격은 셀토스보다 비싸지만 크루즈나 임팔라에 비하면 훨씬 합리적으로 책정된 편이다. 소비자들도 “이 정도면 납득할 만하다”라는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상위 트림으로 갈 경우 셀토스, XM3와 크게 차이가 없다.

가격을 살펴보면 LS 1,959만 원, LT 2,185만 원, 프리미어 2,445만 원, ACTIV 2,523만 원, RS 2,573만 원이다. 취등록세를 더한 실구매가는 LS 2,037만 원, LT 2,277만 원, 프리미어 2,554만 원, ACTIV 2,637만 원, RS 2,690만 원이다. 최상위 RS 트림에 모든 옵션을 더한 풀옵션의 가격은 3,275만 원이며, 취등록세를 더하면 3,438만 원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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