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민차라고 불리던 쏘나타가 최근 판매 부진 현상을 겪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첫 번째로 한 등급 위 모델인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올해 10만 대 이상 팔리면서 국민차 자리를 넘보고 있다는 것이 이유가 될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점점 큰 차를 선호하게 되면서 SUV가 시장을 잠식하는 현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과연 그뿐이었을까? 사실 네티즌들이 지적하던 쏘나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디자인이다. 계속되는 소비자의 디자인에 대한 불만 그리고 저조한 판매 실적은 치명적이었다. 급기야 최근 현대차는 할인된 가격으로 쏘나타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어쩌다 국민차의 위상이 이렇게까지 하락했는지 궁금해진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쏘나타의 저조한 판매 실적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인턴

30년 넘게
국가대표 중형 세단이었다
현대 자동차가 1985년에 처음으로 선보인 쏘나타는 30년 넘게 ‘국가대표 중형 세단’으로 불렸다. 폭발적인 주행성능이나 한껏 멋을 낸 디자인 대신 합리적인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적당한 성능의 중형차가 바로 쏘나타가 가진 이미지였다. 주로 30~40대 가장들의 구매 비율이 높다는 이유로 ‘국민차’, ‘아빠차’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8세대 신형 쏘나타를 출시하면서 디자인에 파격적인 변화를 줬다. 이를 통해 기존 이미지로부터의 변신을 꾀했다. 실제로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는 더는 국민차, 아빠차가 아니어도 좋다”라며 “이제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도로 위를 달리는 세단으로 인식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의 브랜드 고급화 전략과도 이어지는 부분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기아차에게도
밀리는 현대차의 현실
현대차의 욕심이 과했던 걸까? 현대차의 기대와 달리 기존 이미지를 탈피한 8세대는 소비자들의 사랑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기아차에게 밀리기까지 하는 실정이다.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K5 신형 나오기 전에는 “그래도 기아차는 현대차에 안 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K5 풀체인지 나온 이후 K5가 쏘나타 판매를 추월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네티즌들은 신형 K5에 애정 어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쏘나타를 기다리던 내 적금은 이제 K5를 기다리고 있다”라며 쏘나타가 아닌 K5에 구매 의향을 나타냈다. K5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쏘나타보다 예쁘다”, “3천만 원 가격의 차량에 7천만 원 가격의 디자인이 더해졌다”, “디자인 굿입니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국민차 자리는
그랜저에게 넘겨주나
현대기아차의 다른 모델과 비교해도 쏘나타의 판매 부진은 두드러진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두 회사 차량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그랜저로 11만 3,800대를 기록했다. 그다음은 기아차 K5로 총 6만 6,700대가 팔렸다. 아반떼가 6만 3,600대, 쏘렌토가 6만 2,600대로 K5의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쏘나타는 5만 2,400대로 판매량 5위를 기록했다. 판매량 1위인 그랜저와 2배가량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쏘나타의 판매량은 7만 1,900대였다. 올해 실적은 무려 27.2%나 감소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4분기에 2만 8,000대가 더 팔리면서 판매량이 10만 대 선을 넘었는데, 올해는 판매량이 처참한 수준이다.

애매해진
쏘나타의 입지가 문제다
쏘나타의 판매가 부진한 이유 중 하나는 애매해진 입지로 추정된다.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새로운 국민차’라고 불릴 정도로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쏘나타의 판매가 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과거에 쏘나타를 샀을 법한 사람들이 이제 그랜저를 산다는 의미다.

중형차를 고려하는 20~30대들의 경우 가격이 약간 더 저렴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의 K5 신모델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쏘나타는 주 고객을 빼앗긴 셈이다. 게다가 그랜저는 지난해 하반기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왔고, K5도 지난해 말 풀체인지 모델이 나왔다. 소비자들이 굳이 쏘나타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요즘 트렌드는 SUV
세단은 글쎄?
SUV 시장이 커지면서 전과 달리 30~40대 가장들이 세단 대신 SUV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중형 SUV 쏘렌토 판매가 쏘나타를 제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쏘렌토는 지난 3월에 4세대 모델이 나왔고 8월을 제외하곤 매달 9,000대 이상씩 판매되고 있다. 3월부터 9월까지의 판매량은 5만 4,900대에 달한다.

팰리세이드와 싼타페는 물론이고 카니발도 8월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4만 대 이상 계약이 이뤄지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 자동차의 베스트셀링 SUV, 투싼도 최근 엄청난 인기몰이 중이다. 네티즌들은 신형 투싼에 “과하지도 않고 좋다”, “디자이너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진짜 칭찬한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메기 디자인 불호”
“최악의 디자인”
사실 네티즌들이 꼽는 판매량 저조의 가장 큰 이유는 디자인이다. 마치 메기를 닮은 듯한 디자인에 네티즌들 반응은 ”저게 차냐? 디자인 보면 한숨 나온다”, ”저 디자인 보면 기분까지 안 좋아진다”, ”메기도 이동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차라는 게 보다 보면 정이 가는데 이번 쏘나타는 정말 아니다” 등 부정적인 의견이 대다수였다.

경쟁 모델인 기아차 K5가 자주 비교 대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이번 신형 K5 나오고 하나가 도로 지나가는데 다들 쳐다보더라”, ”K5 보다가 쏘나타 보니 쏘나타는 이제 소나 태워야겠다. K5 너무 마음에 든다” 등 상대적으로 쏘나타보다 K5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최근에는 할인까지 감행
최후의 보루를 꺼냈나
경쟁 차량들이 파죽지세로 판매량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 쏘나타의 판매 실적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고, 네티즌들의 디자인 지적 역시 계속됐다. 이에 대한 반응이었을까? 지난 5일, 현대자동차는 “10월 한 달간 쏘나타를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라고 발표했다.

5월 이전 생산 차량이 최대 5.0% 할인 대상이고, 6월에서 8월까지의 생산 차량은 3.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NCSI 1위 기념으로 20만 원 할인, 준중형 이하 차량 보유자 우대 시 30만 원 할인, 10년 이상 노후차 교체 시에는 30만 원을 더 할인하는 등 조건에 따라 추가로 최대 230만 원 가격 인하가 제공된다.

“그거밖에 할인 안 해줘?”
쏘나타는 경우가 좀 다르다
현대차는 쏘나타 외에도 코나, 아이오닉 등의 차량에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소형 SUV 코나의 경우 내연기관 모델은 최대 6.0%, 전기차 모델은 최대 8.0% 할인을 제공한다. 이는 물론 10월 중 코나 페이스리프트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고 내년엔 신형 전기차도 출시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잘 팔리는 모델임에는 이견이 없어서 쏘나타의 할인 폭이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진다는 반응이 많다.

네티즌들은 생각보다 낮은 할인 폭에 “500만 원은 할인해야 할인 아니냐”, “할인율이 높지도 않은데, 너무 호들갑이네”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론 상품성이 유지되는 시기에 대규모 할인 판매가 이뤄지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판매량을 올리기 위한 할인이라면 지금보다 더 파격적이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쏘나타 N라인 출시 예정
분수령이 될 수 있을까?
지난달, 현대자동차는 쏘나타의 디자인에 고성능 N의 감성을 입혀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한 쏘나타 N라인의 외장 이미지를 공개했다. 중형급 세단에 N라인 트림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쏘나타 N라인은 주행성능 강화로 일반 모델과 차별점을 두었다. 또한, 기존 쏘나타의 디자인 정체성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컨셉’을 바탕으로 N브랜드 특유의 고성능 이미지를 입혀 스포티한 감각을 극대화했다.

N라인 전용 범퍼와 19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됐고 고성능 이미지를 배가시키는 듀얼 트윈팁 머플러가 적용돼서 N라인만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 라인업에 고출력 2.5리터 터보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 N라인을 추가해 고출력과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원하는 고객을 만족시킬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일각에선 “쏘나타가 친근한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했던 게 실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택시로 안 파니 실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전까지는 택시 덕분에 판매량이 높았으나, 지금의 쏘나타는 택시로 안 팔리니 당연히 실질 판매량이 저조하게 나오는 것”이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쏘나타는 기존의 ‘국민차’, ‘아빠차’, ‘택시차’ 이미지가 아닌, 스포티한 이미지로의 변신을 꾀했다. 아무리 예쁜 옷이라고 해도 어울리지 않은 옷을 걸치면 태가 나지 않기 마련이다. 게다가 그 옷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디자인이라는 게 가장 큰 실수가 아닐까 싶다. 고성능 N라인이라는 옷도 어울리지 않는다면 좋은 소식은 들려오지 않을 전망이다. 독자들의 생각도 궁금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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