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6,900만 원, 8,800만 원, 9,300만 원. 2020년 현재 국내에서 제네시스 신차들을 풀옵션으로 구매하려면 지불해야 하는 총비용이다. 이 가격이면 과연 국산차를 과감하게 구매할 소비자들은 얼마나 많을까? 이 정도 가격이면 국산차가 아니라 어느 정도 잘 나간다는 수입차를 충분히 구매하고도 남을 정도의 돈이다. 요즘 국산차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다 보니 이제 제네시스는 수입차와 가격 격차가 점점 줄어들어서 “이돈주고 국산차를 왜 사는지 모르겠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반면 수입차는 지난 10년 동안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고,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프로모션도 국산차 대비 파격적인 편이라, 이제는 “국산차 사려다가도 수입차 구매를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는 시대”라는 말도 자주 언급된다. 정말 국산차는 소문대로 엄청나게 비싸졌으며, 수입차는 가격이 그대로였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국산차와 수입차 가격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역대급 호평 이어진 신형 제네시스
판매량도, 가격도 역대급이었다
올해, 신형 제네시스들이 줄지어 론칭했다. 1월엔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SUV인 GV80이 등장했고, 3월 말엔 신형 G80이 모습을 드러냈다. 두 차종은 새로운 제네시스 디자인 언어가 적용되어 디자인에 있어서만큼은 “정말 역대급이다”, “어떻게 국산차에서 이런 디자인이 나올 수 있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극찬을 받았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역대급에 가까웠기 때문에, 좋은 반응이 곧장 판매량으로도 이어졌다. GV80은 출시 초기 당시 차를 계약하면 대기 기간만 6개월이 걸린다는 기사들이 쏟아졌고, 이는 G80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신형 제네시스의 가격에 대해선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많은 소비자들이 “제네시스 가격 너무 비싸져서 이젠 수입차를 고민해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한 것이다.

기본 사양은 수입차보다 저렴했지만
옵션을 추가하다보면
비슷해지거나 가격이
더 높아지는 경우도 속출했다
아무런 옵션을 넣지 않은 기본 사양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아직까진 그래도 제네시스가 동급 수입차들 대비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옵션을 어느 정도 넣으면 수입차와 가격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되거나, 일부 트림은 수입차 가격을 이미 뛰어넘는 차도 나왔다.

최근 공개된 G70은 가격 인상이 이뤄져서, 일부 트림 가격은 이미 동급 독일차를 넘어섰다. G70과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 가격과 비교해보면 이 말이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다. 예전에는 현대차가 일본차 가격을 따라잡는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더니, 이젠 일본차는 무슨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가격까지 따라잡은 시대가 온 것이다.

제네시스를 살 돈이면
수입차를 충분히 구매할 수 있다
실제로 가장 많이 팔리는 제네시스 G80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기본 가격은 5천만 원 대로 확실히 저렴하지만, 옵션을 조금 넣다 보면 7천만 원대로 쉽게 올라가며, 이 정도 가격이면 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를 충분히 무리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다.

풀옵션 가격인 8800만 원 수준이면, 벤츠 E350 4matic 아방가르드도 비슷한 가격에 살 수 있다. 이러면 “에이 제네시스는 6기통이고 벤츠 BMW는 4기통이잖아”라고 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G80 2.5 풀옵션 가격인 8,300만 원 수준과 비교해봐도, BMW 530I xDrive M 스포츠 패키지가 7,900만 원 수준인 걸 감안하면 결코 제네시스가 저렴하다는 수식어를 붙이긴 어렵다. 물론 선택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이다. 뭐가 더 좋고 나쁘다는 걸 따지자는 게 아니다.

G80, GV80 가격차이로
예상해본 GV70 가격 수준
신형 제네시스 가격들이 이렇다 보니, 최근 공개된 GV70 가격이 얼마 정도에 출시될 것인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매우 높아졌다. 아직까지 정식 가격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인데 일반적으로 세단보다는 SUV가 조금 더 비싸다는 점과, G80, GV80 가격 차이를 고려해서 GV70 가격을 예상해 보면 다음과 같다. G80 2.5 가솔린 시작 가격이 5,291만 원, GV80 2.5 가솔린 시작 가격이 6,067만 원이니 770만 원 정도 차이가 난다.

G70 페이스리프트 2.0 가솔린 모델 시작 가격이 4,035만 원부터이니 이보다 배기량이 500cc 더 높은 GV70 2.5 가솔린 모델 시작 가격은 G80 GV80과 똑같이 대입해 본다면 많게는 800만 원 정도가 오른 4,800만 원 수준에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금 더 저렴하게 가격이 조정되어 출시된다면 4,400~4,500만 원 수준이 될 수도 있겠다.

디젤 모델 기준으로 살펴보면, G70 페이스리프트 2.2 디젤 시작 가격이 4,359만 원이니, GV70은 가격 인상폭이 아무리 적더라도 4,500만 원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많게는 4천만 원 후반대까지도 갈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기본 사양 가격을 예상한 것이고, 최상위 등급에 모든 옵션들을 추가한 풀옵션 모델은 7천만 원을 훌쩍 넘을 것이다. 신형 제네시스들은 옵션 가격으로만 1,000만 원 이상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GV70은 스포츠 모델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 정도 가격대가 형성될 수 있다.

국산차는 계속 올랐고
수입차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라면 그간 꾸준히 수입차는 가격이 계속 줄어들고, 국산차는 가격이 올라간다는 소식을 자주 접해보았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소비자들의 체감으로만 나온 이야기가 아니라, 각종 기사와 통계자료들을 통해 증명된 내용이다.

실질적으로 보면, 국산차는 가격이 계속 상승했고, 수입차는 보합세를 이루면서 각종 프로모션이 더해졌다고 해석하는 게 조금 더 현실적이다. 이러면 “국산차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가격 오른 만큼 정말 좋아지지 않았냐”라고 지적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10년 전에 비해 국산차가
장족의 발전을 이룬건 사실이다
물론 국산차가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장족의 발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딱 10년 전으로 돌아가 보면 2010년 현대차가 만들던 차는 아반떼 HD, YF 쏘나타, 그랜저 TG, 에쿠스 이런 차들이다. 이 차들이 수입차와 당당하게 경쟁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 이 땐 정말 말 그대로 국산차는 “가성비가 좋으니 타는 차”였다.

요즘 국산차는 확실히 과거에 비해 많은 발전을 이루었기에, 그만한 가격이 오른 것에 대해 수긍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가격이 오른 만큼의 값어치를 하느냐”에 대한 물음에 대한 대답은, 받아들이는 사람들에 따라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계속해서 가격이 오른다면
품질과 상품성으로 정면 승부해야
이대로 계속해서 국산차 가격이 높아지고, 어느새 수입차와 별 차이가 없는 수준까지 올라간다면, 그때는 정말 품질과 상품성으로 승부를 해야한다. 그런데 요즘 현대기아차의 품질 상태를 보고 있자면, 기대보단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최근 폭스바겐 제타같이 수입차가 국산차와 비슷한 가격대로도 출시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국산차와 비슷한 가격대로 출시될 수입차들이 많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가격 격차는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더 이상 국산차를 가성비로 타는 시대가 아닌 시점이 되었을 때, 소비자들의 선택이 어느 쪽으로 향할지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1
+1
1
+1
1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