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정식으로 판매 중인 수입 픽업트럭인 콜로라도와 글래디에이터, 현재 콜로라도는 출시 초기 대비 판매량이 많이 늘었다. 지난 한해 5,049대를 판매했다. 월평균으로 나누면 420대 정도다.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인기 없는 장르인데다 수입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름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글래디에이터는 지난 9월 이후 12월까지 347대를 판매했다. 출시 직전 300대 완판했으며, 그 후에는 추가로 47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아직 판매 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도 콜로라도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편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글래디에이터의 판매량이 낮은 이유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이진웅 에디터

작년 5,049대 판매된 콜로라도
강원도에서 인기가 많았다
사실 콜로라도는 출시 초기에는 “저 차를 누가 사냐?”라는 반응이 많았다. 기존 소비자들의 니즈가 전혀 맞지 않았고, 수입차로 들어오기 때문에 가격도 비쌀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판매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하게 책정되었으며, 판매량도 비인기 장르인 픽업트럭과 수입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많이 팔렸다. 지난 한해 5,049대가 판매되었는데, 수입차 판매 전체 13위로 순위가 꽤 높다. 참고로 콜로라도 바로 아래 순위에 있는 차는 3시리즈(구형 GT모델 제외)다. 쉐보레도 예상보다 많이 팔려 경영진들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

특히 강원도 지방에서 콜로라도 인기가 많다고 한다. 그전에는 SUV를 주로 타던 소비자들이 콜로라도로 넘어가는 비율이 꽤 많다고 한다. 강원도 지역 특성상 픽업트럭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콜로라도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국내 출시되고 나서는 문의량이 더 늘었다고 한다. 쉐보레의 한 딜러 말에 의하면 “지난해 출시 이후 콜로라도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기존에 쌍용 픽업트럭을 타던 고객들 대부분이 콜로라도를 시승한 후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라고 한다.

심지어 렉스턴 스포츠를 구매한 지 1년도 안 된 고객이 콜로라도를 시승해보고 곧바로 계약을 진행했으며, 기존 차량 2열에는 아이들이 앉으면 매번 멀미를 했지만 콜로라도 뒷좌석에서는 그렇지 않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레저뿐만 아니라 농사를 짓거나 짐을 싣는 용도로 픽업트럭을 활용하던 고객들이 콜로라도로 많이 넘어간다고 한다. 그리고 콜로라도 시승차가 전국 40여 개 전시장에만 있는데, 강원도 쪽에는 속초, 원주, 강릉 등 대부분의 지역에 존재한다고 하며, 이것이 강원도 지방에서 콜로라도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증명한다.

반면 글래디에이터는
출시 이후 347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9월에는 지프에서 랭글러 기반의 픽업트럭 글래디에이터를 출시했다. 정식 출시 이전에 진행한 사전계약 물량 300대는 2주 만에 모두 완판될 만큼 높은 인기를 보였다.

하지만 정식 출시 이후 추가로 판매된 물량은 47대에 불과하다. 즉 지금까지 총 347대가 판매된 것이다. 출시된 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월평균으로 따져 봐도 콜로라도에 비하면 판매량이 매우 적은 편이다.

국내에 수입된 물량이
많지 않다
글래디에이터의 판매량이 저조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국내에 수입되는 물량이 많지 않다. 인기가 아무리 많더라도 물량이 적으면 판매량이 많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가장 좋은 예가 바로 볼보다. 요즘 일본차 대신 치고 올라온 볼보는 국내에 들어오는 물량이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렇다 보니 XC90과 같은 인기 모델은 계약 후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작년에 볼보는 1만 2,798대를 판매했는데, 물량이 더 많이 들어왔다면 판매량이 이보다 더 많았을 것이다.

글래디에이터의 경우 사전계약으로 배정된 300대가 출시 전 미리 들어온 것이 아닌 9월부터 12월까지 조금씩 나눠 들어온 것이다. 그렇다 보니 인기가 많더라도 300대 이상은 판매될 수 없는 것이다. 반면 콜로라도는 물량이 비교적 여유롭게 들어오며, 재고가 남아 계약 직후 며칠 만에 차가 탁송되어 오는 경우도 있다.

나머지 47대는 시승차 등 다른 용도로 따로 들여온 것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판매량으로 집계되는 것이 계약 기준이 아닌 등록 기준이기 때문이다. 시승차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식 번호판을 장착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등록이 필수적이다. 예상보다 높은 인기에 FCA코리아 관계자는 연말까지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물량은 올해 초에 들어온다.

콜로라도보다 2천만 원 비싼 가격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
물량이 풍부했더라도 글래디에이터는 판매량이 많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 들어오는 글래디에이터는 최상급 트림인 루비콘 모델이며, 가격은 6,990만 원이다. 7천만 원에서 10만 원 빠진 것이다.

반면 콜로라도는 기본 가격이 3,830만 원이며, 최상위 Z71-X 미드나잇에 멀티미디어 팩을 추가한 풀옵션의 가격은 4,729만 원이다. 콜로라도 풀옵션과 글래디에이터의 가격이 무려 2천만 원 이상 차이 난다. 차값이 너무 높다 보니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 게다가 글래디에이터는 구입 후 AS에서도 애로사항이 있는데, 지프 서비스센터가 많지 않다.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강원도 지역에는 원주 한 곳뿐이다

콜로라도가 2천만 원 저렴하지만
상품성은 부족하지 않다
글래디에이터는 차값이 비싼 만큼 픽업트럭의 끝판왕이라고 할 만큼 옵션 사양이 많이 들어있다. 주행 사양, 편의 사양, 안전사양이 골고루 들어 있다. 상품성으로는 렉스턴 스포츠, 콜로라도보다 한참 앞선다.

하지만 콜로라도도 상품성은 부족한 편이 아니다. 풀옵션 기준으로 LD, 액티브 4륜 시스템, 운전석 전동 시트, 풀사이즈 스페어타이어,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크루즈 컨트롤, 풀 오토 에어컨, HDC, 트랜스퍼 케이스, 4.2인치 슈퍼비전 컬러 클러스터, 무선 충전, 트레일러 관련 사양, 적재함 고리 등 필요한 사양들은 다 있다.

엔진 성능은 콜로라도가 오히려 더 높다. 콜로라도와 글래디에이터 모두 3.6리터 V6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하지만 출력과 토크는 콜로라도가 312마력에 38.0kg.m, 글래디에이터가 284마력에 36.0kg.m이다.

글래디에이터는 차가 크다는 장점이 있지만 공차중량이 그만큼 무거워 연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공인연비 기준으로 콜로라도(4륜 기준)는 8.1km/L인 반면 글래디에이터는 6.5km/L이다. 가격이 2천만 원 저렴하면서 상품성은 부족하지 않다 보니 소비자들은 콜로라도로 마음이 기우는 것이다.

인지도 차이도
어느 정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인지도 차이가 어느 정도 있다. 사실 비인기 장르인 픽업트럭이다 보니 콜로라도나 글래디에이터나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다. 그래도 둘 중 비교하자면 그나마 콜로라도가 인지도가 더 높다.

콜로라도는 국내 출시 전부터 실버라도와 함께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상태였으며, 출시 1년 전인 2018년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콜로라도를 대중들에게 선보인 바 있다. 그리고 2019년 국내에 정식 출시된 후 1년이 지났다. 게다가 브랜드도 국내에서 친숙한 쉐보레다.

반면 글래디에이터는 단종 30년이 지난 2018년에 새롭게 부활한 모델로, 국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신생 모델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국내에는 출시된 지 이제 4개월이 지났다. 인지도 면에서 아직 글래디에이터가 불리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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