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독일차와 비교를 많이 한다. 예를 들면 G80은 5시리즈나 E클래스, GV80은 X5나 GLE, G70은 3시리즈와 비교하는 글을 자주 볼 수 있다. 글쓴이마다 내용은 다르지만 대체로 제네시스 모델들을 독일차와 비교해 호평하는 글들이 많은 편이다.

이를 읽고 동의하는 네티즌들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좋지 못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왜 그럴까?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는 제네시스와 독일차를 비교 평가한 글에서 네티즌들 반응이 좋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에디터

많고 많은 차들 중에서
왜 독일차일까?
전 세계 많은 차들 중에서 왜 하필 독일차를 제네시스와 많이 비교할까? 미국차도 있고, 일본차도 있고, 영국차도 있고, 요즘에는 스웨덴의 볼보도 인기가 많은데 말이다. 사실 간단하다. 다들 짐작했다시피 국내에서 가장 인기 많은 수입차이기 때문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독일차의 명성은 국내에서 꽤 높은 편이며, 흔히 수입차하면 독일 3사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후발주자인 제네시스도 차를 개발할 때 독일 3사를 많이 참고하게 되는 편이다. 그렇다 보니 전문가들의 리뷰도 주로 제네시스와 경쟁 독일차를 비교하는 글이 많다.

독일차와 비교했을 때
호평하는 글들이 많다
글쓴이에 따라 내용이 다른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독일차와 비교했을 때 호평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성능이나 디자인, 옵션 사양 측면에서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 동급 차량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 국산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G80은 5시리즈와 E클래스, A6, GV80은 X5, GLE, Q7, G70은 3시리즈와 비교하는 글을 많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수입차 부럽지 않은 고급스러운 G80’, ‘스포츠 세단의 정석인 3시리즈를 뛰어넘은 G70’ 등이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외신들의 평가도 대체적으로 좋은 편이다. 아마 지금 생각해보면 독일 3사와 비교해 호평하는 글들은 많이 봤어도, 혹평하는 글은 거의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네티즌들의 신뢰를 잃은
전문가들의 글
하지만 전문가들이 쓴 제네시스에 대한 평가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실제로 제네시스 관련 글을 살펴보면 네티즌들의 혹평을 많이 볼 수 있으며, 혹평에 대한 공감도 많이 받고 있다. 이는 인터넷상에 있는 시승기 등이 네티즌들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여러 글을 봐도 모두 좋은 평가들만 하다 보니 진짜로 차가 좋아서 그렇게 평가하는 건지, 홍보 때문에 일부러 좋게 써주는 건지 판단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네티즌들은 신뢰를 잃은 인터넷 상의 시승기 등을 접하는 대신 직접 정보를 얻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고, 시승도 직접 해보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요즘에는 고가의 프리미엄 차라도 시승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시승 기회를 접해볼 수 있다.

네티즌마다 생각하는 점은
모두 다르기 마련이다
네티즌들마다 생각이 다른 점도 한몫한다. 네티즌들은 자신만의 차량 평가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전문가라고 해서 자신과 100% 맞는다고 할 수는 없다. 명성이 높은 전문가의 글이라면 어느 정도 신뢰도는 높아진다.

인터넷 상의 좋은 평가들을 염두에 두고 직접 시승했는데, 막상 타보니 별로였다는 네티즌들의 후기가 많이 올라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를 직접 경험했다면 위에서 언급한 인터넷 상에 있는 글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물론 진짜로 마음에 들어서 좋다고 평가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제조사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위에 언급한 두 가지는 제네시스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에도 해당되는 것이다. 국내에서 인기 많은 수입차 벤츠나 BMW라고 해서 모두가 평가가 좋은 것은 아니기 마련이다. 제네시스가 네티즌들에게 악평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제조사에 대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제네시스를 비롯한 현대차그룹이 요즘 출시하는 신차들을 보면 결함이 상당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 단순한 조립 불량부터 시작해 안전운전에 위협이 되는 유형까지 다양하다. 특히 제네시스의 경우 프리미엄 브랜드다 보니 중대한 이슈가 발생하게 되면 신뢰도가 더욱 떨어지기 마련이다.

GV80의 경우 출시된 지 45일 만에 전진 기어에서도 계속 후진하는 불량으로 리콜된 적이 있었으며, 이후에는 디젤 모델은 카본 누적으로 인한 엔진 진동으로 2개월간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G80은 출시 2개월 만에 전자 장비 오류, 갑작스러운 운행 불가 상태, 엔진 떨림 및 스티어링 휠 잠김 증상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이렇듯 결함이 자주 나오다 보니 앞으로 나올 신차에서도 기대보다는 어떤 결함이 나올지에 더욱 주목하는 네티즌들도 많다. 올해 연말에는 GV70이 출시될 예정인데, 벌써부터 결함을 걱정하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거기다가 현대차 직원들의 근무태만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제는 “저렇게 차를 만드는데 결함이 안 나오는 게 이상하다”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결함도 그렇지만 이에 대한 대처도 논란이 되고 있다. 리콜은 둘째치고 무상수리라도 받으면 다행이며, 이상 증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상이라며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해주지 않아 인터넷상에서 여러 번 논란이 된 바가 있다.

한 네티즌은 “결함은 모든 차에서 나올 수 있지만 이를 제대로 해결해 주지 않는 것이 제네시스의 가장 큰 문제다”라며 미흡한 대처를 꼬집었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그에 걸맞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AS 조차 말이 많으니 차에 대한 악평도 많을 수밖에 없다.

경쟁 수입차와
비슷해진 가격
수입차와 비교했을 때 국산차의 가장 큰 장점은 가성비였다. 경쟁 수입차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면서 옵션은 풍부하게 구성해 경쟁력을 갖춰온 것이다.

하지만 올해 제네시스가 신차들을 출시하면서 가격대가 인상되어 큰 차이가 없게 되었다. 물론 수입차도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가격이 인상되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차이가 줄어드는 것은 수입차 가격 인상보다 국산차 가격 인상이 더 크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대표 모델인 G80을 살펴보면 기본 가격은 수입차보다 천만 원가량 저렴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파퓰러 패키지만 선택해도 가격 차이는 500만 원으로 줄어든다. 거기다가 수입차는 일반적으로 수백만 원가량의 프로모션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격 차이는 이보다 더 줄어들며, 심지어 G80보다 저렴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가격은 수입차와 비슷해질 정도로 올라갔는데, 정작 품질과 AS 등은 한참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입차와 비슷한 가격으로 제네시스를 샀는데, 고장이 잦고 서비스가 좋지 않으면 그 누가 차를 좋게 평가할 수 있겠는가? 인터넷 상에서도 이런 사례가 많이 올라오다 보니 혹평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네티즌들의 악평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네티즌들의 반응만 보면 제네시스 판매량이 처참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건 또 아니다. 국내에서 현대차, 기아차 다음으로 제네시스가 많이 판매되고 있으며, 월간 판매량은 만대 정도다.

네티즌들의 평가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제네시스를 구입하고 있는데, 이는 고급차를 사고 싶지만 아직 수입차는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제네시스를 구입하며, 법인차로 제네시스를 선택하는 회사도 많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제네시스 주 수요층인 중장년층은 네티즌들의 평가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점도 있다.

기본적인 것만 잘해도
경쟁력은 충분하다
옛날과 비교하면 제네시스가 많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수입차 부럽지 않을 정도이며, 심지어 옵션 사양들은 수입차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수입차 고위 관계자들도 놀랐을 정도다.

하지만 디자인이 아무리 고급스럽고, 엔진 성능이 우수하고, 옵션 사양이 화려하더라도 기본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특히 자동차는 자칫하면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기본이 더 중요하다. 안 그래도 차 값이 많이 비싸졌는데, 적어도 돈 아깝다는 말은 듣지 않아야 되지 않겠는가? 품질경영을 선언한 만큼 앞으로는 조금 더 신경 써서 차를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뉴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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